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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강 신청 노려서 돈 벌어야지"…강의 사고파는 대학가

<앵커>

대학교 수강 신청하는 날이면 학생들은 바짝 긴장하고는 합니다. 접수 시작 몇 초 만에 마감되는 과목도 많은데 이렇게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인기 과목 들을 수 있게 해주겠다며 돈을 요구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인기 과목 신청해놓은 대학생이 마치 암표 장사하듯 수강권을 팔아 부당이득을 얻는 것인데 한 과목에 수십만 원을 호가하기도 합니다.

대학가의 강의 매매 실태를 정다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올해 4학년인 A 씨는 지난주 계절학기 수강 신청을 했습니다.

졸업 필수 교양과목 중 하나를 이수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계절학기 전 수요조사에 참여하고 수강 의사도 밝혔지만, 정작 수강 신청에는 실패했습니다.

다급해진 A 씨는 대학별 커뮤니티 어플에 글을 올려 도움을 청했습니다.

[A 씨/국민대 재학생 : 제가 원하는 과목을 찾고 싶다고 문의 글을 올려보니까 바로바로 쪽지가 오더라고요.]

안도하기도 잠시,

[A 씨/국민대 재학생 : 같은 학교 학생이니까 간단히 커피 한 잔, 치킨 기프티콘 정도로 퉁 치고 싶다 얘기했는데.]

돌아온 답변은 예상 밖이었습니다.

[A 씨/국민대 재학생 : 그래도 10만 원은 받고 싶다는 학생들이 굉장히 많았고, 제일 듣고 싶었던 강의가 있는데 40만 원에 바로 거래를 하자고.]

해당 필수 과목을 수강하지 못하면 한 학기를 더 다녀야 했던 A 씨는 어쩔 수 없이 10만 원을 내야 했습니다.

대학교 수강 신청은 선착순으로 이뤄지는데 일부 학생들이 인기 강의나 필수 강의를 선점하고는 필요한 사람에게 되파는 겁니다.

거래가 성사되면 판매자와 구매자가 시간을 정한 뒤 판매자가 수강을 취소하면 대기하던 구매자가 강의를 신청하는 방식입니다.

대학생들이 즐겨 쓰는 학교 커뮤니티 어플입니다.

어플 게시판에 강의를 검색했더니 강의를 사겠다 또는 팔겠다는 글이 눈에 띕니다.

경매처럼 20만 원에서 60만 원까지 값이 뛰거나 '수강 신청을 노려서 돈을 벌겠다'는 글도 올라옵니다.

암표 장사처럼 돈을 노린 가짜 수강 신청이 늘면서 신청 때는 만석이었던 강의가 정작 개강 때는 정원을 못 채우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A 씨/국민대 재학생 : 50명이 정원인 교양을 열려고 했을 때 수강 신청 때는 빨간 불이 들어와서 수강 신청을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근데 실제로 개강을 하고 나면 40명 정도만 되고.]

한 학교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B 씨/중앙대 재학생 : 용돈 벌이 수단으로 하는 것 같아요. 수강 신청 기간만 되면 그런 글이 엄청 많이 올라와서.]

[C 씨/고려대 재학생 : (본인은 안 듣는데?) 네 그렇죠, 판매의 목적으로. 요즘은 한 문화로 자리 잡은 것 같이 대놓고 거래들이 오고 가고.]

학교 측이 수강 신청과 취소 기록을 추적해 관련 학생 징계에 나서지 않는 한 피해는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영상편집 : 이승희, VJ : 김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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