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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간 771회 울린 아파트 '화재경보'…실제 화재는 '0건'

<앵커>

이런 건설 관련 하자가 아니라 다른 문제로 시끄러운 새 아파트들도 있습니다.

화재 경보가 시도 때도 없이 한 달에 800번 가까이 잘못 울린 아파트 단지도 있는데, 이것이 무슨 일인 것인지 화강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화재가 발생하였습니다. 피난 통로로 대피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화재경보가 울리자 아파트 관리 직원이 급히 해당 세대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화재는 없었고 감지기가 오작동했다는 것만 확인합니다.

이 아파트 단지에서는 한 달 동안 경보가 771번, 하루 25번꼴로 울렸는데 이 가운데 화재는 단 1건도 없었습니다.

경보 오작동은 지난 2015년 강화된 화재 안전기준에 따라 '연기' 감지기를 설치한 새 아파트에서 집중되고 있습니다.

연기 감지기가 연기 말고도 짙은 먼지나 습기, 밝은 빛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 원인이었습니다.

소방청이 감지기의 민감도에 따라 설치 장소에 대한 정교한 기준을 세웠어야 하는데, 서둘러 설치 기준만 높인 겁니다.

[황창혁/소방청 화재예방과 : 실외기실이나 발코니까지도 연기감지기가 설치돼 있다 보니까 외기 영향으로 미세먼지나 기타 환경적 요인으로 오동작이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생활 불편은 둘째치고 이미 양치기 소년이 되어버린 이 경보기를 아무도 믿지 않게 되는 게 더 걱정입니다.

주민들은 경보가 울려도 대피하지 않게 되고,

[홍광기/주민 : 이제는 연기감지기가 울리면 (아이들이) '엄마, 감지기 또 울려' 그러고 그냥 본인의 할 일을 하고 있는 거예요. 엄청난 화재가 일어난다고 하면 이거는 걷잡을 수 없는….]

심지어 감지기를 꺼 놓는 경우까지 생기기도 합니다.

[이영주/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열 감지기나 연기감지기의 특성을 잘 반영해서 그 공간 특성에 맞는, 신뢰성을 확인할 수 있는 감지기를 선택해서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소방청은 뒤늦게 감지기 성능을 개선하고 설치 가이드라인도 새로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민철, 영상편집 : 박지인, VJ : 정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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