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득이한 경우' 출산 60일 뒤 양육수당 신청해도 소급지급

천재지변이나 질병 등 부득이한 경우 애를 낳고 2개월이 지나서 양육수당을 신청해도 출산일 기준으로 소급해서 양육수당을 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습니다.

보건복지부는 11일 이런 내용의 영유아보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공포하고 이달부터 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보육료, 유치원비를 지원받지 않고 집에서 만0∼6세 아동을 키우는 가정양육 가구에 월 10만∼20만 원의 양육수당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연령별 지원금액은 만0세 20만 원, 만1세 15만 원, 만2∼6세 10만 원입니다.

지원 아동수는 2018년 말 기준으로 전체 만 0∼6세 아동의 25.7%인 74만 5천677명입니다.

출생일을 기준으로 이런 양육수당을 모두 받으려면 원칙적으로 출생 후 2개월 안에 신청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영유아보육법 시행령 개정으로 자연재해나 질환 등 보건복지부 장관이 고시하는 부득이한 사유가 있으면, 영유아가 출생하고서 출생일이 포함된 60일 이내에 양육수당을 신청하지 못한 경우라도 출생일 기준으로 양육수당을 받을 수 있습니다.

복지부 보육사업기획과 박재홍 사무관은 "이전에도 보육지침으로 출산 60일을 넘겨서 양육수당을 신청한 경우 각 지자체의 보육정책위원회에서 심사해서 타당한 이유로 인정받으면 소급지급을 받을 수 있었지만, 법적 근거가 미약해서 이번에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명확하게 법적 규정을 마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앞서 한 민원인은 산후우울증으로 첫 아이 출산 후 73일이 돼서야 양육수당을 신청했다가 지자체로부터 '소급적용이 되지 않아 2개월 치 양육수당을 지급할 수 없다'는 얘기를 듣고 "부당하다"며 국민권익위원회에 고충 민원을 냈습니다.

이에 국민권익위는 민원인의 요구를 받아들여 해당 지자체에 소급해서 양육수당을 지급하라는 의견을 내고, 보건복지부엔 제도를 개선해 양육수당 소급지원 신청 기준을 완화하도록 권고했습니다.

개정안은 또 양육수당 지원 기간을 연장해 초등학교에 취학하는 6세가 된 날이 속하는 해의 다음 해 2월까지 매월 정기적으로 양육수당을 지원하도록 명확하게 규정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