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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무역전쟁 휴전, 우리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앵커>

월요일 친절한 경제, 경제부 권애리 기자와 함께합니다. 권 기자, 지난 주말에 G20 정상회의에서 만난 미·중 두 나라 정상이 무역전쟁 휴전을 또 선언했는데 이거 어떻게 봐야 될까요.

<기자>

지난 주말 전반적으로 보면 미국 대통령이 북한 땅을 밟는 모습까지 봤으니까 앞으로 남북관계에서는 좀 더 좋은 소식을 들을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희망이 생기지만, 사실 우리 하반기 경기만 놓고 봤을 때는 크게 긍정적인 반전이 결국 없었습니다.

경제 측면에서 이번 G20에서 우리한테 제일 중요했던 것은 우리 일보다는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주석의 만남이었습니다. 미·중 무역전쟁이 어떻게 되느냐는 겁니다.

이게 그냥 휴전으로 끝났죠. 갑자기 악화되지만 않는 수준에서 그쳤습니다.

미국이 지난 5월부터 중국에서 수입해 가는 물건의 거의 절반에 25%의 관세를 물리기 시작하면서, 미·중 무역전쟁 상황이 악화됐는데, 5월에 악화된 이 상태가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나머지 절반에 관세 추가하겠다고 예고한 것을 안 하기로 한 정도입니다.

<앵커>

그래도 미국과 중국이 협상을 재개하기로 한 건데, 너무 부정적으로 보고 계신 거 아닌가요?

<기자>

부정적으로 본다기보다는 일단 협상을 제기하기라 한 것은 긍정적입니다. 그런데 방금 말씀드린 그 휴전 상태, 이것은 미국 측에서 사실 지난주에 예고를 했습니다.

일단 이번에 관세를 추가하지는 않고 협상 모드로 들어가겠다는 얘기가 지난주부터 미국 측에서 나왔습니다. 한마디로 시장이 예상했던 수준에서 얘기가 끝났다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어떤 전망에 더 무게가 실리냐면 미·중 무역전쟁은 역시 오래 가겠구나, 하는 쪽에 더 힘이 실립니다.

지금 상황이 작년 12월이랑 비슷합니다. 미·중 무역갈등이 1년 내내 작년에 계속 증폭되다가 12월에 브레이크가 걸렸습니다. 그때도 G20에서 휴전했습니다.

그 후에 물밑협상을 하다가 5월에 워싱턴에서 매듭이 지어지나 기대가 좀 올라갔는데, 오히려 확전됐습니다.

그리고 이때 표면은 관세 전쟁인데, 정말 알맹이는, 이면은 패권 다툼이라는 게 좀 더 확실해졌습니다. 이 갈등이 어디까지 가느냐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합니다.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요구하는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 지적 재산권 침해 안 되게 법을 바꿔라, 기술 공개 종용하지 마라, 이런 핵심사안들이 한마디로 말하면 중국이 더 크는 걸 여기서 확실히 저지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시진핑 주석이 지금 아무리 수세에 몰렸다고 해도 이걸 받아들였다가는 중국에서 입지가 어려워집니다.

그러니까 단기간에 해결되기 힘든 싸움이라는 게 점점 더 확실해지고 있고 그러니까 말하자면, 지금 올해 들어서 좀 더 악화된 상태로 작년 12월 상황에 미·중이 도돌이표처럼 돌아갔습니다.

또, 작년 12월에는 그나마 90일이라는 휴전 기간을 정했는데, 이번에는 그런 것도 없습니다. 최소한 올해 안에 극적인 타결은 어렵지 않겠냐는 전망이 점점 더 커지는 이유입니다.

<앵커>

미·중 갈등으로 우리 기업들이 반사 이익을 보는 측면도 있기는 있는데, 그렇게 크지 않은가 봐요.

<기자>

분명히 있기는 있습니다. 당장 중국에서도 스마트폰의 판매가 조금 올라갔습니다. 애플 불매 운동 조짐이 있거든요.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좀 더 근본적으로 통신장비에서 기세를 떨치던 중국기업 화웨이가 미국 제재를 강하게 받고 있어서, 우리 기업에 기회가 많이 커졌습니다.

하지만 우리 경제에 스마트폰이랑 통신장비만 있는 게 아니죠. 중국은 우리나라 최대 수출국이고 대중 수출 제조업의 80% 가까이가 지금 중간재를 수출하고 있습니다.

중국 경기가 계속 꺾이게 되면, 이 시장이 우리 제조업에 타격이 바로 옵니다. 게다가 세계 전체 교역 규모가 벌써 영향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이대로 가면 미·중 갈등 때문에 내년에 세계 생산이 530조 원 정도 줄어들 수 있다는 게 IMF의 계산입니다. 우리는 이 영향도 가장 민감하게 받는 나라들 중의 하나입니다.

[조영무/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미·중 무역갈등에 대한 우려가 하반기 이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따라서 수출 회복을 바탕으로 우리 경기가 하반기 이후 빠른 회복세를 나타낼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실현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한 가지 우리 기업들이 이번에 한숨 돌린 건,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중국이랑 휴전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우리 기업들한테 화웨이랑 거래하지 말라는 얘기를 일단은 안 했습니다. 이건 다행입니다.

대신 대기업 총수들을 만나서 대놓고 미국에 투자하라고 강하게 얘기하고 갔습니다. 이건 부담입니다.

뭔가 하는 모습을 보여야 될 정도로 얘기를 하고 갔는데, 이익만 고려해서 결정을 내릴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것은 미국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우리 기업들이 하반기에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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