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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강정] 조은누리 수색팀과 48시간…희망 꺼지던 순간 "찾았다!"

스브스 CSI : 고강정

<앵커>

정말 이런 일을 기적이라고 말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실종됐던 야산이 그렇게 깊지 않고 또 산길이 복잡하지 않은데도 행적이 묘연했던 조은누리 양을 찾기 위해서 저희 사회부의 고정현·강민우·정다은 이렇게 세 명의 기자가 수색 작업을 펼친 구조대와 지난 이틀 동안 함께 했습니다.

구조 당시 긴박했던 상황까지 담긴 리포트 함께 보시겠습니다.

<기자>

[고정현 기자 : 여기가 조은누리 양 일행이 물놀이를 했던 장소라고 하니까. 여기서부터는 각자 흩어져서 취재해봅시다. 나는 청주 시내를 뒤져볼 테니 강민우 씨는 산 쪽으로 정다은 씨는 마을 쪽으로 가서 단서를 찾아봅시다.]

[정다은 기자 : 네, 그럼 전 산 아래로 길을 따라 가면서 CCTV가 어디에 설치돼 있는지 살펴보고, 마을 주민들을 만나보겠습니다.]

[강민우 기자 : 조은누리 양과 일행들은 이 계곡을 통과해 산길을 따라 위로 향했습니다. 저도 이 산 위를 올라가서 조 양의 행적을 추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취재진은 조 양이 체력과 운동신경이 없는데다 발목 상태까지 좋지 않은 조양이 산을 내려갔을 것이라는 지인의 말을 우선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사건 당일 물놀이 장소 근처에 주차한 차량은 12대. 블랙박스엔 아무것도 담기지 않았고, 모두 조양을 본 적 없다고 답했습니다.

[조은누리 양 마지막 목격자 : (읍내 갔다가) 다시 올라오는데 아침에 애기들하고 아주머니들 앉았던 자리에 남자애들 두 명(만) 앉아 있더라고.]

바로 아래 석수공장의 CCTV. 길을 이용해 차나 도보로 지나갔다면 이 CCTV를 피해서 갈 수 없습니다.

[석수 공장 관계자 : 여러 군데서 와서 복사를 떠가고 수사를 하고 있어 가지고. CCTV에선 아무것도 안 나왔다고.]

큰 도로까지 3.2km 구간에 설치된 CCTV는 8대. 취재진이 그중 하나를 찾아 실종 당일인 지난달 23일 전체 영상을 돌려봤지만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정다은 기자 : 선배, 마을 CCTV 확인해 봤는데요, 특이점은 없습니다. 근데 여기 실종시간에 근처를 지나간 버스가 2대 있다고 하는데요.]

[고정현 기자 : 그럼 마을버스 회사를 찾아가봐야겠는데, 그게 아마 둘 다 청주 시내에 있는 것 같은데 내가 직접 확인해볼게.]

하지만 찾아간 버스회사 2곳 모두 사건 당일 블랙박스에서 조양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권혁균/버스 운전사 : 손님은 하나도 없었어요. 들어갈 때도 없었고, 나올 때도 없었고.]

조 양이 일행과 헤어진 곳에서 불과 250미터 아래 있던 야영객은 조 양이 내려오는 걸 보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혹시 조 양이 다시 엄마를 찾아 산 위로 올라간 건 아닐까. 취재진이 그 가능성을 쫓아 산을 오르던 순간 갑자기 현장이 다급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먼저 탈게요. ○○이랑 여기 있어. 아니 둘 중의 한 명 타. ○○이랑 나랑.]

[강민우 기자 : 저희는 지금 무심천 발원지 쪽으로 이동 중인데요. 약 10여 분 전부터 경찰과 소방인력들 군 병력들이 갑자기 위쪽으로 향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들려온 조 양을 찾았다는 소식. 가파른 산을 모두가 숨 가쁘게 올라갑니다. 전화는 물론이고 무전조차 잘 터지지 않는 산속 한가운데입니다. 

[해당 지역이 난청 지역이라….] 

앞서 2시 40분쯤에 조 양을 찾았다는 소식이 들려와서 산 위에 올라와 있습니다. 무심천 발원지에서 정상으로 더 올라온 지점입니다. 

[조은누리 아버지 : (조)은누리야!]

앞서 드론과 경찰견이 2차례 수색을 했는데도 찾지 못했을 만큼 수풀이 우거진 인적 없는 곳이었습니다.

박상진 상사와 수색견이 장맛비와 열흘 넘는 시간 속에서도 지워져 가던 흔적을 잡아냈습니다.

폭염 속 수천 명이 투입된 대대적 수색. 조 양은 실종 11일째 기적처럼 가족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김용우, 영상편집 : 원형희·오영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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