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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18 영령 앞 무릎 꿇은 아들…"父 노태우 보여줄 것"

<앵커>

대통령을 지냈던 전두환 씨와 노태우 씨는 12·12 사태와 광주 민주화 운동을 유혈 진압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17년이 확정됐다가 지난 1997년 사면 됐습니다. 그런데도 두 사람은 물론 그 가족 가운데 누구도 광주 민주화 운동 이후 지난 39년 동안 희생자들에게 단 한 번도 사과한 적이 없었고 심지어 전두환 씨는 회고록을 통해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노태우 씨 아들이 광주 5·18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사죄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정준호 기자입니다.

<기자>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두 손에 국화를 든 한 남성, 비석 앞에 무릎을 꿇은 채 고개를 숙였습니다. 5·18 민주화 운동의 핵심 가해자 중 한 명인 노태우 씨의 아들 재헌 씨입니다.

노 씨가 지난 23일 오전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전두환·노태우 씨의 직계가족이 광주를 찾아 영령들에 사죄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오전 9시쯤 자신의 이름으로 화환을 보낸 노 씨는 2시간 뒤 찾아와 참배했습니다.

방명록에는 "삼가 옷깃을 여미며 5·18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분들 영령의 명복을 빕니다", "진심으로 희생자와 유족분들께 사죄드리며 광주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가슴 깊이 새기겠습니다"라고 적었습니다.

노 씨는 1시간 반 동안 5·18 열사들의 묘역 네 곳과 추모관 등을 돌았습니다.

노 씨 일행은 "사죄하는 모습을 아버지에게 보여 드리려고 사진을 찍은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진태/5·18 기념재단 상임이사 : (노태우 씨) 사과의 의미 담은 거고… (앞으로) 피해 당사자들도 한 번 만나서 진심 어린 사죄가(필요합니다).]

올해 87세인 노태우 씨는 2002년 전립선암 수술 후 특별한 외부활동 없이 서울 연희동 자택에서 요양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영상편집 : 박기덕, 화면제공 : 5·18 민주묘지 관리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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