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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 수납원들이 '자회사 정규직' 거부하는 이유

<앵커>

도로 공사 쪽에서는 수납원들을 자회사의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것이고 그러면 월급도 꽤 오르는데 일부 직원들이 계속해서 본사 정규직만 고집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직원들은 왜 자회사로 가는 것을 거부하고 있는 것인지 원종진 기자가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기자>

'톨게이트 아줌마'라고 불리던 이들은 원래 도로 공사 소속 직원이었습니다.

그런데 IMF 이후 '비용 절감', '효율화' 바람이 불었고 이들은 용역업체 하청 직원이 됐습니다.

[권애정/톨게이트 수납원 : 13년을 근무했는데, (딸이)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일을) 시작했어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아침에 나가야 했고 밤에 야근을 해야 했고.]

길어도 2년마다 계약을 새로 맺어야 했고 10년 넘게 일해도 임금은 별반 오르지 않았습니다.

근로조건은 나빠졌는데 공사의 요구는 그대로였습니다.

소속은 하청업체였지만, 도로 공사 직원들로부터 친절 교육, 근태 관리 등을 받았습니다.

이들은 원청업체가 하청업체 직원에게 직접 업무지시를 못 하게 한 파견법을 어겼다고 소송을 냈고 1, 2심 모두 "도로 공사는 요금 수납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그런데 최종심을 앞두고 도로 공사가 자회사를 만들어 정규직으로 고용하겠다는 것은 꼼수라고 반발합니다.

기존 용역업체 직원 신분과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박순향/톨게이트 수납원 : 남편이 있는 분도 있고 없는 분도 있고, 한 달 먹고사는…. 법원도 (직접고용을) 인정한 수납원들을 자회사로 밀어 넣는 상황을 수납원들은 몸으로 표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거예요.]

늘어나는 하이패스, 수납업무의 자동화 속에서 자회사로 가면 경영이 악화할 경우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불안감도 큽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고용 불안에서 꼭 벗어나겠다는 간절함이 그들을 거리로 나서게 했습니다.

[권애정/톨게이트 수납원 : 저희가 회사나 다니고 가정 살림하고 그런 주부였잖아요. 엄마이고 아내이고 그랬는데 누가 그냥 경찰하고 싸우려고 도로에 가서 눕겠어요. 그런데 이렇게까지 나온 건 정말…]

(영상취재 : 조정영, 영상편집 : 김종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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