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국제기구를 통해서 북한에 우리 쌀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북한이 거부 의사를 밝혔습니다. 다음 달로 예정된 한미 군사훈련을 그 이유로 들었습니다.
안정식 북한전문기자입니다.
<기자>
북한이 남한 쌀을 받지 않겠다고 한 것은 세계식량계획 WFP 평양사무소와 북한 외무성 관계자들 간의 지난주 실무협의에서 입니다.
우리 정부가 WFP를 통해 국내산 쌀 5만 톤을 지원하기로 한 이후 협의가 계속돼 왔는데 갑자기 부정적인 의사를 밝힌 것입니다.
다음 달 한미 연합훈련이 실시된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김은한/통일부 부대변인 : WFP와 북한과의 실무적인 협의과정에서 북한 내부에 이러한 입장이 있다는 것을 최근에 알게 되었습니다. 쌀 지원이 당초 계획대로 이루어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북한은 지난주 한미훈련이 실시되면 북미 실무협상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한미훈련에 대한 거부감을 쟁점화하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인도적 차원의 쌀 지원까지 거부한 것은 남북관계 개선에 관심이 없다는 뜻으로도 읽힙니다.
또 북한 작황이 최근 10년간 가장 좋지 않다는 유엔 기구 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식량사정이 아주 심각한 것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임수호/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북한 수입 중에) 소비재가 왕창 늘었어요. 그 소비재 내용을 뜯어보면 식량 등 여러 가지 것들이 들어 있는 거죠. 러시아나 중국에서 지원 형태로 들어가는 것도 상당히 (있고.)]
정부는 북한의 공식 입장을 기다려봐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식량지원으로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열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영상취재 : 김원배, 영상편집 : 이승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