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도 정서적 지원 동물", 美 시카고서 법정 다툼

하현종 기자 mesonit@sbs.co.kr

작성 2019.07.13 10:1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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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30대 남성이 "돼지도 '정서적 지원 동물'(emotional support animal)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긴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습니다.

12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시카고 주민 케네스 마일리(37)는 자신이 기르는 돼지 치프위검(Chief Wiggum)을 '정서 지원 동물'로 인정받기 위해 지난해 시카고시와 공원관리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2년째 재판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치프위검은 소목 멧돼지과에 속한 흑돼지 기니호그(guinea hog)입니다.

마일리는 치프위검이 반려견과 마찬가지로 시카고 공원과 미시간호변을 마음껏 활보하고, 식당과 상점 출입에 제재 받지 않으며, 대중교통 수단에도 탑승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양극성 장애를 앓고 있는 마일리는 미국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치프위검이 자신의 정서적 안정을 돕는 서비스 동물(Service Animal·장애인 보조 동물)로 공공 장소에 동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그는 소장에서 "개들은 출입이 허용되는 공원과 호변에서조차 쫓겨났고, 레스토랑, 지역 상점, 자동차 공유 서비스 이용에도 제재를 당했다"며 "돼지도 개나 조랑말처럼 서비스 동물이 될 권리가 있다"고 진술했습니다.

이어 "시카고시와 공원관리국이 정서 장애인들에게 필요한 시설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 장애인복지법은 장애를 가진 개인을 돕도록 훈련된 개·조랑말 등을 서비스 동물로 인정합니다.

시카고시와 공원관리국 측은 법원에 소송 기각을 요청했으나 미 연방법원 일리노이 북부지원(시카고 연방법원) 해리 리넨웨버 판사는 재판이 계속 진행되도록 최근 허용했습니다.

마일리는 치프위검이 자신을 공격하는 이들에게 반응하며, 마사지를 통해 불안과 우울을 완화시켜줄 뿐 아니라 친구가 돼주고, 함께 걸으며 운동할 기회도 준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