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금 북한과 접해 있는 지역은 북쪽에서 멧돼지가 넘어오는 것을 막느라고 아주 날마다 비상입니다. 치사율 100%라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때문입니다.
김관진 기자가 현장 다녀왔습니다.
<기자>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강원도 철원군. 해발 500미터의 야산 깊은 곳에 거대한 구조물이 내려집니다. 출몰하는 야생 멧돼지를 잡기 위한 포획틀입니다.
산 위쪽에서 내려온 멧돼지는 사료를 먹기 위해 이 포획틀 안에 들어와 바로 이 발판을 밟게 됩니다. 발판을 밟는 즉시 포획틀 양쪽의 문이 닫히면서 그대로 갇히게 됩니다.
포획틀은 야생 멧돼지가 자주 다니는 것으로 보이는 길 가까이 설치됐습니다.
[민경기/야생생물관리협회 : 돼지 앞발굽이고 이게 며느리발톱이에요. 그럼 이 정도 크기면 한 150근에서 200근, 그 이상이라고 봐야죠.]
철원군에서 멧돼지 폐사체 1두가 신고됐는데, 다행히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돼지 농가들은 걱정이 큽니다.
[최성순/철원 돼지 사육농가 : 농장에서 한 200미터 떨어진 지역에서 멧돼지 성체를 본 적도 있고요. 만약에 저희 농장에서 발생 된다고 하면 치료제가 없으니까 일단은 폐업까지도 우려를 해야 되고…]
실제로 아프리카돼지열병처럼 멧돼지를 통해 전파되는 돼지열병의 경우, 최근 몇 년간 접경지역에서 남하, 확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맷돼지 개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어 바이러스가 유입되면 순식간에 확산할 수 있습니다.
국내 멧돼지 서식 밀도는 1㎢당 5.2마리. 전염병 전파가 어려운 기준인 1㎢당 1마리를 훨씬 뛰어넘습니다.
상당한 예산을 쓰고도 멧돼지 개체수 조절에 실패한 것이 위험을 키웠다는 지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