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살 서안식 씨는 지난 1973년, 두 딸을 떠나보내야 했습니다.
이후 5개월 뒤 몸조리를 마친 서 씨가 집에 돌아왔을 때, 그녀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들었습니다. 남편이 한마디 상의 없이 금쪽같은 두 딸을 입양 보냈다는 것이었습니다. '(제대로) 키울 수가 없을 것 같았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대로 집을 나온 서 씨는 남편과 별거하며 아들과 지냈고 몇 년 뒤 남편은 재결합하자며 서 씨를 찾아왔지만, 서 씨는 "화선이와 미선이를 데려오기 전에는 절대 그럴 수 없다"고 내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경찰은 두 딸의 행방을 수소문했습니다. 하지만 유일한 단서라고는 "첫째 딸은 익산, 둘째 딸은 영아원으로 보냈다"는 남편의 말이 전부였습니다.
그러던 중 경찰은 전주영아원 기록을 통해 미선 씨가 당시 2살이던 1975년에 미국 시애틀로 입양된 사실과 영어 이름이 '맬린 리터'인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에 경찰은 페이스북을 통해 시애틀에 거주하는 한 동명인 '맬린 리터'에 메시지를 보내 입양 여부를 확인했는데, 놀랍게도 그 동명인은 서 씨의 딸 미선 씨였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서 씨는 이 자리에서 "찢어지게 가난했던 가정형편과 남편의 독단으로 두 딸과 헤어졌지만 44년 만에 미선이를 만나게 됐다"며 "처음 보자마자 헤어졌을 당시의 미선이 모습이 겹치면서 눈물이 났다"고 울먹였습니다.
또 아직 생사를 알 수 없는 첫째 딸 화선 씨를 떠올리면서 "큰딸도 찾고 싶다 엄마에게 빵 사달라는 말을 참 많이 했는데 이제는 양껏 사줄 수 있는데..."라며 애타는 심정을 내비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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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