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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 해결할 순 없어도"…아동학대 지킴이들의 마음

한 달 평균 3명의 아이가 학대로 죽고 하루 평균 84건의 아동학대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더 놀라운 것은 아동학대의 77%가 부모로부터 벌어진다는 겁니다.

학대받는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일하는 '아동학대 전문기관 상담원'들의 이야기 한번 들어보시죠.

상담원 하면 흔히 떠오르는 이미지와 달리 아동보호 전문기관의 상담원들은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직접 현장으로 달려가고, 다시 학대가 일어나지 않게 적극적으로 개입합니다.

[김형태/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 : (Q.상담원이 겪는 어려움) (가정 방문을 했는데) 가정에 긴 흉기가 있더라고요. 흉기를 꺼내서 난동을 벌여서 저희가 철수한 적도 있고.]

실제 아동 학대를 목격한 248명 중 133명은 신고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부모의 훈육은 상관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인데요, 이렇다 보니 관리 도중 부모로부터 학대가 다시 벌어지기도 합니다.

상담원들은 재학대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사람들의 인식 외에도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고요.

[김형태/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 : (Q.아동 몇 명을 맡고 있나요?) (상담원 1인당) 7, 80명 정도를 관리하고 있다고 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사재우/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 : 방임 가정이라고 하면 잘 씻기고 잘 케어하고 있는지도 확인이 필요하잖아요. 근데 그걸 이제 보호자를 통해서 확인한다든지 직접 보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죠.]

아이들을 지키는 이들의 평균 근무 연수는 2.8년으로 짧은 기간이 말해주듯 상담원들이 겪는 폭력과 열악한 노동환경은 이들을 지치게 합니다.

[권주영/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 : 정말 힘들 때는 그냥 울어버리기도 하고요. 저도 힘들지만 옆에 있는 직원도 힘들거든요. (동료들과) 이야기로 풀어가려는 것들이 많았던 거 같고요.]

[사재우/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 : 온전히 내가 다 해결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책임감들이 좀 힘에 부칠 때가 생기는 거 같고요. 저도 상담을 통해서 도움을 받기도 하고.]

그럼에도 상담원들은 아이들을 지킬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김형태/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 : 아이를 2년간 학교를 안 보내고 소재지 파악도 안 돼서 사진 하나 가지고 탐문을 해서 아이를 발견하고 보호했는데 2개월짜리 둘째가 태어나 있더라고요. 그 친구 온몸에 멍이 들어있고 할퀸 자국 있고 제가 아직까지 그 아이를 계속 만나고 있는데 잘 지내고 있는 거 보면, 제가 보호 못 했으면 세상에 없던 친구일 수도 있겠다고, 그럴 때 이 일을 계속해야지 그런 마음이 드는 거 같아요.]

▶ 아동학대로 한 달에 3명이 죽는다…아이들 지키는 '상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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