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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 보고 받고 '딴소리'…軍 '축소·은폐' 의혹

<앵커>

엿새 전 북한 배가 삼척항에서 발견될 당시 첫 조사를 맡았던 건 해경이었습니다. 자체 동력으로 항구로 들어왔다는 내용을 군과 청와대에도 즉시 보고했는데, 이틀 뒤 군 당국의 발표 내용은 상당 부분 달랐습니다. 배가 떠내려와 삼척항 인근에서 발견됐다고 했죠. 정경두 국방장관은 어제(20일) 대국민 사과를 하고 이런 허위, 은폐 행위에 대해 엄정 조치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김혜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북한 선박이 삼척항 부두에서 발견된 지난 15일 아침 동해 해양경찰서가 시간대별로 보낸 상황보고서입니다.

삼척항 내 북한 어선이 정박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아침 6시 50분 인근 파출소에 확인 지시를 내립니다.

파출소 출동 결과 북한 어선임을 확인한 해경은 7시 42분, 이들이 지난 5일 함북 경성에서 출발해 자체 동력으로 삼척항에 입항했다는 내용까지 전합니다.

전파처에는 육군 23사단과 국정원 등이 포함돼 있고 비슷한 내용의 해양경찰청 상황실이 보낸 보고서의 전파처에는 청와대 국정상황실과 국가위기관리센터, 합동참모본부 지휘통제실도 있지만 이틀 뒤 군 당국의 발표는 전혀 다릅니다.

[김준락/합참 공보실장 (지난 17일) : 북한 소형선박 1척이 '삼척항 인근'에서 발견된…]

군은 이튿날 삼척항 인근을 바다로 본 언론 보도를 바로 잡지도 않았습니다.

특히 군, 경이 삼중의 감시망을 가동하고 있는 항구에 북한 선박이 무사 진입했고, 선원들이 육지를 활보한 사실은 쏙 뺐습니다.

군은 북한 선박 관련 발표 내용을 청와대와 사전에 조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현수/국방부 대변인 : (청와대 안보실에도 보고가 됐는지?) 대강의 틀로 '이렇게 이렇게 하겠다'라고 말씀을 드리고…]

또 당시 브리핑장에는 매우 이례적으로 청와대 안보실 소속 행정관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군 당국의 발표 내용에 대한 청와대와 해당 행정관의 역할을 묻기 위해 행정관과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어제 대국민 사과를 한 정경두 국방장관은 허위 보고와 은폐 행위가 있었다면 엄정 조치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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