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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전격 금리인하, 내게 어떤 영향 미칠까

<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와 경제 이슈 파헤쳐 보겠습니다. 권 기자, 한국은행이 어제 (18일) 전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했습니다. 8개월 만이죠?

<기자>

네, 작년 11월에 1.75%로 올렸던 금리를 1.5로 다시 내렸습니다. 사실 인하 자체는 기정 사실화된 분위기였는데, 이번 달에 할 거라고는 시장에서 생각을 많이 안 했습니다.

미국이 이달 말에 금리를 결정하거든요. 이걸 보고 다음 달에 내릴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는데, 어제 미국보다 먼저 내린 것입니다.

일단 그만큼 우리 경제가 지금 어렵다고 본 겁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같이 냈죠. 올해 2.2%에 그칠 것으로 봤습니다.

이게 금융위기 상황이던 2009년 이후로 가장 낮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지난 4월에는 2.5는 될 걸로 봤거든요. 이것도 연초 전망에서 또 내린 거였고요.

한꺼번에 0.3을 내리는 게 작은 숫자 같지만, 중앙은행이 나라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이 정도로 한꺼번에 낮추는 건 자주 있는 일은 아닙니다.

반도체 비롯해서 수출 어렵다. 그리고 미중 무역전쟁, 휴전이라고는 하지만 끝난 게 아니고 실제로 중국이 타격을 입고 있는 게 실시간으로 보인다, 기존의 이런 어려운 여건에다 7월 들어서 일본의 경제보복이 우리 경제에 큰 변수로 등장했습니다.

이건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아직 계산기까지 두드려 보기에는 빠른 시점이지만, 이 일도 이번의 2.2라는 숫자에 부분적으로는 반영했다는 게 한국은행의 설명입니다.

게다가 미국이 지금 경기가 세계에서 거의 나 홀로 괜찮은 편인데도, 금리를 또 내릴 것으로 예고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사실 미국이 금리를 어떻게 하는지 먼저 보고, 미국과 차이를 고려해서 금리 조정할 때가 많은데, 이번에는 미국도 어차피 내린다는데, 우리가 어려운 상황에 다음 달까지 기다릴 일이 아니다. 이렇게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런데 어제 금리를 내렸는데, 어제 바로 그 당일에 추가 금리 인하 얘기가 나오는데, 이건 왜 그런 건가요?

<기자>

그 정도로 약간 경기 상황도 그렇고 앞으로의 추위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많이 보는 이유가 일단 내년 초 정도까지 역대 최저였던 1.25%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얘기를 벌써 어제 시작했습니다.

왜냐하면, 미국이 이달 말뿐만 아니라 그 후에도 금리를 또 한번 더 낮출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거든요. 올해 말 정도까지요. 그러면 우리도 한 번 더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거죠.

한국은행도 어제 "정책여력이 좀 있다. 앞으로 실물경제 뒷받침하는 쪽으로 하겠다."고 얘기했습니다. 이 얘기는 경기가 더 나빠지거나 호전되지 않으면 금리 더 내릴 수 있는 여지도 있다는 얘기를 넌지시 한 겁니다.

<앵커>

사실 시청자분들은 이번 금리 인하 조치가 집값이 됐든 뭐가 됐든 실제로 나한테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제일 궁금할 거거든요.

<기자>

네, 여기서부터는 좀 지금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큰 고민 하나를 얘기해야 하는데요. 금리를 낮추는 것은 원론적으로는 사람들이 돈을 많이 빌리고, 많이 쓰게 하려는 거죠.

은행에 돈을 두기보다 다른 쪽으로 돌려서 쓰고, 또 대출도 받아서 뭘 사고, 투자하고 이런 걸 기대하는 겁니다.

그런데 일단 지금 시장의 금리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치가 이미 꽤 반영돼 있습니다. 기대만큼 낮아져 있습니다.

기업 투자 부진한 게 금리가 비싸서 못한 상황은 아니고요. 또 가계는 대출규제가 강력하죠. 금리가 낮아진다고 돈을 더 빌릴 만한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지금 대출규제를 풀 수도 없습니다.

애초에 규제를 시작한 게 작년까지 급등한 집값을 잡으려고 단행한 거고 가계부채가 너무 많다는 걱정도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또 서울 중심 집값이 들썩이는 분위기여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도 검토하겠다는 마당에 대출규제를 지금 풀 수는 없죠.

엄밀히 말하면 돈을 더 빌리라는 신호나 마찬가지인 기준금리 인하랑 대출규제는 서로 방향이 반대인 조치입니다.

지금 우리 경제에는 돈은 썼으면 좋겠는데, 집값은 잡아야 하는 서로 방향이 반대인 문제가 같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금리를 낮춘다고 집값이 크게 뛰진 않을 거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사람들이 돈을 더 많이 빌리고 더 쓰는 금리 인하의 실질적인 효과도 그렇게 크지 않을 거다. 제한적일 것으로 봅니다.

그럼 이번 금리 인하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정부가 지금 경기를 살리기 위해서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려고 한 마디로 올해 정부 돈을 애초 계획보다 더 쓰려고 노력하고 있죠.

이건 재정정책인데요. 한국은행도 이번에 금리 내리는 것으로 여기에 보조를 맞추겠다는 것이 큽니다.

나라가 재정, 통화, 모두 동원해서 경기를 살리려고 노력한다는 신호를 시장에 주려고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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