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수들, 조국 딸 '논문 1저자 논란'에 갑론을박

권태훈 기자 rhorse@sbs.co.kr

작성 2019.08.21 16:0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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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딸이 제1저자로 있는 해당 논문

조국(54)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딸이 고교 시절 의학 논문 1저자로 등재된 사실을 두고 서울대 교수들이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21일 서울대에 따르면 조 후보자의 딸이 논문 1저자로 등재될 만큼 연구에 기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논문을 철회해야 한다는 주장과 1저자 등재는 책임저자의 권한이기 때문에 신중해야 하며 조 후보자와 그의 딸에게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주장이 엇갈립니다.

2009∼2010년도 대한병리학회 이사장을 지낸 서정욱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등학생이던 1저자는 저자로 등재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모른 채 선물을 받은 것이고, 그 아버지도 비슷한 수준의 판단을 한 것 같다"며 "두 분 모두 논문의 저자가 뭔지도 모르는 분들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서 교수는 "저자는 논문의 중요한 구성요소이기 때문에 저자가 잘못됐다면 저자를 수정하거나, 논문 전체를 철회해야 한다"며 "그것이 연구윤리"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논문 1저자의 아버지가 조국 교수라는 것에 관심이 없다. 그가 부끄러움을 알든 말든 학술지의 입장은 정치적 입장에 영향받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우희종 서울대 수의대 교수 역시 페이스북에서 "언론 보도가 사실이라면, 2주 인턴을 한 고등학생이 병리학 학술지 논문의 1저자라는 것이고, 이는 열심히 연구하고 실험하는 많은 대학원생을 실망하게 하는 내용"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우 교수는 "자연과학 논문 1저자는 실험을 구상하고 실제로 수행하는 역할인데, 고등학생이 논문 제목에 있는 개념만 제대로 익히려면 2주는 더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최근 자주 보게 되는 서울대 교수들의 자녀 논문 상황을 그냥 지나치는 것은 국내 학문과 교육 문화에도 부적절한 듯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논문 1저자 등재는 책임저자의 권한이며, 조 후보자의 딸이나 조 후보자에게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우종학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페이스북에서 "1저자를 정하는 것은 책임저자의 몫이자 책임"이라며 "기여도 이상으로 좋게 평가해 (조 후보자 딸에게) 1저자를 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우 교수는 "고등학생 인턴이 아니라 석박사 학생들의 영어 논문도 지도교수가 써주는 경우 많다"며 "학생의 책임은 별로 없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조국 교수가 자기 딸을 1저자로 넣어달라고 부탁했다면 명백한 잘못이지만, 이렇게 밝혀지지 않는 한 부모의 잘못을 논하기는 어렵다"며 "이 논문이 정말로 문제가 된다면 결국 지도교수의 책임이며, 조국 교수의 책임을 묻기에는 근거가 약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조 후보자의 딸 조 모 씨는 한영외고 2학년 재학 시절 단국대 의과대학 연구소에서 2주가량 인턴을 한 뒤 해당 연구소 논문의 1저자로 등재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통상 1저자는 실험과 논문을 주도한 사람으로 여겨지는데, 인문계 고등학생이 2주 동안 인턴을 통해 얻어낸 결과로 믿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