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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이랑 다를 게 있나"…'자회사 정규직화' 두고 반발

노동자 처우 개선 미흡한 곳 많아

<앵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취임 이후 첫 외부 공식 일정으로 인천공항을 찾았습니다.

그 자리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다고 했을 정도로 정부는 문제 해결에 강한 의지를 보였는데 2년이 지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사상 첫 연대 파업을 예고하고 나선 이유는 무엇일지 이어서 장훈경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서울대병원 청소 하청업체 직원 62살 이충훈 씨는 11년째 의료 폐기물을 처리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보호구도 없어 주삿바늘에 찔리기 일쑤였는데 정규직이 되면 여건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병원 측은 자회사를 만들어 이 씨 같은 비정규직 670여 명을 정규직으로 고용하겠다는 방침입니다.

하지만 업무 환경이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노동자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충훈/서울대병원 하청 업체 직원 : 보호 장비라고 할 수가 없어요. 장갑 위로도 찔리고. 자회사로 가면 어차피 거기도 돈을 나눠 갖기 식이 되는데 하청이랑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해요.]

자회사 설립을 통한 정규직 전환은 전체 대상의 31%에 해당할 정도로 선호되는 방식입니다.

관건은 노동자들의 실질적인 처우 개선이 이뤄지느냐인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공공기관이 청소와 경비 업무를 위해 설립한 자회사 3곳은 정규직 전환 노동자에 최저임금인 월 174만 원 정도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용노동부 산하의 한 공공기관은 복리후생을 더 악화시켜 반발을 샀습니다.

[한국잡월드 자회사 정규직원 :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에서 만드는 제일 좋은 자회사라고 했는데…. 생리 휴가를 (이전과 달리) 월 휴무를 쓰고 사용하라는 말도 안 되는 규칙을 (만들 정도로 열악했습니다.)]

노사 분규가 발생하면 자회사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조건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흥준/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 : 모회사에서 충분한 지원을 해야 하는데 지금 상황은 자회사를 막 만들고 사실은 예전 용역회사하고 큰 차이가 없이….]

정규직화의 본질인 고용 안정과 중장기적인 처우 개선을 위해서는 모회사의 책임 강화도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

(영상편집 : 하성원, VJ : 한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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