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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평화협정 3년…여전히 전쟁터인 국경지역 카타툼보

콜롬비아 정부와 반군이 역사적인 평화협정을 체결한 지 3년이 돼가지만 기다리던 완전한 평화는 여전히 찾아오지 않은 듯하다.

최대 반군이 떠난 곳에 다른 반군들이 몰려와 세력 다툼을 벌이면서 많은 콜롬비아 민간인이 여전히 전쟁 속에 살고 있다고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가 8일(현지시간) 전했다.

휴먼라이츠워치가 이날 펴낸 64쪽 분량의 보고서 '카타툼보의 전쟁'은 베네수엘라와 국경을 맞댄 콜롬비아 북동부 도시 카타툼보의 실상을 담고 있다.

카타툼보는 코카인의 원료인 코카 재배지이자 마약 밀매를 위한 주요 루트로, 콜롬비아 최대 반군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이 장악하던 지역이었다.

2016년 11월 FARC가 콜롬비아 정부와 평화협정에 서명한 후 해산하자 무주공산이 된 이곳에 다른 반군이 몰려왔다.

민족해방군(ELN), 인민해방군(EPL), 그리고 FARC 잔당들로 구성된 신생 반군까지 세 세력이 마약 거점을 차지하기 위해 다툼을 벌이고 있다.

반군끼리의 다툼이 격화하면서 2017년 이후 4만 명의 민간인이 카타툼보를 떠나야 했다.

반군에 가담하거나 협력하길 거부한 주민들이 살해 위협에 시달리다 달아나기도 했다.

남은 이들도 고난을 겪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이 지역에서 109명의 민간인이 무장세력에 살해됐다.

인권운동가와 지역사회 지도자 9명도 반군에 목숨을 잃었다.

민간인을 포함해 2017년 이후 지난 4월까지 770건 이상의 살인 관련 사건이 있었지만 유죄 선고로 이어진 것은 61건뿐이고, 살인 혐의로 기소된 반군 조직원은 2명뿐이라고 휴먼라이츠워치는 전했다.

반군들은 납치와 강간도 일삼았다.

12세 어린이에게까지도 살해 위협을 하며 반군 가담을 강요하고 있다.

반군들에 시달리는 이들 중엔 베네수엘라 이민자들도 포함돼 있다.

콜롬비아에는 극심한 경제난과 사회 혼란을 피해 넘어온 베네수엘라인이 140만 명가량 있는데, 국경지역인 카타툼보에도 2만5천 명이 자리 잡고 있다.

불법 이민자 신분인 이들은 반군에 죽임을 당하거나 쫓겨나기도 하고 어린이들은 소년병이 되기도 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그러는 동안 공권력은 속수무책이었다.

지난해 10월 콜롬비아 정부가 이 지역에 군 배치를 늘렸지만, 오히려 군인들로부터 괴롭힘을 받았다는 주민들의 신고가 이어졌다.

지난 4월엔 전 FARC 조직원이 군인을 살해하기도 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콜롬비아 정부는 반군들의 위법 행위에 대한 수사를 강화하고 쫓겨난 주민들을 돕기 위한 국제적 지원도 요청해야 한다"며 아울러 베네수엘라 이민자들이 안전한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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