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딸 학대치사 부부...딸 방치 후 술자리 사진 SNS에 올려

지난 2일 인천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된 생후 7개월 여아는 인근 CCTV 조사결과 부모가 1주일 가까이 방치하다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8일 인천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 수사계에 따르면 생후 7개월 A양이 숨진 채 발견된 시점은 지난 2일 오후 7시45분입니다.

A양 외할아버지는 딸 부부와 연락이 닿지 않자 사위 집에 찾아갔다가 거실에 놓인 종이 상자 안에서 숨져 있는 손녀를 발견했습니다.

종이 상자 위에는 이불이 덮여 있었습니다.

A양의 부모는 아버지 21살, 어머니 18살의 어린 부부였습니다.

이들 부부는 최초 경찰 조사에서 "지난달 30일 오후 딸을 재우고 마트를 다녀와 보니 딸 양손과 양발에 반려견이 할퀸 자국이 있어 연고를 발라줬다"고 진술했습니다.

이어 "분유를 먹이고 딸 아이를 다시 재웠는데 다음날 (5월 31일) 오전 11시쯤 일어나 보니 숨져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실제 8개월 된 시베리안 허스키와 5년 된 몰티즈를 집에서 키우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경찰이 이들 부부가 살던 아파트의 주변 CCTV를 확인한 결과 이 같은 진술은 모두 거짓말로 확인됐습니다.

부부는 지난달 23일 저녁 심하게 다툰 뒤 그날 오후 7시15분쯤 18살 B양이 남편과 딸을 두고 먼저 집을 나갔습니다.

21살 남편 C씨도 40여 분 뒤 딸을 혼자 두고 집에서 나갔습니다.

하루 넘게 A양을 반려견과 함께 방치한 부부는 다음날인 24일 밤에야 따로따로 집에 들어간 뒤 A양에게 분유를 먹였다고 진술했습니다.

이후 남편은 24일 밤에 다시 집을 나가고, 아내마저 25일 아침에 집을 나가면서 A양은 다시 홀로 집에 방치됐습니다.

경찰은 부부가 모두 집을 떠난 뒤인 25일 아침부터 아버지 C씨가 A양의 사망 사실을 확인한 31일 오후 4시15분까지 약 1주일간 A양은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방치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아버지 C씨는 31일 먼저 집에 들어갔다가 아기가 숨진 사실을 확인하고는 15분 만에 나온 뒤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집에 들어가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아내 B양이 "왜 그러냐"고 묻자 "그냥 말 들어라"며 이유를 말하지 않았습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B양도 같은 날 오후 10시쯤 집을 찾았다가 딸이 숨져 있는 것을 보고는 10분 만에 그냥 나왔습니다.

B씨 부부는 이달 1일 저녁 A양이 숨져 있는 집에 함께 들어가 1시간쯤 머문 뒤 다시 나와 이후부터는 모텔에서 같이 지내왔습니다.

아파트 CCTV 내용과 부부의 진술이 전혀 맞지 않았고, 경찰의 추궁이 이어지자 결국 부부는 범행 사실을 모두 자백했습니다.

아내 18살 B양은 추가 조사에서 "평소 아이 양육문제뿐 아니라 남편의 외도와 잦은 외박 문제로 다툼이 많았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이들 부부의 신병을 확보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A양의 정확한 사인은 정밀 검사결과가 나온 뒤 판단할 계획이고 반려견에 의한 쇼크사일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아내 B양은 딸을 집에 혼자 방치하기 시작한 지난달 25일 이후 지인들과 술자리를 하며 찍은 사진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 (SNS) 계정에 잇따라 올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네티즌들의 공분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B양은 집을 나온 지 엿새 만인 지난달 31일 밤 늦게 귀가했다가 딸이 사망한 사실을 알고 한 시간 가량 뒤 SNS에 '3일 연속으로 X같은 일들만 일어난다'며 욕설을 남겼습니다.

지난달 중순에는 남편이 바람을 피웠다며 그를 욕하는 글도 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