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식별장치 갖춘 크루즈선, 유람선 추돌 왜 못 피했나

항로 · 방향 바꿀 때 교신했는지도 의문

김민정 기자 compass@sbs.co.kr

작성 2019.06.03 13:4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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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언제나 그렇듯이 이런 큰 사고가 나면 사전에 이렇게 했으면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아쉬운 부분들이 계속 나옵니다. 서로 부딪치지 말라고 배마다 확인할 수 있는 식별장치를 달고 있는데 사람들이 부주의해서 이것을 제대로 안 본 게 아닌가 의심이 갑니다.

김민정 기자 설명 들어보시죠.

<기자>

전 세계 선박의 위치를 추적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해 사고 전후 두 선박의 움직임을 살펴봤습니다.

사고 직전인 저녁 8시 55분. 바이킹 시긴호와 허블레아니호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이동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9시 5분쯤 뒤따르던 바이킹 시긴호의 속도가 머르기트 다리 앞에서 급격히 줄어듭니다.

앞서 가던 허블레아니를 추돌한 사고 순간입니다.

사고 이후에도 시긴호는 멈추지 않고 느린 속도로 45분간 더 움직이다가 북쪽 부두에 정박했습니다.

헝가리 현지 언론은 2년 전부터 모든 유람선에 다른 선박의 위치와 속도, 항로를 표시하는 자동식별장치 부착이 의무화됐다며 인재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자동식별장치로 인근 선박의 진행 방향과 속도, 교각까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서로 못 보고 충돌하는 일은 없다는 겁니다.

국내 일부 전문가들은 육안으로 거리를 가늠하기 위해 자동식별장치를 켜놓고도 쓰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말합니다.

[공길영/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장 : 소형선하고 대형선하고 섞여 다니면서, 대형선에서 선교라는 브릿지에서 바라보면 작은 선들은 배에 가려서 안 보이거든요. 사고 날 확률은 굉장히 높습니다.]

자동식별장치를 쓰지 않았다면 항로나 방향을 바꿀 때 인근 선박들과 교신하는 게 보통인데 사고 직전에 통신이 제대로 이뤄졌는지도 의문입니다.

[김길수/한국해양대학교 교수 : 기적을 계속 울려가면서 미리 주의를 했어야 했는데, 인적 과실 중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자만심이거든요. 비가 많이 왔고, 바깥 유속과 접안하려고 하는 안쪽 유속이 다르고 그런 것들을 충분히 고려를 (못한 겁니다.)]

현지 매체는 사고를 낸 두 선박의 선장 모두 경험이 많은 선장들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런 복합적인 상황 때문에 사고 원인과 관련한 현지 경찰 수사는 자동식별장치 작동과 교신 여부, 또 급변침의 이유 등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편집 : 이승희, 자료분석 : 배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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