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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놓고 미·중 압박…우리 정부의 외교력은?

[SBS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4:20 ~ 16: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9년 6월 7일 (금)
■ 대담 : 우수근 중국 산동대 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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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웨이' 기업명, '중국을 위하여'라는 의미
- 中, 끝없는 美 요구에 어쩔수 없이 전략 바꾼 것
- 중국 경기 회복세…미중전쟁 장기화 돼도 불리하지 않을 것 계산한 듯
- 화웨이, 미중경제전쟁 서막…장기전 염두·대비해야
- 中의 비자 발급 조건 강화는 '작은 경고'


▷ 김성준/진행자: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우리 기업에 대해서 "중국의 화웨이 장비를 쓰지 말라." 이렇게 공개적으로 요구했다고 합니다. 미중무역전쟁의 여파로 우리 기업에 제대로 불똥이 떨어진 상황인데요. 이 달에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하는데 과연 어떤 얘기가 나올지 청와대 고심도 커질 것 같습니다.

<오늘의 인터뷰>에서 중국 소식통이죠, 우수근 중국 산동대 객좌교수 전화로 연결해서 자세한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우수근 중국 산동대 객좌교수:

네. 우수근입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성준/진행자:

우선 이것부터 정리를 해봤으면 좋겠어요. 미중무역전쟁의 한 중간에 서 있는 회사가 중국의 화웨이예요. 미국은 화웨이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고, 중국은 화웨이를 지키려고 굉장히 애를 쓰고 있습니다. 화웨이가 어느 정도 규모고 얼마나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회사이기 때문에 중심에 떠오른 겁니까?

▶ 우수근 중국 산동대 객좌교수:

화웨이가 상징하는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화웨이 이름을 보면요. 화(華) 자는 중화 할 때 '화'자이고 웨이(?) 위하여 할 때의 '위'자입니다. 즉, 중국 중화를 위하여라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중국인민해방군 장교 출신이 창립자인데요. 이처럼 이름과 창립자의 배경에서도 우리가 유추할 수 있는 것처럼 중국의 국가주의, 민족주의 색채가 물씬 풍기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현재 이 화웨이가 전 세계적인 최첨단 5G 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서 위기의식을 느낀 미국이 조치를 나선 것인데요. 이로서 알 수 있듯이 미중 사이에 제1라운드인 관세전쟁은 단순히 관세라는 한 품목에 불과한 국지전이었습니다. 하지만 제2라운드인 미중 양국의 첨단 기술 경쟁, 다시 말해 중국 기업들이 첨단 분야에서 미국의 기술 수준에 따라오지 못하도록 미연에 그 싹을 모두 자르려는 첫 시도라 할 것입니다. 이렇게 볼 때 화웨이 라운드는 미중경제전쟁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것이라는 평가가 가능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우리가 미중무역전쟁 얘기를 하면서 많은 전문가들도 그렇고 일반적으로 하는 얘기가. 이렇게 계속 가면 결국은 미국이 이기지 않겠느냐, 중국이 견뎌내지 못할 것이다. 이런 얘기를 꽤 하고 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이렇게 계속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버티려는 이유가 뭘까요?

▶ 우수근 중국 산동대 객좌교수:

어쩌면 한 쪽만 알고 얘기하는, 안타까운. 우리가 전략을 짤 때 한 쪽만 알면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는데요.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그런 말이 틀린 겁니까?

▶ 우수근 중국 산동대 객좌교수:

틀리다기 보다는 양쪽을 모두 알아야 제대로 된 전략이 수립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쥐도 궁지에 몰리면 덤빈다는 비유를 인용하고 싶은데요. 이와 관련해서 중국 당국자들에 의하면. 처음에는 아직 중국 국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미국의 요구를 들어주려고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는 끝없이 더해지기만 해서 부득불 전략을 바꾸게 되었다고 합니다. 다시 말하면 처음에는 무작정 끝도 없이 들어주기만 하다가는 계속해서 손해만 보게 되고. 그 반면에 중국 국내의 강경파나 민심으로부터도 비굴하다는 비난을 동시에 받을 바에야. 중국의 자존심을 내세우고 강경하게 항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더 낫겠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 이면에는 예를 들어 중국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과 장기전으로 가면 중국이 결코 불리하지만은 않을 수 있다는 치밀한 계산이 깔려져 있기도 합니다. 이와 관련해서 불량소년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기만 하다가 어느 순간 그를 막아낸다면 그 때부터 양자의 관계는 달라지지 않느냐는 중국 당국자의 말은 매우 의미심장하게 들리기도 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중국 입장에서 볼 때는 전의를 불태우는 건데, 주변에서 볼 때는 전쟁 한 번 제대로 나는구나 생각이 드네요.
미국, 화웨이 전방위 압박
▶ 우수근 중국 산동대 객좌교수:

말씀드린 것처럼 화웨이 라운드는 미중경제전쟁의 서막에 불과한 것이고, 경제전쟁뿐만 아니라 패권전쟁으로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장기전을 염두에 두고 우리는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패권전쟁이라는 말은 이게 단지 무역수지를 둘러싼 싸움 또는 투자나 환율을 둘러싼 싸움을 넘어서서. 소위 지구촌의 패권을 누가 갖냐는 경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말씀이시네요.

▶ 우수근 중국 산동대 객좌교수:

그렇습니다. 중국은 결코 자기들의 국력이 아직 거기에 못 미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피하려고, 그래서 말씀드린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조건을 들어주기 위해서 계속 노력을 했지만. 요구조건은 끝도 없이 늘어나고, 국내에서의 반발도 심하고, 그럴 바에야 자기들은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아닌 사회주의 국가다. 자기들은 똘똘 뭉치게 할 수 있다는 식으로 생각하면서 결국은 장기전으로 가면. 모래알과 같은 지도력에 불과한 자유민주주의 국가는 투표, 표심을 생각할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자기들이 최대의 피해자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계산을 한 것이죠.

▷ 김성준/진행자:

좋습니다. 그렇게 양측이 양보 없는 싸움을 벌이겠다면 우리는 어쩔 수 없지만요. 문제는 가운데 낀 우리의 피해가 가시화되기 시작하는 것 같단 말이에요. 최근에 주한중국대사가 이번 달부터 중국 비자 발급 조건을 까다롭게 바꿨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대사관 측에서는 허위 보도라고 선을 긋기는 했습니다만. 이런 얘기 들으면 사실은 걱정되고 사드 보복 때처럼 가슴이 철렁한단 말이에요. 그런데 이것을 중국이 우리를 어떻게든 미국 쪽의 볼모로 넘어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수단을 쓸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요?

▶ 우수근 중국 산동대 객좌교수:

맞습니다. 지금 중국의 작은 경고인데요. 이 사드, 비자 관련된 부분만 보더라도 큰 나라 중국이라고 하지만 허점도 그만큼 크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잘 알려주는 케이스라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 성급한 경고였는데요. 사실 이와 관련된 하나의 내막이 있습니다. 뭐냐 하면 주한중국대사관에서 비자 제한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듣고, 저는 평상시 중국 당국자들과 연락을 하고 있는데. 제가 바로 그것은 중국에 큰 후환이 될 것이라며 그 이유를 들어줬습니다. 그랬더니 그 이유를 듣고는 화들짝 놀라면서 그런 것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단지 너무 한 쪽으로만 쏠리면 좋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경고 차원이었는데. 우리는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하면서 한 발짝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화들짝 놀라게 만든 교수님의 말씀이 무엇인데요?

▶ 우수근 중국 산동대 객좌교수:

국제 상황이 바뀌었다. 지금 한국 내에서는 중국과 미국을 지지하는 측이 대강 비슷하거나 미국을 지지하는 측이 조금 더 많았더라면. 그 상황이 국제 상황의 변화에 따라서 미국을 지지하는 쪽으로 더 많이 바뀌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중국이 그런 상황에서 한국 내에 있는 지중파라든가 중국도 생각을 해야 한다는 사람들의 입장을 더욱 힘들게 만드는 조치를 취한다면. 한국은 미국 쪽으로 더 가깝게 갈 수밖에 없다는 것. 그 자초지종을 들려줬더니 바로 약한 모습을 보였는데요.

▷ 김성준/진행자:

말씀 잘 하셨네요.

▶ 우수근 중국 산동대 객좌교수:

여기서 우리 정부에 시사하는 바가 한 가지 있습니다. 중국은 크다고 합니다만 사실은 그만큼 허점도 많고 약점도 많거든요. 중국의 허점, 약점, 단점 같은 것을 우리가 면밀히 파악해뒀다가. 이와 같은 경우에 꼼짝 못하도록 딜을 하기도 하고 협상하기도 하고 아닐 때는 직접 찌르기도 한다면요. 중국은 거기에 합당한 결과를, 행동을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무조건 크다고 두려워하기만 하고 피하기만 하면 능사가 아니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우리가 중국이 어떻게 나올지에 대해서. 지금 교수님이 말씀하신 대로 중국이 유연하게만 행동하게 할 수 있다면 우리도 그렇게 크게 걱정은 안 하고 갈 텐데. 워낙 사드 때 겪은 게 크기 때문에 사실 걱정이 된 것이란 말이죠. 일본 같은 경우에는 거의 노골적으로 미국의 손을 들면서 가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우리는 그렇게는 곤란하단 말이죠.

▶ 우수근 중국 산동대 객좌교수:

그렇습니다. 일단은 사드 문제도 사실은 시간이 없어서 말씀을 못 드리는데. 그렇게 어렵지 않은데 우리가 너무 우리 입장에서만 약하게 생각해서 그러는데. 나중에 시간이 되면 그 문제도 말씀드리고. 지금 말씀드릴 것은 우리는 일본처럼 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왜냐하면 미중전쟁을 바라보는 일본과 한국의 입장이 너무나 다르기 때문입니다. 간단하게 두 가지만 봐도 무엇이 얼마나 다른지 알 수 있는데요. 먼저 첫 번째, 한일 양국의 경제 구도가 너무나 다릅니다. 예를 들어 일본은 물건을 중국에서 가장 많이 수입해서 미국에 가장 많이 판매합니다. 하지만 한국은 중국에서 가장 많이 수입해서 또 중국에 가장 많이 판매합니다. 즉, 중국과 일본은 자기들의 물건을 가장 많이 판매해주는, 구입해주는 미국의 눈치를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중국으로부터 자신들이 물건을 가장 많이 사주는 입장이기 때문에 중국의 눈치를 그렇게 볼 필요가 없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오히려 갑이네요.

▶ 우수근 중국 산동대 객좌교수:

하지만 우리는 중국에서 물건을 가장 많이 팔기 때문에. 우리는 일본과 달리 중국을 많이 의식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두 번째로 무역 구조가 또 다릅니다. 일본은 전체 경제 중에서 내수에 의지하는 비중이 65%고 무역은 35%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100% 무역에 의존하다시피 하니까요. 지금 같은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우리는 일본과 같이 한 쪽을 따라간다는 것은 정말 바람직하지 않은 작전인 것이죠.

▷ 김성준/진행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쪽이 워낙 강력하게 우리 보고 그 쪽 편에 서라고 할 때는. 결국 외교력이 중요한 건데 어떨지 걱정입니다. 말씀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우수근 중국 산동대 객좌교수:

네. 감사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우수근 중국 산동대 객좌교수와 말씀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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