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의 수상한 '주말 출근'…감사 직전 자료 빼돌렸다

박재현 기자 replay@sbs.co.kr

작성 2019.07.23 07:41 수정 2019.07.23 08:5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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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0억 원대 세금을 체납 중인 이규태 일광그룹 회장이 최근 교육청 감사를 앞두고, 자신이 설립한 학교에서 각종 자료를 빼내는 영상이 저희 끝까지 판다팀에 포착됐습니다. 

어떤 자료길래 이 회장이 숨기려 했던 건지, 박재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수업이 없는 토요일. 일광그룹 이규태 회장이 자신의 직원들과 함께 사립초등학교에 나타났습니다.

한 직원이 비밀번호를 누른 뒤 기획홍보실로 들어가고 이 회장도 곧 따라 들어갑니다.

[학교 관계자 : (이분들은 누구입니까?) 다 기획홍보실 직원들입니다.]

무언가를 분주하게 담는 모습이 포착됩니다. 

잠시 후 한 남성이 상자가 가득 실린 손수레를 끌고 나갑니다.

기획홍보실뿐 아니라 행정실 자료로 외부로 반출됐다는 것이 학교 직원들의 얘기입니다.

손수레 3대 분량입니다.

자료를 외부로 반출한 시점은 서울시교육청 감사를 불과 사흘 앞둔 시점이었습니다.

[학교 관계자 : 감사 통보를 했으니까요 교육청에서. 공문 온 걸 알고 (서류를) 치운 거죠.]

학교 측은 이 회장 지시로 기획홍보실이 추진했던 스마트 스쿨 관련 자료가 사라진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학교 관계자 : (기획홍보실에서) 한 일이 스마트 스쿨 건밖에 없어요. 그런 관련된 자료를 다 갖고 나간 것 같고…]

스마트 스쿨 사업은 태블릿 PC와 로봇을 활용해 첨단 교육을 하겠다는 구상인데, 학교는 이 사업에 예산 23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었습니다.

학교 관계자들은 이 사업의 출발점에, 학교에 아무런 권한이 없는 이 회장이 있었다고 말합니다.

[학교 관계자 : (스마트 스쿨 사업이면) 2~3억이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뜬금없이 너무 많은 예산이 배정된 거예요. 그래서 저희도 반대를 많이 했죠.]

학교 관계자들은 이 회장이 이 사업을 빌미로 비자금을 만들려고 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습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이 회장은 출소 한 달 뒤인 지난해 12월 측근들과의 자리에서 일광학원 산하 학원을 이용해 교재 구입 명목으로 뒷돈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대화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이규태 회장(지난해 12월) : 옛날부터 출판사 거기서 돈을 만들어 오더라고. (출판사에는 수수료로) 15퍼센트를 줬다는 거야.]

이 회장이 시작부터 줄기차게 요구했던 이 사업은 결국, 교육청 민원으로 이어졌고 감사 돌입 2주 만에 교육청 명령으로 중단됐습니다.

교육청 감사를 앞두고 자료를 외부로 반출한 의혹, 그리고 이 사업을 통해 비자금 조성을 시도했다는 의혹에 대해 이 회장은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