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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서엔 '원금 손실 0%'…고객들 "위험성 설명 없었다"

<앵커>

투자 원금 대부분을 날릴 위기에 처한 금융상품을 판매한 은행이 고객들에게 위험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정황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우리은행은 직원들에게 손실 가능성이 0%라는 설명서를 배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장훈경 기자입니다.

<기자>

문제가 된 해외 금리 연계 파생상품 판매를 위해 우리은행이 직원들에게 배포한 상품 설명서입니다.

최근 18년간의 데이터를 입력해 시뮬레이션한 결과 만기 상환 확률이 100%, 원금 손실 가능성은 0%라고 돼있습니다.

1억 원을 6개월 묻어두면 최대 200만 원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인데, 최대 9천800만 원까지 날릴 위험성은 설명되지 않았습니다.

하나은행이 취급한 또 다른 파생상품 설명서. 투자 위험도가 높고 원금 전부를 잃을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있지만 깨알 같은 글씨로 돼있습니다.

노후자금 2억 원을 투자한 72살 신 모 씨는 그마저도 펀드 가입 때 이런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신 모 씨/DLF 투자자 : 원금 손실, 원금의 원자도 안 했어요. 위험하다 그런 소리도 안 하고. 안 먹고 안 입고 절약, 절약. 진짜 택시 한 번 안 탔거든요. 그래서 모은 돈이죠.]

신 씨가 투자한 상품은 이달 초 원금 34%가 손실 구간에 들어갔고, 지금은 절반 이상이 날아갈 상황입니다.

[조남희/금융소비자원 원장 : 영국의 경우에는 상품에 대한 사전적 심사를 통해서 이게 소비자에게 얼마나 유익을 줄 것이냐(를 따지는데 우리도) 금융 당국에서의 (위험성 등) 사전적인 조사나 검토가 필요하고요.]

금감원은 은행의 과도한 실적 지상주의도 이번 사태의 한 원인으로 보고, 실적을 중시하는 성과 지표를 바꾸는 작업도 병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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