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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조용히 물러가는 3호 태풍 '스팟'…주말 남부 또 호우

[취재파일] 조용히 물러가는 3호 태풍 '스팟'…주말 남부 또 호우
12년 만의 전국 동시 장마라 하지만 서울 장맛비는 아직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고 있습니다. 가끔씩 후드둑 빗방울이 떨어지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조용해지니 말입니다. 구름이 잔뜩 낀 하늘이 그나마 장마철임을 일깨우는 정도라고 할까요?

존재감 없는 것은 3호 태풍도 마찬가지입니다. 태풍이라고 하니 웬 태풍이냐고 놀라는 분이 있을 정도인데요, 태풍이 북상한다면 엄청 시끄러울 법도 한데 태풍이 몇 호인지 이름은 무엇인지 자세한 소식을 전해 들은 기억이 없으니 그럴 수밖에요.

그만큼 예고도 없이 조용한 3호 태풍은 어제(27일) 저녁 6시쯤 발생했습니다. 그것도 일본 남쪽에 바짝 다가선 뒤 말입니다. 매우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죠. 이름은 '스팟(SEPAT)'으로 말레이시아 말로 농어과의 민물고기를 뜻합니다.
2019년 3호 태풍 '스팟' 예상진로
3호 태풍은 이미 일본 도쿄 동쪽까지 이동한 상태로 오후 3시에 일본 센다이 동남동쪽 먼 바다에서 온대 저압부로 약해졌습니다. 태풍으로 발달한 지 만 하루도 채우지 못하고 일생을 마감한 셈이죠. 아무리 약해도 태풍은 태풍인지라 3호 태풍의 길목에 있는 일본에는 강한 비바람이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3호 태풍 '스팟'은 태풍 전 단계인 열대저압부 때 우리나라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공교롭게도 동시에 2개의 열대저압부가 일본 남쪽으로 북상하고 있었는데 이 열대저압부들이 많은 수증기를 한반도로 공급했거든요. 특히 강한 남동풍이 불면서 발달한 비구름이 영남 해안을 강타했는데, 이 때문에 부산과 포항 경주에 150mm 안팎의 호우가 집중됐습니다. 태풍으로서의 존재감은 미미하지만 열대저압부로 이미 제대로 된 힘을 과시한 셈입니다.

서울에서 장마를 느끼지 못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남해안과 제주도는 연일 호우 비상입니다. 장마 시작과 함께 제주도 산지에는 300mm 가까운 폭우가 쏟아졌고 남해안 곳곳에서도 100mm가 넘는 장대비가 이어졌기 때문이죠. 문제는 남해안의 호우가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점입니다.

열대저압부는 아니지만 이번에도 중국 남동부에서 발달한 저기압이 장마전선을 끌어올리면서 토요일과 일요일 사이에 또 한 차례 국지성 호우가 쏟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이번에도 남해안에는 최고 200mm, 제주도 산지에는 300mm가 넘는 폭우가 예상됩니다. 특히 한 시간에 50mm가 넘는 장대비가 쏟아질 가능성이 커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번 주말 장마전선 모식도
토요일 장맛비는 새벽에 제주도와 전남, 충남지방부터 내리기 시작하겠는데요, 아침에는 비 오는 지역이 남부와 충청 전역으로 넓어지겠고, 일요일 새벽에는 비가 점차 그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장마전선이 토요일 오전에는 남해안, 오후에는 남부지방에 머물기 때문이죠.

그 밖의 남부에는 50에서 150mm의 큰 비가 오겠고, 충청과 경북 북부에도 최고 80mm의 많은 비가 예상되지만, 서울 경기와 강원도는 5에서 20mm의 비가 오는데 그치겠습니다. 강수량도 적지만 비가 내리는 시간도 길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토요일 오후 늦게 비가 그치기 때문에 주말 야외활동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게 기상청 전망입니다.

비도 비지만 바람도 걱정입니다. 특히 강한 비가 쏟아질 제주도와 남해안 곳곳에서 시속 50km가 넘는 강풍이 이어지겠는데요, 바람을 맞고 걸어갈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바람이기 때문에 약한 시설물들이 바람이 날리지나 않을까 걱정됩니다.

이번 주말 장맛비가 그치면 장마가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장마전선이 일본 남쪽 해상으로 물러갔다가 다음 주 주말쯤 다시 북상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인데요, 다음 주 초반과 중반에는 볕이 강해 뜨거운 불볕더위가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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