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관방 "청구권 협정이 사법부도 구속" 주장…삼권분립 무시하나

이정국 기자 jungkook@sbs.co.kr

작성 2019.09.01 17:4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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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징용 피해자에게 배상하라는 한국 대법원 판결을 둘러싼 한일 갈등과 관련해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이 "행정, 입법, 재판소(법원)를 포함한 사법과 같은 나라의 온갖 기관을 구속하는 것이 대원칙"이라고 주장했습니다.

1일 NHK의 보도 등에 의하면 정부 대변인인 스가 관방장관은 전날 도쿄도(東京都)에서 열린 강연에서 징용 배상 판결 등과 관련해 "한국이 조약을 지키지 않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는 "한국 측이 스스로 책임지고 위법 상황을 확실하게 해소해야 한다는 입장에 서서 의연하게 주장할 것은 주장하면서도 감정적으로 되는 일이 없이 대응하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스가 관방장관의 언급은 조약과 국내법이 동일한 효력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한국이 조약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는 식의 주장을 펼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엄밀하게 따지면 최근 한일 갈등은 청구권 협정의 준수 여부가 아니라 이 협정에 징용 피해자의 손해배상 청구권이 포함됐는지에 관한 양국의 견해차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스가 관방장관이 이런 견해차는 제쳐 두고 준수 여부에 초점을 맞춘 발언을 반복한 것은 마치 한국이 조약을 지키지 않는 국가인 것처럼 국제사회에 오해를 유발하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조약이나 법령을 해석할 최종적인 권한은 대법원에 속함에도 '한일 청구권 협정이 사법부까지 구속한다'고 말한 것은 삼권 분립의 원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거나 의도적으로 무시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앞서 한국 대법원은 징용 배상 명령을 확정한 작년 10월 판결에서 "강제동원 위자료청구권이 청구권협정의 적용대상에 포함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징용 피해자들이 배상받을 권리가 소멸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