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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굳이 안 찾은 돈' 모여 수천억…주인 찾아준다

<앵커>

금요일 친절한 경제, 경제부 한승구 기자와 함께합니다. 한 기자. 농협, 수협 같은 상호금융기관들에 안 찾아간 돈이 그렇게 많다면서요?

<기자>

네, 3천억 원이 훨씬 넘는데요, 상호금융이 일반은행들하고는 좀 다른, 독특한 특성들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농협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농협중앙회에서 운영하는 NH농협은행, 이건 일반 시중은행하고 똑같은 거고요. 이거 말고 지역별로 있는 단위 농협들이 있습니다.

전국에 1천300개쯤 됩니다. 농사짓는 데도 중간중간 돈이 많이 드는데, 농사가 제조업하고는 달라서 신용도 평가도 어렵고 그에 따른 은행 대출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비슷한 지역에서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들끼리 상부상조하는 의미로 돈을 내서 이걸 자본금으로 하는 금융기관이 만들어진 거죠.

그냥 일반은행 이용하는 것처럼 예금도 들고 할 수 있는데, 여기 일정 금액을 자본금으로 내면 조합원이 됩니다. 조합 규모에 따라서 최소 3만 원에서 10만 원 정도 내면 조합원이 될 수 있습니다.

조합원이 되면 세제 혜택이 있어요, 일반은행에 예금을 하면 이자소득세가 15.4% 붙는데 상호금융 조합원은 예금 3천만 원 한도까지 이자소득세를 안 냅니다.

그래서 출자금을 내고 조합원이 된 분들이 계신데 이분들이 나중에 탈퇴하고 나서 안 찾아간 출자금이나 배당금이 1천574만 계좌에 3천682억 원이나 된다는 거죠.

<앵커>

이렇게 많이 쌓일 때까지 왜 안 찾아가고 계실까요?

<기자>

제가 탈퇴하면서 안 찾아간 출자금, 배당금이라고 말씀을 드렸잖아요, 기본적으로 탈퇴하신 분들의 얘기라는 건데 사실 탈퇴라는 게 별 게 아닙니다.

농협, 수협은 농업·어업에 종사하거나 그 단위 조합이 있는 지역에 살아야 되고, 신협이나 새마을금고도 해당 시·군·구 지역에 거주를 해야 조합원 자격이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간다, 그럼 조합원 자격이 상실되면서 자동으로 탈퇴가 되는 거예요.

이사를 갈 때 내가 처음 냈던 출자금, 그리고 이건 해당 조합의 자본금이 되기 때문에 매년 그만큼 배당도 나옵니다. 이 출자금, 배당금을 다 찾아서 이사를 가면 좋은데 이게 탈퇴한다고 바로 줄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

예금이라면 바로 빼 줄 텐데 자본금이다 보니 그게 안 됩니다. 1년에 한 번씩 결산을 해서 수익이 얼마 났는지 손실이 얼마 났는지에 따라서 돌려받을 수 있는 출자금과 배당금이 결정됩니다.

이렇게 나중에야 받을 수 있다 보니까 잊어버리기도 하고, 조합에서 우편으로 안내를 하는데 반송되는 경우도 많고요.

금액이 크면 안 잊어버릴 텐데 소액인 경우도 많고, 직접 조합에 가서 찾아야 되는데 소액이면 굳이 왔다 갔다 번거롭기만 하니까 이렇게 많이 쌓이게 됐습니다.

<앵커>

보니까 안 찾아간 출자금이 평균 5만 9천 원, 배당금은 1만 3천 원이라면서요, 그렇게 작은 돈도 아닌데 금융기관들에서 좀 찾아줄 수 있으면 좋겠네요.

<기자>

당연히 찾을 수 있으면 좋죠. 그래서 꼭 조합에 직접 가지 않더라도 상호금융권의 출자금, 배당금을 온라인으로 조회하고 이체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오랜만에 말씀드리는 것 같은데 어카운트인포라고 하는 사이트, 앱도 있죠.

은행 계좌를 한 번에 조회할 수 있다거나, 카드 정보나 포인트를 한 번에 볼 수 있다거나, 최근에는 자동 이체해 놓은 게 뭐뭐 있나 확인하고 이체 카드나 계좌를 바꿀 수 있는 기능도 추가됐습니다.

이런 종류의 서비스들이 어카운트인포로 쭉 모이고 있는데, 말씀드린 상호금융의 출자금, 배당금 조회·이체 서비스도 이 어카운트인포로 들어오게 됩니다.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올해 안에는 가능해질 것 같고요, 9월부터는 행정안전부가 가지고 있는 주민등록정보를 협조를 받는답니다.

그래서 탈퇴한 조합원들이 살고 있는 최신 주소에다가 미지급금 안내서를 보내겠다고 하니까 돈 찾아가시는 분들이 조금은 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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