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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당한 것도 상처인데…어린이집들이 '따돌림'

<앵커>

지금 보시는 장면은 한 어린이집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소변을 잘 못 가린다고 보육교사가 누워있는 아이 뺨을 때리는 장면인데, 이런 충격적인 일을 겪은 피해 아동의 가족이 시간이 흐른 지금 또 다른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제보가 왔습니다' 배준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보육교사가 아이를 잡아채며 거칠게 일으켜 세웁니다.

바지가 잘 안 벗겨지자 아이를 힘으로 주저앉히더니 양손으로 내동댕이치듯 밀어 눕힙니다.

심지어 4살 아이의 뺨까지 때리고, 아이는 끝내 울음을 터트립니다.

이 아이가 소변을 잘 못 가린다는 이유였습니다.

[피해 아동 어머니 : 선생님이 자기 때려서 너무 아파서 울었다고 얘기를 해서 밥 먹을 때 밥 늦게 먹었다고 때리고 밥 흘렸다고 때리고…]

부모의 고소로 50대 가해 교사는 기소됐고 법원은 지난해 10월, "학대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며 징역형을 선고했습니다.

그런데 인근 어린이집에 이 학대 사건에 대한 엉뚱한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크게 심각한 사건이 아닌데 부모가 과도하게 반응한 거라며 어린이집 원장이 주변 어린이집 교사와 학부모 등에게 전화를 한 겁니다.

학부모들에게 해당 교사가 문제없다는 탄원서까지 종용했습니다.

[다른 원아 학부모의 증언 : 원장님한테 전화를 받기로는 '경찰이 와서 CCTV를 같이 확인했는데 웃으면서 가서 아무일이 없던 걸로 됐다' (고 해서) 당사자 엄마가 오히려 크게 생각했나 보다 그렇게 해서 어떻게 보면 저도 당한 거죠.]

그리고 이후 둘째 아이를 인근 어린이집에 보내려는데 잘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피해 아동 어머니 : '그 아이가 얘 오빠 맞죠'. 이렇게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그러면서 지금 다른 어린이집에서도 다 우리 아이를 받아주시는 원장님을 걱정하고 있다고. 왜냐하면 곤란해질 수도 있고.]

어린이집 측은 본인들도 피해를 입었다며 적반하장 식 반응입니다.

[해당 어린이집 새 원장 : 작년에 ○○○어린이집 가방을 들고 다닌다는 것조차 그것만 보고서 다른 어머님들이 손가락질하셨어요. 거꾸로 생각해보셔요.]

해당 어린이집은 교사 관리·감독 부실에 대해 어떤 제재도 받은 게 없습니다.

[피해 아동 어머니 : 만나면 제가 피해야 해요. 너무나 당당해요. 여기가 너무 무서운 거예요.]

학교폭력 사건의 경우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구제 절차가 있는 것처럼 아동학대 피해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도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 영상편집 : 이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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