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조지아주 지역 매체인 브런즈윅 뉴스와 우리 외교부에 따르면 구조작업을 진행 중인 해안경비대와 구조대는 이날 오후 6시 13분쯤 선박 안쪽에서 누군가 두드리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이에 구조대원들도 선체를 두드려 밖에서도 그들의 존재를 잊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고 해안경비대 브런즈윅 본부의 저스틴 어윈 본부장은 밝혔습니다.
어윈 본부장은 "4명이 모두 살아있는지는 모르지만 누군가가 우리에게 다시 두드리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면서 "내일 다시 들어가 그들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안전 문제 때문에 일시 중단된 생존자 수색 작업은 현지시간으로 9일 오전 6시30분(한국시간 9일 오후 7시 30분)쯤 재개될 예정입니다.
사고가 발생한지 만 24시간 이상이 지난 상태입니다.
이번 사고를 둘러싼 세부 정황도 조금씩 전해지고 있습니다.
외신보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 소속 자동차 운반선인 '골든레이'호가 조지아주 브런즈윅 항구로부터 약 12.6㎞ 거리의 수심 11ｍ 해상에서 갑자기 기울어진 것은 8일 새벽 1시 30분(한국시간 8일 오후 2시 30분)을 갓 넘겼을 때였습니다.
미 해안경비대 찰스턴 지부의 존 리드 지부장은 골든레이호가 항구에서 오른쪽으로 돌아 외해로 나아가려다가 전도됐으며, 좌현으로 전도되기 전에 우현으로 크게 기울었다고 전했습니다.
새벽 2시쯤 해안경비대에 조난 신고가 접수됐으며, 곧바로 구조대가 출동해 구조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신고 접수로부터 한 시간 만인 오전 3시쯤 현장에 도착한 해안경비대는 헬기부터 소방호스까지 각종 장비를 총동원해 구조 작업을 벌였다고 CNN 방송이 전했습니다.
필립스 밴더웨이트 연안경비대 중위는 선원들이 선박 이곳저곳을 통해 탈출했다고 밝혔습니다.
해안경비대는 MH-65 돌핀 헬리콥터가 골든레이호에서 선원들을 태워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키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선원 24명 중에서 20명을 구조했지만, 갑작스러운 화재로 구조작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담당자들의 설명입니다.
리드 지부장은 선박 오른편에 화물이 적재된 쪽에서 화염과 연기가 발생했다며 "실종자 4명을 찾기 위해 선체 안쪽으로 더 들어가기는 너무 위험하다고 판단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현재는 기울어진 선박을 안정화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며 이 작업이 마무리되면 다시 구조 작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구조된 한국인 선원 중 한 명이 손가락을 다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선원 중 한 명은 발목이 부러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고 브런즈윅 소재 국제선원센터의 비키 웨스트 센터장은 전했습니다.
전체 구조자는 필리핀인이 13명이고, 한국인이 6명, 미국인 도선사가 1명입니다.
회사 측이 이들의 숙소를 제공했으며, 센터 측도 성경과 필수품 등을 제공했다고 웨스트 센터장은 말했습니다.
그는 "일부는 약간의 트라우마 상태지만, 모두 잘 있는 것 같다"면서도 센터에 있는 한국인 선원 2명이 아직 선체에 있는 동료 선원들을 매우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구체적인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사고 당시 항구 밖으로 나가던 골든레이호와 수로 안쪽으로 들어오던 다른 선박이 근접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그레고리 로버츠라는 이름의 목격자는 브런즈윅 뉴스에 "그들은 서로 지나칠 준비가 돼 있었는데 일이 그렇게 잘 풀리지 않았다"며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배가 분명히 뒤집혔다"고 말했습니다.
안쪽으로 들어오던 선박은 무사히 수로를 통과했다고 로버츠는 전했습니다.
이 선박은 '에메랄드 에이스'호로 확인됐다고 브런즈윅 뉴스는 보도했습니다.
(사진=미 해안경비대 트위터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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