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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형의 라이프 저널리즘] 비디오머그, 스브스뉴스 그리고 'ㅋ세대'

요즘은 대략 세가지 세대만 주로 호명된다. X세대, 밀레니얼 세대, 그리고 Z세대. 그 위아래로도 세대를 구분하는 단어들이 있지만 예전만큼 자주 소환되는 분위기는 아니다. 예를 들면 위로는 '베이비붐 세대', '실버 세대' 같은 말들이다. 아래로는 초딩, 중딩, 고딩(13-17 구간)처럼 '딩'들이 있지만 딱히 통칭할 수 있는 단어는 못 찾겠다. ('딩세대'라고 하면 어떨까)

기업들과 사람들은 이제 주머니에 쓸 돈이 있든 없든 –소비 여력 여부와 연동하면서도 딱히 그것만 보지는 않고- X세대와 밀레니얼 세대, 그리고 Z세대에 주목한다. 특히나 Z세대를 '젠지'(Genaration Z)라 부르며 18-24 구간을 잡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Z세대는 소위 '디지털 네이티브'라 불리는 신인류. 영국의 보수적(일 수밖에 없는) BBC도 13-18을 적극 공략한다고 말하고 있을 정도다. 먼 데서 찾을 것 없이 먼저 내가 일하고 있는 비디오머그와 스브스뉴스, SBS뉴스의 유튜브 플랫폼을 한번 들여다보았다.

언론사 버티컬 브랜드 중 가장 탄탄한 구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비디오머그와 스브스뉴스 역시 'Z세대'(18-24)를 핵심 독자층(Royal Audience)으로 하고 있다. 비디오머그 구독자 가운데 '젠지'는 약 24%로 구독자 세대 그룹 중 1위를 차지했다. 스브스뉴스 역시 '젠지'가 약 32%로 가장 비중이 컸다. 두 미디어가 다른 점이라면 비디오머그는 남성 독자가 73%로 여성 독자보다 많고, 스브스뉴스는 여성 독자가 52%로 남성 독자보다 많다는 것이다.

눈에 띄는 것은 비디오머그가 45-54구간(X세대에서 베이비붐 세대에 걸쳐있는)에서도 15%의 독자(비디어머그 세대별 구독자층 가운데 4위)를 보유하고 있고, 스브스뉴스는 '딩세대'라 할 수 있는 13-17구간에서 14%(역시 스브스뉴스 세대별 구독자층 가운데 4위)의 꽤 많은 독자를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등학교를 탐방하는 '제티의 스쿨버스'같은 콘텐츠 라인업이 있다)
비디오머그 스브스뉴스 유튜브 헤더 이미지
요컨대 비디오머그는 주로 Z세대 남성이 보는데 X세대까지도 영향력을 미치는 브랜드이고, 스브스뉴스는 Z세대 여성 독자가 상대적으로 많이 보는데 '딩세대'까지 아우르는 브랜드라는 것이다. SBS뉴스는 어떨까. SBS뉴스의 핵심 독자층은 45-54구간에 있었고(24%) 35-44(21%), 55-64(20%)가 그 뒤를 이었다. 65세 이상도 13%나 됐다. (써놓고 보니 SBS뉴스와 비디오머그, 스브스뉴스 3개의 브랜드를 합치면 포트폴리오가 훌륭하다ㅋ)

어제 미디어업계지에 20-49 시청자가 TV에서 이탈하고 있다는 기사가 나왔다.

"무엇보다 주목할 지점은 지난해 상반기 진행했던 동일 조사 결과와 비교했을 때 방송 4사 모두 전년 대비 20-49세 시청자수가 눈에 띄게 하락했다는 사실이다. 방송4사 20-49세 수도권 시청자수 합계 기준으로 전년 대비 약 14만5000여명이 고정형TV를 떠났다." (미디어오늘 7월 3일)

그런데 20-49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요즘 유튜브나 페이스북 같은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들이 분류하는 연령 분류상 18-24, 25-34, 35-44, 45-54까지 무려 4구간을 포함한다. 무려 Z세대부터 밀레니얼과 X세대를 넘어 베이비붐 세대의 일부까지도 건드리는 분류다. 이런 기준이, 이런 시청자 목표가 과연 이 시대에 의미가 있을까. TV의 브로드캐스팅에 급속한 균열이 일고 있다.

무엇보다 콘텐츠 구독자들의 취향과 관심, 이용 미디어브랜드와 플랫폼이 점점 세분화한다는 생각이 든다. 나부터도 그렇다. 영화, 책, 사진, 뉴스, 스포츠, 전시, 공연 등에 관심이 있는데 특정 장르를 특정 미디어 브랜드나 특정 플랫폼에서만 보지는 않는다.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 네이버, 다음 (꽃 검색 서비스를 이용한다), 넷플릭스, 리디북스, 종이책, 종이신문, TV (주로 야구중계를 보거나 동기화 모니터로 활용한다), 전시장과 공연장 방문, 커뮤니티 모임 등등… 플랫폼과 미디어 브랜드는 전방위로 펼쳐져 있다.

하나의 장르만 놓고 봐도 이용하는 플랫폼과 디바이스, 미디어 브랜드가 여러 개다. 말 그대로 종횡무진하며 '콘텐츠'와 '경험'을 경험한다. 개인이 편집자가 되어 콘텐츠 큐레이션을 무의식적으로 상시 수행하고 끊임없이 더 좋은 것을 찾아다닌다. (개인적으로 '무인양품'이란 프로덕트 브랜드를 좋아하지만 '이것으로도 충분하다'는 '무인양품'의 철학에 나의 콘텐츠 향유 행동이 부합하지는 않는다)

'젠지'는 더할 것이다. 그들은 뜻밖에도 브랜드 로열티가 낮다고 한다. '문화생활과 경험에 투자하고 브랜드 로열티가 높다'는 밀레니얼 세대에 비해 Z세대는 '즉각적인 소통과 피드백을 원하고 브랜드 로열티가 낮다'고 한다. 브랜드 충성도가 낮은 그들을 어떻게 핵심 구독자층으로 계속 가져갈 수 있을까. 나는 'Z세대'를 'ㅋ세대' 란 말로 불러보고 싶다. (키보드 자판을 한글로 설정하고 Z를 치면 ㅋ로 나온다) 어딘지 모르게 쿨한 그들 세대와 잘 들어맞지 않나?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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