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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간호사 의무기록도 제각각…소송 시작되자 "실수"

<앵커>

이런 일이 생겼을 때 병원으로부터 제대로 된 사과와 보상을 받기란 쉽지 않습니다. 핵심 증거가 되는 허 군의 의무기록에서도 같은 처치를 놓고 서로 다른 점이 발견됐는데, 문제는 의료진이 작성하는 의무기록에 대해 환자가 진실 여부를 밝혀내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강민우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카테터 삽입 의료 과실을 의심해 의무기록을 확인하던 허 군 가족은 의사와 간호사가 작성한 내용이 서로 다르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전공의가 작성한 기록에는 오후 3시 카테터 삽입 직후 피부색이 변했고 바로 카테터를 제거했다고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간호사 작성 일지에는 오전 11시 반에 카테터를 삽입했다고 나와 있습니다.

카테터 삽입 시점이 무려 3시간 반이나 차이 납니다.

병원 측은 의사 작성 기록을 토대로 설명하다가 소송이 시작되자 전공의 작성 기록에 실수가 있었다며 간호 기록대로 정정했습니다.

의사 작성 기록은 간호기록과 달리 실시간으로 작성하는 게 아니어서 실수가 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문제는 의무기록을 의도적으로 조작해도 확인할 방법이 사실상 없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수사기관마저 적극 나서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난 2011년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아들을 잃은 김태현 씨, 소송 과정에서 의무기록이 바뀐 것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김태현/의료소송 경험 : 경찰에서요, (보건소에서) 의료법 위반이라고 확신한다면 인정하겠다고 한 거예요. 심지어 (보건소 발언을) 녹취까지 해가지고 갖다 달래요.]

의무기록을 수정할 경우 수정 내역까지 모두 기재하도록 의료법이 개정됐지만 고의성 판단은 여전히 쉽지 않습니다.

[안기종/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 : 실수라고 하고 착오라고 하면 쉽게 그걸 믿어주고 그래서 의료과실이 없는 것처럼 판단하고…. 결국 환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겁니다.]

의무기록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는 객관적 장치 마련이 시급합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하성원, VJ : 김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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