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버스서 레즈비언 커플에 "키스해보라" 희롱에 주먹세례까지

영국 런던의 한 버스 안에서 20대 여성 동성애(레즈비언) 커플이 10대 청소년들로부터 폭행을 당하고 물건을 빼앗기는 '동성애 혐오 폭력'을 당했습니다.

BBC와 CNN 등은 따르면 사건은 지난달 30일 새벽 2시 반쯤 런던의 명물로 알려진 야간 이층버스에서 일어났습니다.

런던에 사는 동성애 커플인 우루과이 출신 멜라니아 헤이모나트(28)와 미국인 크리스(29)는 저녁 데이트를 마친 뒤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이었습니다.

이들이 버스 2층에 올라가 앉자 10대 남성 청소년 4명이 외설적이고 동성애 혐오적인 발언을 내뱉으며 접근해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청소년들은 헤이모나트와 크리스가 손을 잡고 있는 것을 보고 레즈비언임을 눈치채고는 성적 몸짓을 해가며 자신들이 감상할 수 있도록 "키스를 해 보라"고 요구했습니다.

청소년들은 커플이 요구에 응하지 않자 물건을 던지고 무자비한 폭행까지 가했습니다.

이어 커플의 휴대전화와 가방까지 훔쳐 달아났습니다.

커플은 얼굴과 옷 이곳저곳이 피투성이가 될 정도로 심한 폭행을 당한 모습을 페이스북에 올렸습니다.

헤이모나트는 동성애 혐오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자 자신들의 피해 사진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커플은 모두 얼굴에 상처를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특히 헤이모나트는 코뼈가 부러져 수술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런던 경찰은 현재 15~18세 사이인 청소년 네 명을 중상해와 강도 혐의로 체포했으며, 추가 용의자가 있을 가능성도 열어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피해 커플에게 위로를 보낸다. 누구도 자신의 정체성과 자신이 사랑하는 이를 억지로 숨겨서는 안 될 것"이라며 "우리는 성소수자(LGBT)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노력해야만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사진=멜라이나 헤이모나트 페이스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