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옷 입고 '100만 시위 예고'…긴장 도사리는 홍콩

송욱 기자 songxu@sbs.co.kr

작성 2019.06.14 20:41 수정 2019.06.14 21:5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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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홍콩에서 범죄인을 중국에 인도할 수 있게 하자는 데 반대하는 목소리가 거센 가운데 이번 주말에도 대규모 시위가 예고됐습니다.

100만 명이 모였던 지난 주말보다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할 거라는 예상도 나오는데, 그동안 홍콩 시민들에게 쌓여있던 반정부, 반중국 정서가 어느 정도인지 현지에서 송욱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오는 16일 대규모 시위가 예고된 홍콩 정부 청사 앞입니다.

정부와 경찰을 규탄하는 글들이 벽에 가득합니다.

직장인부터 어린 학생들까지 일요일 시위에 참석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홍콩 중학생 : 일요일에 나올 것이고 월요일에도 휴학 집회에 참석할 것입니다. 범죄인 인도 법안이 철회할 때까지 항의할 겁니다.]

일주일 전 시위 100만 명보다 더 모일 거라는 예상이 많습니다.

경찰의 강경 진압을 규탄하는 검은 옷 4km 행진도 계획돼 있습니다.

홍콩 코즈웨이베이에 있는 서점입니다.

지난 2015년 이 서점의 주인은 중국을 비판하는 서적을 팔았다는 이유로 중국으로 끌려가 조사를 받았습니다.

당시에는 중국이 납치했다고 비난했지만, 법안이 통과되면 합법적으로 중국에 끌려갈 수 있다는 게 홍콩인들이 느끼는 공포입니다.

[홍콩 시민 : 범죄인 인도 법안이 통과된다면 우리 홍콩의 사법독립체제는 와해될 것입니다.]

성난 민심에 놀란 홍콩 입법회는 법안 심의 일정을 잡지 않고 있습니다.

친중파 진영에서도 여론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법안 처리를 연기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의 중국' 원칙에 철저한 중국 정부는 오늘(14일)도 범죄인 인도 법안이 처리돼야 한다며 홍콩 정부를 강하게 압박했습니다.

또 한국 네이버를 비롯한 해외 사이트 차단을 강화하며 내부 단속의 고삐를 더욱 죄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 영상편집 : 이승진)

<앵커>

현지에서 계속 취재하고 있는 송욱 특파원 연결해보겠습니다.

송 특파원, 이틀 전에도 경찰의 강경 진압이 있었던 만큼 주말 시위가 걱정인데 홍콩 정치권에서 법안을 연기, 법안 철회 이런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네, 시위에서 나타난 홍콩인의 성난 민심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제가 오늘 홍콩 야당인 민주당의 전 의원을 만났는데 "정부에서 법안 철회를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도 돌고 있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지만, 홍콩 정부나 입법회의 공식적인 입장 변화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홍콩 정부 입장에서는 중국 중앙 정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다만, 홍콩인의 반중 정서와 경찰의 강경 진압에 대한 분노 등을 감안하면 법안 연기 정도로 대치 상황이 풀릴 것 같지 않습니다.

<앵커>

지금 홍콩 상황에 대해서 특히 미국이 관심이 많고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데 중국 입장은 계속 같은 겁니까?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홍콩 사태가 잘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었고 미국 의회에서는 홍콩에 대한 특별 대우를 재검토하겠다며 홍콩 정부를 압박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은 비교적 점잖았습니다.

하지만 시위가 더 격화되면 미국 정부가 향후 홍콩 문제를 중국을 압박하는 데 꺼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은 이에 대해 홍콩은 중국의 영토니까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속내를 좀 더 보면 대국굴기를 꿈꾸는 중국이 이번에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에서 물러난다고 하면 현재 경제 분야에서 불붙고 있는 미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