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하원, 미-러 '중거리핵전력조약' 이행 중단 법안 승인

SBS 뉴스

작성 2019.06.18 23:35 조회수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러시아 하원이 18일(현지시간) 냉전시절 미-러 간에 체결된 핵무기 제한 조약인 '중거리핵전력 조약'(INF)의 효력을 중단하는 법안을 승인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해당 법안을 하원에 제출한 바 있습니다.

타스 통신은 이날 하원 원내 진출 정당 모두가 법안을 지지했다고 전했습니다.

법안은 러시아가 INF 조약 이행을 중단하며 조약 복원은 대통령의 결정으로 이루어진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뱌체슬라프 볼로딘 하원 의장은 "미국이 일방적으로 조약 이행 중단 결정을 내리면서 국제안보시스템을 위기로 몰아넣었다"면서 "우리는 러시아의 국익 보호를 위해 조약 중단 조치를 내린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원 규정에 따르면 국제 조약 비준 동의와 조약 파기 혹은 중단 법안은 세 차례 심의를 거치는 다른 법안과는 달리 한차례 심의를 통해 채택됩니다.

상원은 오는 26일 해당 법안을 심의할 예정이며 통과가 확실시되고 있습니다.

상·하원 심의를 통과한 법안은 푸틴 대통령 최종 서명과 공시 절차를 거치면 발효합니다.

지난 1987년 12월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지도자가 체결한 INF는 사거리 500~1천km의 단거리와 1천~5천500km의 중거리 지상 발사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과 시험, 배치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핵탄두 탑재 가능 미사일의 생산과 배치를 금지함으로써 냉전 시대 미-소 군비경쟁을 종식하는 토대가 된 조약으로 평가받습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조약 위반 의혹을 제기하며 지난 2월 탈퇴를 선언하면서 폐기 수순에 들어갔습니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2월 미국의 INF 이행 중단과 6개월 후 탈퇴를 선언하면서 "러시아가 (INF) 협정 준수로 복귀하지 않으면 조약은 종결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에 푸틴 대통령도 지난 3월 4일 INF 조약 이행 중단을 지시하는 대통령령에 공식 서명했습니다.

미국과 러시아 양측은 서로 상대방이 조약을 위반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며 이행 중단에 들어간 상태라 결국 조약이 폐기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