수출규제 69일 만에 WTO에 일본 제소…긴 싸움 시작

박찬근 기자 geun@sbs.co.kr

작성 2019.09.11 20:38 수정 2019.09.11 22:5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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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정부가 자유 무역 원칙을 어긴 일본을 세계 무역기구, WTO에 제소했습니다. 일본의 수출규제가 시작된 지 69일 만인데,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긴 싸움이 예상됩니다.

박찬근 기자입니다.

<기자>

정부는 오늘(11일) 오전 주제네바 일본대표부와 WTO 사무국에 일본과의 양자 협의 요청서를 보내 수출규제에 대한 WTO 제소 절차를 공식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우리 정부의 제소 근거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일본이 한국만 콕 집어 특정 제품을 개별허가로 전환한 것은 차별 금지 원칙에 어긋나며 합당한 이유 없이 수출품의 수량을 제한하는 것 역시 협정 위반이라는 겁니다.

[유명희/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 일본이 3개 품목에 대해 한국만을 특정하여 포괄허가에서 개별수출허가로 전환한 것은 WTO의 근본원칙인 차별금지 의무, 특히 최혜국대우 의무에 위반됩니다.]

일본 정부는 즉각 자국 조치는 WTO 협정에 부합한다는 반박 담화를 냈습니다.

일본은 WTO 심리 과정에서 군사적 목적 등 다른 용도로 쓰일 수 있는 물자에 대해 예외적으로 수출 절차를 강화할 수 있다고 반박할 가능성이 큽니다.

우리 정부가 오늘 일본의 행위는 강제징용 판결과 관련한 정치적인 동기로 이뤄진 거라고 강조한 것은 예상되는 일본의 논리에 선제 대응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일 양자 협의로 해결을 보지 못하면 제3국 전문가 구성된 재판부가 1심 결론을 내리고 불복하면 상소 기구에서 최종 결론을 내게 되는데, 3년 이상 걸린 후쿠시마 수산물 분쟁처럼 긴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조경엽/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상당히 시간이 많이 걸리는 측면이 있는데, 그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입장을 알리고 또 일본한테도 압박을 줄 수 있는 그런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오늘 한국이 대부분 승소한 공기압 밸브 반덤핑 분쟁의 WTO 최종 판정을 두고도 일본 정부가 승소했다고 주장하는 것처럼 WTO 분쟁 특성상 결론이 모호할 수 있고, 강제력이 없다는 점은 한계로 꼽힙니다.

(영상취재 : 김원배, 영상편집 : 조무환, CG : 최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