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분무' 책임 규명까지 8년…정부 기관 잘못 컸다

장세만 기자 jang@sbs.co.kr

작성 2019.07.23 21:05 수정 2019.07.23 22:3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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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습기 살균제로 1,400명 넘는 희생자가 생겼는데 책임 규명에 8년이나 걸린 데에는 국민 건강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정부 기관들 잘못이 컸습니다.

책임 없다 발뺌하는 제조사를 부실하게 조사한 건데, 그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 장세만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옥시의 가습기당번과 달리 SK가 만든 가습기메이트에 대한 책임 규명은 처음부터 소홀했습니다.

질병관리본부는 SK 제품과 폐 손상 간의 인과관계가 동물실험에서 확인되지 않았다는 보고서를 내 SK 측에 면죄부를 줬습니다.

하지만 실험 자체가 부실했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박영철/대구가톨릭대 독성학 박사 : (정부는) 독성 시험군에게 단 하나의 용량군을 사용했습니다. 용량반응 관계가 확인되지 않고, 따라서 독성시험의 기본적인 절차를 따르지 않았습니다.]

질본의 결론에 따라 2013년 검찰은 SK에 대한 수사를 중단했고, 이는 업체들의 증거인멸을 도운 꼴이 됐습니다.

이듬해 가습기 살균제 업무를 넘겨받은 환경부 역시 3년이나 지난 뒤에야 유해성 실험에 나섭니다.

공정위도 마찬가지입니다. SK가 '인체에 무해하다'고 제품에 명시한 데 대해 2016년 허위과장 광고 혐의로 책임을 물을 수 있었지만 부실 조사로 공소시효를 넘겨야 했습니다.

[가습기메이트 피해자 가족 : (SK와 애경이) 하루빨리 본인들이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정말로 사과를 먼저 해야 될 필요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을 하고요.]

가습기 살균제 사태 8년. 피해자는 6,476명, 이 가운데 1,421명이 숨졌습니다.

가습기 살균제가 폐 이외 다른 장기 질환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는 만큼 폐 손상과 천식 등에만 국한된 협소한 피해자 인정 기준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영상편집 : 박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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