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성 열 이미지로 고리 온도 첫 측정…영하 196.15도

행성을 둘러싼 고리는 토성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태양계에서 가장 큰 행성인 목성이나 외곽 행성인 천왕성, 해왕성 등도 토성 고리만큼 돋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한 고리를 갖고 있습니다.

이 중 천왕성 고리는 지금까지 모두 13개가 확인됐지만 가시광선이나 근적외선으로는 빛을 거의 반사하지 않아 대형 망원경으로나 관측됩니다.

이 고리들이 1977년 이후에 뒤늦게 발견되기 시작한 것도 거의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고리들이 칠레 아타카마 사막에 있는 전파망원경 배열인 '아타카마 대형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집합체(ALMA)'와 광학망원경 '초거대망원경(VLT)'을 이용해 찍은 열 이미지에 선명하게 포착됐습니다.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UC 버클리)에 따르면 이 대학 천문학 교수 임케 데 파테르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ALMA/VLT에 잡힌 열 이미지를 이용해 천왕성 고리의 온도를 처음으로 측정했습니다.

그 절대온도는 77K(켈빈)로 섭씨로는 영하 196.15도였습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심(深)우주 탐사선 보이저2호가 지난 1986년 천왕성 옆을 지나면서 고리를 관측했지만 온도를 재지는 못했습니다.

연구팀은 ALMA와 VLT로 천왕성 대기의 온도 구조를 탐사하다가 고리의 열 이미지를 확보했습니다.

연구팀은 이번 열 이미지를 통해 천왕성 고리 중 가장 밝고 밀도가 높은 '엡실론(ε) 고리'가 토성을 비롯한 태양계 내 다른 고리와는 다르다는 점도 다시 확인했습니다.

토성의 경우 고리를 구성하는 성분이 1㎜의 1천분의 1인 미크론(μ) 크기의 먼지에서 수십미터에 달하는 바위까지 다양한 크기로 구성돼 있으나 엡실론 고리는 골프공 크기 이상의 바위로만 구성돼 있다는 것입니다.
목성과 해왕성 고리들도 마찬가지로 미크론 크기의 입자를 갖고 있습니다.

엡실론 고리에서만 먼지 크기의 작은 입자가 없는데, 무언가 완전히 쓸어갔거나 다른 물질에 들러붙은 것인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그러나 이번 열 이미지가 천왕성 고리의 물질이 같은 데서 나온 것인지 아니면 고리마다 다른 것인지 등을 파악하고 고리의 구성성분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데 한 걸음 더 다가서게 하는 것으로 자평했습니다.

행성 고리를 구성하는 물질은 행성의 중력에 잡힌 소행성이나 다른 위성과 충돌하거나 행성에 너무 가깝게 접근했다가 파괴된 위성의 파편, 45억년 전 태양계 형성 당시 남은 잔해 등일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학술지 '천문학저널(The Astronomical Journal)' 최신호에 실었습니다.

(사진=UC 버클리/에드워드 몰터, 임케 데 파테르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