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라도 나면 어떡하나"…119 신고도 안 되는 새 아파트

중계기 의무화 1년 전 사업 계획 승인

배정훈 기자 baejr@sbs.co.kr

작성 2019.08.17 20:56 수정 2019.08.17 22:0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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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세상에 휴대전화가 터지지 않는 아파트가 있다는 황당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새로 지은 아파트인데 지을 때 KT, LG U+ 같은 통신 중계기를 설치하지 않아 생긴 일입니다. 화재 같은 비상상황이 생기면 굉장히 위험해 보이는데요.

배정훈 기자가 이 아파트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제2 동탄 신도시에 있는 1천 세대 규모의 신축 아파트 단지입니다.

얼마 전 이 아파트 입주자로부터 휴대전화 신호가 잡히지 않아 발만 구르고 있다는 제보가 왔습니다.

[조 모 씨/아파트 입주민 : 스마트폰이나 통신 자체가 하나도 터지지 않아서 전화를 받아야 되는데 전화를 못 받는 경우가 많아서….]

저희가 제보를 받은 아파트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바깥에서는 휴대전화 전파 수신이 잘 된다는 점을 잘 볼 수 있는데요, 직접 안으로 들어가 어떤지 확인해보겠습니다.

이렇게 집 안으로 들어와 보면 휴대전화 전파 수신 감도가 점점 떨어지다가 이윽고 서비스가 되지 않는다는 표시가 떴습니다.

인터넷이 안 되는 건 물론이고 문자나 전화조차 제대로 주고받을 수 없습니다.

단지 밖 상가 건물에 급히 중계기를 설치한 SKT만 잡힐 뿐, KT와 LG U+ 신호는 전혀 잡히지 않았습니다.

[안재현/아파트 입주민 : 바깥에 나가면 전화가 되지만 실내로 들어오면 전화가 아예 안 되더라고요. 제가 애들한테 전화를 하려면 일반 전화로는 안 되고 보이스톡 같은 메신저를 이용해서….]

[이하룡/아파트 입주민 : 안방에 들어가면 (휴대전화가) 아예 수신이 하나도 안 돼서 통신사를 SK로 바로 바꿔서 지금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SKT 역시 단지 외부에 설치한 것이어서 모든 곳에서 신호가 잡히는 것은 아닙니다.

아파트 단지 안에 중계기를 설치하려면 주민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아직 입주가 진행 중이어서 주민 대표기구도 꾸릴 수 없는 처지입니다.

주민들은 화재나 구급 상황이라도 발생하면 어쩌나 걱정입니다.

[조 모 씨/아파트 입주민 : (불이 나면) 신호 찾아서 (119에) 전화를 걸어야 되는 코미디를 연출하게 될 수밖에 없는 거죠.]

정부도 재난 상황 등에 대비해 지난 2017년 5월, 5백 세대 이상 아파트 단지는 준공 전 통신 중계기 설치를 의무화하도록 했지만, 이 이파트는 지난 2016년 사업 계획 승인을 받아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KT와 LG U+는 뒤늦게 불완전하나마 고객 불편 해소를 위해 단지 밖 중계기 설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완전한 해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 영상편집 : 박기덕, CG : 정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