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힘든데도 "후쿠시마 안전"…일본의 '위험한 홍보'

김관진 기자 spirit@sbs.co.kr

작성 2019.08.23 21:15 수정 2019.08.23 22:3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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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년도 채 남지 않은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아베 정권이 원전 사고가 났던 후쿠시마 지역이 안전해졌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습니다. 거주가 제한되었던 마을과 도로를 개방하고 다른 지역으로 떠났던 주민들이 일부 되돌아온다는데, 정말로 안전해진 건지 저희 취재진이 후쿠시마 제1 원전 바로 옆 20km 부근까지 가서 현지 상황을 취재했습니다.

김관진 기자입니다.

<기자>

후쿠시마 시내와 원전 인근 마을 나미에마치를 잇는 114번 국도.

원전 사고 이후 방사능 위험 때문에 허가증을 받아야 차량 통행이 가능했던 곳입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올림픽 홍보를 시작한 최근 완전히 개방됐습니다. 도로 양옆으로는 사람이 들어갈 수 없도록 높은 울타리가 세워져 있습니다.

귀환곤란구역, 즉 사람이 거주할 수 없는 곳이니 오랜 시간 정차하지 말라는 공지까지 있습니다.

차량 통행이 가능해진 이 도로 근처에는 이렇게 방사선 측정기가 놓여져 있습니다.

보시면, 시간당 3.692μSv를 보이고 있는데 매우 높은 수치기 때문에 사람들이 거주할 수 없습니다.

원전에서 20km 이내인 이곳의 수치는 서울 도심 평균 방사선량의 30배가 넘습니다.

결국 사람은 거주할 수 없는 지역인데 미리 도로부터 통행을 허가한 겁니다.

피난 지시도 속속 해제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이젠 방사능 수치가 낮아졌다며 피폭선량 20μSv이하인 곳에 대해서는 거주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제1 원전에서 남쪽으로 8km밖에 떨어지지 않은 오오쿠마 지역의 경우, 최근 청사 개소식을 대대적으로 열었습니다.

이 행사에는 아베 총리까지 참석해 후쿠시마와 올림픽이 안전하다는 걸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의 공포는 여전합니다.

[히다 신슈/마을 주민 : 두려운 것이죠. 어린애들이 있으면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정부는) 올림픽이 있을 때까지 어떻게든 꾸며서 그 후에는 없던 일로 하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본 정부가 내세운 주민 복귀 기준 20μSv는 후쿠시마 사고 전 스스로 유지하던 연간 일반인 피폭선량의 무려 20배에 달합니다.

이러다 보니 오오쿠마 지역 주민 복귀율은 1%에도 채 못 미칩니다.

[고와타 마쓰미/오오쿠마 지역의원 : (피난을 간 사람들은) 각 지역에 친구가 없고 의지할 사람이 없어 괴롭힘을 당하고 있어요. 나이 많은 사람들은 계속 그곳에서 살았으니까 죽기 전에 돌아오고 싶다고…]

사실상 무인지대였던 후쿠시마에 다시 사람을 살게 하고 있는 일본 정부, 올림픽을 성공시키겠다며 위험한 홍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전경배, 영상편집 : 김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