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김정은, 백악관에 못 간다…덕담일 뿐

[SBS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4:20 ~ 16: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9년 7월 1일 (월)
■ 대담 :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김정은 판문점 등장 '의외'…'톱다운' 담판에 미련 갖고 있는 듯
- 김정은, 53분간 비공개 대화서 트럼프에 예우 다 했을 것
- 북미 단독회담 이후 트럼프-문 대통령 대화했다면 좋았을 것
- 북미 기본 입장은 하노이 회담 결렬 당시와 달라진 것 없어
- 김정은 미국 방문 어려워…덕담 나눈 것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

- 판문점 회동, 경호·의전 '파격'…전무후무한 일
- 판문점 회동에 한미 정상회담 주요 의제 묻혀
- 김정은, 트럼프와 대화서 자신의 입장 털어놨을 것
- 북미 대화 '외무성'라인이…남측과 비핵화 논의 안 할 가능성도
- 김정은, 美 백악관까지 못 갈 것…갈 방법 없어


▷ 김성준/진행자:

6월 30일 오후 판문점. 정말 역사적인 일이 벌어졌습니다. 남북미 정상이 사상 처음으로 3자 회동을 가졌고, 트럼프 대통령은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북한 땅을 밟은 대통령으로 기록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정전 선언 이후 66년 만에 판문점에서 53분간 단독 비공개 회담을 했는데. 이게 사실상의 북미 3차 정상회담이 된 것이나 마찬가지가 됐습니다. 양 정상이 앞으로 2~3주 안에 실무협상팀을 꾸려서 북미 간의 실무 대화를 나서기로 한 성과도 있었고요.

시사 전망대 오늘 2부는 '남북미 판문점 회동 특집'을 준비했습니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그리고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 두 분 스튜디오에 모시고 구체적인 분석을 한 번 해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

안녕하세요.

▶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예.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당초 예상은 자유한국당의 어느 분은 그냥 전화 통화만 하고 말 것이다부터 시작해서. 당연히 만나지 않겠느냐, 심지어는 문재인 대통령까지 해서 3자가 만나지 않겠느냐. 이런 수많은 전망이 어제 오전 사이에 막 오가다가. 결과적으로는 어제 같은 일이 벌어졌는데. 두 분 우선 정말 한 편의 영화 같은 이벤트에 대해 총평을 좀 해주시죠.

▶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

굉장히 충격적으로 다가옵니다. 충격적이라는 게 긍정적인 의미도 있고 부정적인 의미도 있을 수 있고요. 전혀 예상을 못했습니다. 처음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보냈을 때 만나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고. 만나는 게 거의 확정된 상황에서도 그냥 악수만 하고, 2분 정도만 만나고 헤어질 것이다. 두 번의 예상이 완전히 틀렸죠. 변명을 하자면 이것은 전례가 없는 일입니다. 특히 제가 중점적으로 본 부분은 경호 문제거든요. 미국 같은 경우에는 대통령이 설사 원하더라도 경호 프로토콜이 있는데. 거기에 맞지 않으면 대통령이 못합니다. 최소한 2주 전에는 그 곳에 가서 경호 상황을 다 확인해야 하거든요. 그런데 트위터를 날리고 32시간 만에 가서 한 것이기 때문에 경호 프로토콜에 전혀 안 맞죠. 혼란스러운 모습들, 경호원들 3국이 섞이는 모습이 보였는데.

▷ 김성준/진행자:

소란스러웠어요.

▶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

전체적으로 전무후무하다는 판단을 드리고요.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그것으로 인해서 사실 다른 회담들이 다 묻혔습니다. 1차적으로 한미회담도 사실은 중요한 내용들이 있었는데. 그 내용들이 다 묻혔죠.

▷ 김성준/진행자:

G20 전체가 다 묻혔죠.

▶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

묻혔죠. 한미회담에서 특히 한국의 입장에서, 우리 입장에서 좀 우려되는 사안들이 있었거든요. 예를 들어서 화웨이는 얘기를 안 했다 하더라도, 방위비 분담 문제라든지 인도태평양 전략, 한일 간의 안보 협력. 그런 것들이 논의가 될 것이라고 예상을 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머릿속에는 DMZ로 가버리는 바람에. 그것은 어떻게 보면 우리가 시간을 벌었다는 판단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렇군요. 김 교수님은 어떻게 보셨습니까?

▶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박 교수님 말씀한 것 외에 감상평을 말씀드리면. 저는 김정은이 판문점에 등장한 게 의외였어요. 저도 사실은 안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가 틀린 셈이 됐는데요. 왜냐하면 트럼프는 당연히 즉흥적인 사람이고 돌발적인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것을 제안해보고 안 되더라도 관심을 끌고 마는 것이니까.

▷ 김성준/진행자:

트럼프가 가서 물끄러미 북쪽 판문각을 바라보는 뒷모습만 보냈어도 충분했다는 건가요?
남북미 판문점 회동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소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건데. 김정은이 직접 평양에서 개성을 거쳐서 판문점까지 내려온다는 게 깜짝 놀랐는데. 그것은 뭐냐면 이전에 있었던 하노이 2월 달 노딜 이후에 북한의 반응을 쭉 보면 대미 비난을 시작했고, 대남 비난을 아주 확실하고 강도 높게 했고. 심지어는 대미, 대남 비난을 지속하면서 중국 가서 만나고, 러시아 만나면서 일단 내가 버텨보겠다. 중국과 러시아를 뒷배로 대미, 대남 비난을 해서 미국의 셈법을 고치지 않으면 우리가 움직이지 않겠다는 아주 강한 입장을 견지했는데. 그 마당에 갑자기 나오니까.

저는 뒤집어서 생각해보면 제가 생각이 틀리기도 했습니다만, 그만큼 김정은이 지금 트럼프와의 친분 관계, 그리고 미국과 협상이 간단치 않지만 어쨌든 최고 지도자인 트럼프와의 개인적 친분과 이른바 탑다운 방식의 직설적인 담판. 여기에 아직 미련을 갖고 있는 게 아닌가. 그런 게 하나 생각이 들고요. 두 번째는 그렇기 때문에 사실상 예상치 못했던 53분 회담이었지만 뚜렷한 합의가 나오거나 문서로 무엇이 나오지는 않는 거잖아요. 그렇다면 그 긴 시간 동안 뭘 했겠느냐. 계속 김정은은 제가 볼 때 트럼프에게 좋은 얘기를 해주고, 예우를 다 하고, 극진하게 얘기를 하면서 계속 두 지도자 사이에 신뢰에 기초한 논의를 계속 해주기를 간절히 바랐던 것 같아요. 그런 식으로 보면 김정은 입장에서는 여전히 북미 협상에 애달파하는 쪽, 굉장히 절박한 쪽은 역시 김정은이 아니었나.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됐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53분 회담이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53분 동안 두 정상이 얘기를 나눴으면 사실상 3차 북미정상회담이거든요. 단독회담의 길이로 따지면 하노이나 싱가포르보다도 길잖아요. 그런데 나온 다음에 발표된 것은 잠시 뒤에 구체적으로 얘기를 하겠습니다만 2~3주 뒤에 실무협상 준비를 한다. 이런 것 정도. 사실은 53분 동안 나눈 얘기의 결과라고 보기는 뭐한데. 그 대신에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북으로 떠나면서의 표정, 굉장히 밝았던 표정이고. 그 다음에 오늘 노동신문이 대서특필을 한 것. 이것은 지금 김 교수님 말씀하신 것처럼 김정은 위원장이 탑다운 방식의 협상에서의 주역으로 계속 트럼프와 남고 싶어 하는 기대를 충족시킨 회담이었다는 면도 있을 것 같고. 그 외에 또 어떤 대화에서 김정은이 이렇게 만족하고 갈 수 있는 대화가 있었을지 궁금하네요.

▶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

저는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는 이 대화를 응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물리적으로 말씀드리는 경호 등의 이유로 어렵지, 본인은 당연히 응할 것이라고 생각을 한 것이. 지금 2차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이후에 위상이 흔들렸죠.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던 것은 사실이고. 그래서 시진핑 주석이 방북함으로써 무언가 위상 강화를 하는 1차적인 조치가 되지 않았습니까? 더불어서 만약에 트럼프 대통령이 와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난다면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는 굉장히 좋은 선전 효과가 될 것이다. 그런 것이 예상이 됐고요. 그래서 그 다음날, 결국 오늘 제 예측이 맞았는데. 노동신문에 대문짝만하게 사진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고. 또 노동신문에 나타난 여러 가지 표현들을 보면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와서 만나자고 했고, 김정은 위원장이 이에 대해서 수락하시고 전격적으로 상봉하시었다. 얼마나 좋은 선전 효과가 있습니까.

더불어서 53분의 탑다운 방식, 그리고 배석자를 다 물리치고 둘이 얘기했다는 것은 2차 하노이 회담이 결렬되고 지금까지 북한이 지속적으로 원하는 것이었습니다. 2차 하노이 회담 결렬의 이유를 북한은 그렇게 생각하는 거죠. 폼페이오 장관과 존 볼턴 보좌관 때문에 망쳤다. 그래서 그 두 명을 꼭 집어서 계속 비난하지 않습니까.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내고 있죠. 주위를 다 물리치고 아까 김근식 교수님 말씀대로 가서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를 다 하는 거죠. 그래서 자기의 욕구를 다 얘기하고, 원하는 것을 얘기하고.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지난번 하노이 회담에서도 거의 사인을 할 뻔 했다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주변의 참모들이 조언해서 당신 이거 사인하면 다음 번 재선이 안 된다. 그래서 결국은 그냥 나왔다는 건데. 그런 것을 다 물리치고 얘기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를 맞이했던 거죠.

▷ 김성준/진행자:

김 교수님 보시기에는 어떠세요? 53분의 대화에서 뭘 얻어간 것 같습니까?

▶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그 53분이 사실은 베일에 싸여 있죠. 궁금하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우려스럽기도 해요. 53분이면 사실은 시진핑 주석이 평양 가서 만났던 시간은, 일정을 같이 한 것은 굉장히 길겠지만. 단독으로 만나서 배석자 없이 얘기한다는 것이 쉬운 게 아니거든요. 우리도 오사카 가서 문재인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 한중정상회담 40분 했습니다. 그러니까 공식회담보다 사실 훨씬 긴 시간을 단 둘이 있었기 때문에. 무슨 얘기가 오가든지 초미의 관심사인데. 당연히 김정은 입장에서는 둘이 만난 김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쏟아냈겠죠. 당연한 북한의 입장들을 논리적으로 설득을 하려고 했을 것이고. 또 트럼프 대통령 역시도 자기 입장이나 김정은의 속마음을 떠보려는 얘기를 했겠지만. 저는 그래서 53분의 둘만 있었던 시간이 지난 뒤에 김정은 위원장은 아무 말 없이 올라가버렸고.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돌아와서 로비에서 잠깐 기자들 응답하는 정도 하고 갔거든요. 그 때 나왔던 게 아까 말씀하신 2~3주 내에 실무협상 재개한다는 것 말고는 아무 것도 없었단 말이죠.

그래서 저는 조금 아쉬운 게. 물론 오산기지에서 미군들 격려하고 떠나야 되는 일정이 늦춰진 것은 맞습니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것을 좀 감안해줬다면 또 문재인 대통령이 조금 더 외교력을 발휘했다면. 그 53분의 회동이 끝난 다음에 단 15분 내지 20분이라도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어디 가서 차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해주는 모양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궁금하지 않습니까. 문 대통령이 옆방에 대기하고 있었고, 끝나고 나오니까 나가서 그냥 바이바이 하고 간 것이거든요. 저는 그렇기 때문에 그 53분의 내용을 다 설명해줄 수는 없다 하더라도. 물론 외교적인 채널을 통해서 이야기는 통보가 되겠죠.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 정말 같은 장소에서 따로 만나서 이런 이야기가 오갔고 이러이러한 내용이 있으나 서로 우리가 공유합시다 하고 이야기하고 갔으면 훨씬 좋았고 안심이 됐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그러면 이제부터 회담 못지않은 회동의 결과로 7월 중순 정도부터 북미가 실무협상에 들어가게 된다는 것인데. 우선 이 부분부터 재밌는 것 같아요. 북한 쪽에서는 노골적으로 사실은 폼페이오 장관은 안 된다, 곤란하다는 얘기를 했었고. 그래서 이번에 실무협상이 혹시 된다면 폼페이오 장관이 배제되지 않을까. 다른 라인을 갖추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분명하게 폼페이오 장관 주도로 실무협상이 진행되는 것을 못을 박네요.

▶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고 나서 아주 간단하게 서서 우리 문 대통령과 같이 몇 마디를 했죠. 그걸 종합해서 말씀드리면. 일단은 미국이 계속 주장하던 포괄적인 합의는 계속 한다. 그것은 기존의 주장이고. 그리고 서두르지 않겠다. 제재는 유지된다. 거기에 덧붙여서 폼페이오 장관을 책임으로 하는 실무협상팀을 가동하겠다. 제가 지금 말씀드린 것은 다 사실은 북한이 거부한 내용이거든요. 특히 폼페이오 장관은 꼭 집어서 저 사람과 못하니까 바꾸라고까지. 얼마 전에는 권정근을 통해서 그런 얘기까지 전달이 된 상태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위원장이 이것을 받았다는 것이거든요. 그러면 도대체 왜 이것을 받았을까. 아까 김근식 교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 그것을 조금 유추해볼 수 있는 게 노동신문에 내용이 나오거든요. 뭐라고 얘기를 하느냐면 거기에서 조선과 미국, 조미 사이에 혹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서로의 우려사항과 관심사적인 문제에 대해서 설명하고 전적인 이해와 공감을 표시했다. 그 의미는 결국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하노이 회담이 결렬됐을 때의 어려움들, 자신들의 입장을 충분히 얘기했다는 것이거든요. 그러고 나서 붙어서 나온 이야기가 앞으로 생산적인 대화들을 재개하고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그런 상황이 됐으니 폼페이오고 실무협상 그렇게 거부감을 갖고 있었음에도 북한이 지금 받았다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이것은 상당 부분 추정인데, 앞으로 실무협상이 이뤄진다면 구체적인 내용들이 확인이 되겠죠.

▷ 김성준/진행자:

실무협상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실무협상이 재개되는 것을 그 동안 북한은 굉장히 불편해 했죠. 그리고 하노이 노딜 이후에는 일단 실무협상을 통해서 다시 정상회담까지 가기에는 너무나 힘들었기 때문에. 그리고 실제로 싱가포르 회담이나 하노이 회담의 과정을 보더라도 싱가포르 때 성김과 최선희, 그 다음에 하노이 때 김혁철과 비건 라인도 실무협상을 하기는 했지만 사전에 문안을 조정하지는 못했거든요. 끝까지 김정은 스타일은 실무협상을 형식적으로 하되 마지막 최종담판은 지도자 간에 한다는 것이었기 때문에 실무협상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다시 김정은이 싫어하는 폼페이오-비건 라인을 기정사실화 한 채로 실무협상을 재개한다고 했기 때문에. 김정은으로서는 대화 재개에는 상당히 큰 관심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그렇게 김정은이 불편해 했던 실무협상 재개하는 데에 합의하는 정도로 53분 회동이 끝난 것 자체가 무언가 다른 이야기가 오갔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었다는 거죠. 아까 박 교수님 말씀하신 대로. 그 부분에 대한 우리의 대비 태세가 분명히 있어야 하고요. 또 하나는 그러면 미국의 실무협상은 김정은이 관여할 바가 아니지만. 어쨌든 김정은도 자신의 실무협상 대표를 새로 내놓아야 하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제 나타난 인물들이나 분위기를 봐서는 리영호가 김영철을 대신할 가능성은 확실할 것 같습니다. 그랬을 때 비건을 상대할 카운터파트가 과연 누구일지 관심사일 텐데. 그 부분도 최선희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만. 어쨌든 최선희-비건 라인이든 김영호 대신 리영호와 폼페이오, 이 두 라인이 가동된다고 한다면. 7월 중순에 시작되는 실무협상이 사실상 하노이에서 확인되었던 양측의 타협 불가능했던 입장의 절충점이 생길 것인지. 이 부분이 관건이 되겠죠.

그러나 아직까지 나타난 공식적인 북측의 입장과 미국 측 입장은 기존의 하노이 입장에서 변한 것은 없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어떠한 균형점과 합의점이 나타날지 아마 실무협상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박 교수님 그 부분은 좀 더 부연 설명을 해주시겠어요? 지금 폼페이오 장관은 아예 자신의 북한 쪽 카운터파트가 기존의 통전부 김영철, 이 라인이 아니고 이번에는 외무성, 최선희 부상 혹은 리영호가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외무성 라인으로 바뀔 것이라고 얘기를 했단 말이에요.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야 합니까?

▶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

북한이 비핵화 문제를 하거나 북미 관계를 개선하는 것은 외무성 라인이고요. 김영철 통전부장 같은 경우는 비핵화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김영철이 계속 갔다면 이게 미국이 원하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만들기 힘들죠. 외무성 라인이 들어오면 리영호나 최선희 같은 사람들은 아주 잘 알거든요. 그리고 협상 경험도 많기 때문에 녹록치 않습니다. 만나본 사람들 얘기는 다 마찬가지고. 그래서 진짜 북한이 이번에는 제대로 된 실무협상을 한다면 이 외무성 라인이 들어오는 게 맞죠. 또 하나는 저는 외무성 라인이 들어오면서 이건 좀 우려사항인데요. 더 이상 한국과는 비핵화 문제를 논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우리 김근식 교수님 잘 아시겠지만 한국과는 통전부 라인이거든요. 김영철이 통일전선부장이었기 때문에.

▷ 김성준/진행자:

통일전선부라는 곳 자체가 사실은 한국과의 얘기를 하는 곳이니까.

▶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

그리고 이상하게 남북미가 처음 시작할 때 김영철 통전부장이었고, 당시 마이클 폼페이오는 CIA 국장이었고, 우리는 서훈 원장이 됐고. 이렇게 어떻게 보면 정보라인이 시작돼서 이전과는 다른 형태로 진행이 됐거든요. 이게 원상복귀가 된다는 것은 이번 2차 하노이 회담 끝나고 북한이 확실히 다시 교통정리를 했다고 생각이 되어서요. 외무성을 통해서 비핵화 협상, 북미 대화를 통해서만 간다. 한국과는 그냥 통전부를 통해서 이전에 했던 비핵화를 빼고 간다. 그런 입장 정리가 됐다고 봅니다.

▷ 김성준/진행자:

이 부분에 대해서는 교수님도 동의를 하시나요? 그렇다면 우리가 우려해야 할 부분이 생기는 것 같은데요?

▶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그렇죠. 그러니까 어제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도 조금 우려스러운, 기분이 좋지는 않았고요. 그리고 실제로 북한의 최근에 잇따라서 문재인 정부나 남조선 당국자라고 지칭하면서 상당히 비난의 강도를 높여왔기 때문에.

아마도 제 생각에는 지난 2018년에 북한과 미국의 정상회담이 성사될 때까지는 일정 정도 남측의 역할이 필요했던 것으로 북한도 인정한 것 같아요. 왜냐하면 평창이라는 계기가 있었어야 했고. 그러면서 남쪽을 매개로 한 북한의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데에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이 일정 정도 있었는데. 성사가 됐고, 두 번을 만났고. 그리고 이른바 수시로 친서가 교환되고, 수시로 채널이 가동되고. 특히 이번 같은 경우에는 트윗 한 번에 33시간 만에 만날 수 있는 친분관계를 과시했다는 것 아닙니까. 그렇기 때문에 굳이 내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는데 남쪽을 통과할 필요가 뭐가 있느냐. 용도 폐기 비슷한 생각이 되었던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볼 때는 첫 만남을 이루기까지에는 남측의 지원이 필요했으나. 그 다음 두 번, 세 번 만남이 이뤄진 다음에는 남측이 굳이 끼어들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아마 북측이 생각하고 있는 것 같고. 그 과정에서는 남북 관계만 갖고 있는 남측의 용도가 있었는데, 그 용도는 경제적 지원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이 경제적 지원 관련해서는 개성공단이고 금강산이고 사실 별다른 실익이 없는 것으로 북은 판단하는 것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최근에 대남 비난할 때 비난의 강도를 보면 미국 눈치, 상전 눈치 그만 보고 네가 주인 된 자세로 근본 문제부터 해결하라. 이것이거든요. 그러니까 눈치 보지 말고 지원할 것 지원하라는 건데. 그게 안 되기 때문에 그러면 별 용도가 없다. 그런 식의 교통정리가 끝나서 이제는 북미도 정상회담 같은 경우에 굳이 남쪽의 힘을 빌리지 않아도 된다는 자신감이 생겼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아마 외무성 라인이 나오고. 최근에 권정근 미국국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했던 것도 이례적인 것이거든요. 외무성의 공식 담화로서 남쪽을 비난한 게 요즘 잦습니다. 과거에는 통전부나 조평통 라인에서 대남 성명을 냈는데 이제는 외무성 라인에서 한다는 것이거든요. 이것은 비핵화 문제에 관한 한 이제는 우리가 알아서 한다. 남쪽은 빠지라는 것도 아마 시사하고 있다고 봅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렇다면 문재인 대통령 입장에서는 소위 말하는 '한반도 운전자론'이라는 게 어떻게 보면 난관에 부딪힌 상황이 될 것 같은데.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비핵화 문제에 대해서 직접 당사자인 미국과 북한이 거래를 하는 것에 대해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또 우리대로 한반도 안에서의 안보 문제를 비롯해서 남북의 화해와 협력이라는 중요한 이슈가 있잖아요. 북한 입장에서 그것을 투트랙으로 갈 생각이 아예 없을까요?
남북미 판문점 회동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

남북 관계는 지금 북한이 명확하게, 굉장히 오랫동안 유지한 일종의 방침인데. 북미 관계 하위에 둔 것이죠. 지금은 남북 관계가 어렵지만 북미 간에 대화가 지속이 되면 언젠가 남북 관계는 풀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북한이 결국은 한국에게 여러 가지 지원을 요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는 것이고요. 저는 운전자론, 중재자, 촉진자 하는데. 지금 김근식 교수님 말씀에 제가 동의하는 게. 역할을 한국이 바꿔야죠. 그 전에는 북한과 미국 사이에 워낙 적대감이 강했기 때문에 서로 간에 소통 채널도 없었고, 그래서 우리가 움직일 공간이 있었습니다. 양측을 끌어들일 수가 있었죠. 그런데 지금은 이번에 아주 명확하게 보여준 것처럼 북한과 미국 사이에 아주 직접적인 채널이 있고요. 굉장히 희한한 방법이기는 하지만 트위터를 통해서 하는 채널도 그렇게 생겨버린 입장에서. 우리가 구태여 양측을 중재할 이유는 없고요. 대신에 저는 굉장히 중요한 부분을 우리 정부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주변국을 챙겨야죠.

예를 들어서 어저께 그래도 북한과 미국 사이에 빼놓고는 가장 가까이에서 모든 것을 본 것은 우리 정부니까. 이 시점에서 논의된 것을 특사를 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서 중국에게도 보내고요. 특히 중국을 챙겨야 되는 게. 지금 시진핑 주석과 중국은 이미 환구시보에도 얘기를 합니다만 당황하고 있어요. 나름대로 가서 북한을 잘 구슬려서 영향력 하에 있다는 것을 보여줬는데, 일주일도 안 가서 이것이 무너지고. 다시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간 모습들이 생겼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그것을 무너진 것으로 봐야 하나요? 중국이 잘 설득했으니까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와 다시 만날 생각을 했다. 이렇게 볼 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

▶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

그런데 환구시보에서 중국의 입장은 그렇지 않습니다. 굉장히 비판적으로 얘기가 나와 있어요. 이것이 양측 지도자 간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그리고 직접적인 지원 역할도 없다. 비판적으로 보죠. 이게 미국과 중국이 서로 간에 경쟁이 있으니까 북한에 대해서 누가 더 영향력을 하느냐. 그것도 나름대로의 경쟁의 문제인 거예요. 제가 제안하고 싶은 것은 우리가 특사를 보내서 중국에게도 가서 이러이러한 논의가 있다. 그걸 알려주면 중국 입장에서는 한국 정부에게 고마울 것 아닙니까. 더불어서 러시아에게도 가고요. 제일 중요한 것은 저는 일본에게 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워낙 일본이 지금 어떻게 속 좁게 굴더라도, 우리가 대승적 차원에서 이러이러한 게 있으니까. 왜냐하면 아베 신조 총리가 김정은 위원장 만난다고 다시 얘기했어요. 이런 입장에서 한국이 이런 문제가 어제 논의가 이렇게 됐으니 너희 한 번 우리가 도와줄게. 그러면 우리가 여러 가지 면에서 명분이 쌓이지 않을까요? 저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 김성준/진행자:

중국의 입장이 지금 말씀하신 그대로 보면 굉장히 애매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미중 양쪽이 북한을 두고 어떻게든 경쟁 관계인 것은 사실입니다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저렇게 가깝게 탑다운 방식의 협상에 전념하는 것을 중국이 훼방 놓을 수까지는 없는 것 아닌가요?

▶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그렇죠. 중국은 일단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근본 원칙으로 하고. 그 다음에 대화를 통한 평화적 북핵 문제 해결이 원칙이라는 게 일관되기 때문에. 대화 협상 자체를 반대할 명분은 없죠. 다만 지금 미중 무역전쟁, 기술전쟁, 안보전쟁으로 확산되는 전선 속에서 북한이라는 변수를 가능하면 자기가 미국에 활용할 수 있는 중요한 카드로 쓰고 싶은 게 남아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 맥락에서 오사카 가기 전에 평양 들렸다 간 것인데. 평양 들렸다 오사카 가서 미중 담판 짓고 났더니 바로 트윗 한 방으로 김정은을 불러내는 트럼프를 보면서 시진핑으로서는 이게 뭐지? 이 생각이 분명히 들었을 겁니다. 그랬기 때문에. 이게 북핵 문제에 대한 평화적 해결, 한반도의 평화적 안정, 이 부분에 대한 중국의 근본 방침이 바뀌지는 않지만. 미중 간에 시시각각 변하는 패권 경쟁 속에서 북한이라는 변수를 어떤 카드로 쓸까 하는, 계속 용도가 바뀔 수밖에 없는 거죠.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시간이 다 끝나가서 단답형으로 부탁드리겠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백악관에 갈 수 있을 것 같습니까, 없을 것 같습니까?

▶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

저는 못 갑니다. 갈 방법이 없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김근식 교수님은?

▶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저도 못 간다고 봅니다. 서로 덕담 나눈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네. 지금까지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 두 분 수고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