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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천만 의료폐기물 200톤 '야외 방치'…업체는 '소각한 척'

<앵커>

병원에서 나오는 의료폐기물을 야외에 10달 넘게 방치해놓은 현장이 적발됐습니다. 천으로 대충 덮어놓은 폐기물 주위에서 약품 냄새가 진동한다는데, 감염의 위험 때문에 꼭 전문시설에서 처리해야 하는 의료폐기물이 어떻게 이런 식으로 1년 가까이 방치돼있는 것일까요. 저희가 확인한 것만 수백 톤에 이를 정도입니다.

거침없이 간다, 송성준 기자입니다.

<기자>

경남 통영의 한 어촌마을 야적장.

비닐 천막으로 엉성하게 덮어놓은 종이 박스와 플라스틱 통을 살펴보니 모두 의료폐기물입니다.

신체 부위 폐기물 즉, 조직 물류와 혈액 오염물, 쓰다 남은 약물 등입니다.

주변에서는 약품 냄새가 역하게 풍겨 나옵니다.

[우성하/부패방지평가위원회 환경위원장 : 이거 관리라고 볼 수 없어요. 그냥 방치죠. 그냥 범죄행위를 저질러 놓은 거죠.]

이런 의료 폐기물은 감염 위험 때문에 외부와 격리된 냉장시설에 보관해야 하고 5일 이내 소각하도록 법에 규정돼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여름부터 10달 넘게 이런 상태로 방치된 것입니다.

[정석원/아림환경반대 추진위원장 : 비가 오면 비가 들어갈 수 있고요. 이에 따라서 침출수가 생길 수 있고 토양도 오염될 수 있고 2차 감염 위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야적장 한쪽의 컨테이너 2곳에서도 다 쓴 링거병 등 각종 약품 병이 자루에 가득 담긴 채 발견됐습니다.

운송용 차에도 의료 폐기물이 가득 실려 있는 등 이 야적장에만 2백 톤 이상의 의료폐기물이 쌓여 있습니다.

환경당국이 폐기물 이력을 추적한 결과 한 폐기물 수거업체의 짓으로 밝혀졌습니다.

또 다른 수거업체들도 대구 달성과 경북 고령 등 모두 5곳에서 의료 폐기물 5백여 톤을 불법 보관해 왔습니다.

수거업체들은 폐기물을 소각할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합니다.

[수거운반업체 관계자 : 지금 우리 5톤 차가 일주일에 3번씩 가야 하는데 한 번밖에 못 갑니다.]

이들 수거업체의 한 폐기물 소각장은 소각 비용을 받고 전산상으로 소각한 것으로 처리한 뒤 폐기물을 돌려보내기까지 했습니다.

[대구지방환경청 관계자 : 전산상 거짓 입력 같은 경우 과태료 처분했습니다. 보관 기간 초과나 지정된 장소 외 보관은 영업정지 건이고요.]

의료폐기물이 늘어나는 상황이어서 소각 처리 능력을 확대하지 않는 한 위험천만한 의료폐기물 방치 문제는 갈수록 더 심각해질 전망입니다.

(영상취재 : 정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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