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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갇힌 채 헌혈만 하는 개?…'나눔의 문화' 만드는 사람들

<앵커>

사람이 헌혈을 하듯이 생명이 위급한 개들에게 한 달에 한 번씩 피를 내주는 개들이 있습니다. 아픈 개들을 위한 거지만 평생을 피만 뽑히면서 살다가는 이 개들의 희생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스브스뉴스에서 이 문제를 짚어봤습니다.

<기자>

보기만 해도 꼬순내 폴폴, 대형 인절미 '치즈' 안녕?

지금 뭐 하고 있어?

[치즈 씨 오늘 어떻게 오셨나요? 네 뭐라고요?]

[헌혈하러 왔다고요?]

헌혈을 한다고?

요즘 헌혈을 하는 대형견들이 많아졌다고 해요.

강아지들이 헌혈을 하게 된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어요.

바로 공혈견 친구들을 도와주기 위해서라는데요, 공혈견은 수혈용 혈액을 공급하는 개로 피를 뽑기 위해 병원이나 민간업체에서 거의 평생 전문적으로 사육되고 있어요.

현재 우리나라에서 강아지들이 아플 때 수혈받는 피의 90%가 공혈견의 피라고 해요.

일단 공혈견이 되면 다른 개들을 살리기 위해 작은 사육장 안에 갇혀 평생을 피만 뽑힌다고 해요.

이 아이들은 2살에서 7살까지 한 달에 한 번씩 채혈되면서 살아가요.

[김현지/동물권행동 '카라' 정책팀장 : 어떤 다른 개가 다른 어떤 개의 희생만을 그렇게 강제를 한다는 거는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

당장 아픈 반려동물의 치료를 위해서는 공혈견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에요.

반려견 수가 늘어나 혈액의 수요도 점점 증가하고 있는 상황.

현재로서 공혈견의 수를 늘리지 않고 혈액을 수요에 맞게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은 헌혈뿐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많은 개들이 헌혈에 나선 것이죠.

지금은 공혈견에 많이 의존하고 있지만 헌혈 문화가 보편화된다면, 안정적이고 인도적인 수혈 네트워크 구축이 가능해질 거예요.

[강부성/한국현혈견협회 회장 : 저희가 (헌혈 네트워크를) 만들어 놨거든요. 사람으로 치면 적십자사같이 강아지나 고양이에 관한 헌혈을 전담하는 비영리단체를 만들어서 거기서 일률적으로 병원에 무료로 이렇게 공급하는 게 저희의 목표거든요. 영국이나 뭐 독일이나 이런 경우에는 반려견이 가서 헌혈을 해주는 구조로 많이 대체가 되고 있거든요.]

그런데 왠지 헌혈을 하면 반려견에게 안 좋을 거 같은데.

[한현정/건국대학교 동물병원 응급중환자의학과 교수 : 예민한 애들은 이제 아예 헌혈을 시도하지 않고 있고요. 보호자가 있으면 아무래도 스트레스가 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보호자 입회 하에 하고 통증을 줄여주기 위해서 마취 크림을 도포한다든지 그런 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강부성/한국헌혈견협회 회장 : 너무 사랑스러운 반려견이지만 1년에 한 번 정도의 헌혈은요, 결코 학대나 뭐 아이들을 힘들게 하거나 그런 게 결코 아니에요.]

협회를 통해 헌혈에 참여한 개는 벌써 60마리.

안정적인 혈액 공급을 위해서는 아직 더 많은 대형견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헌혈로 따뜻한 나눔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헌혈견들과 견주들.

전국의 대형견들이 힘을 합치면 더 오래, 더 행복하게 함께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책임 프로듀서 : 하현종, 프로듀서 : 조제행, 연출 : 강정아 인턴·박성민 인턴·양세정 인턴, 촬영 : 정훈, 편집 : 배효영, 일러스트 : 김태화, 내레이션 : 강정아 인턴, 영상 제공 : 한국헌혈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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