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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바꿔 10분 만에 '법인분할'…"원천 무효" 노조 반발

<앵커>

현대중공업이 주주총회를 열어서 법인을 둘로 나눴습니다. 대우조선까지 합병해서 세계 1위 조선업체가 되려면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는 건데, 고용 불안을 느끼는 노조의 반대 때문에 주주총회를 여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노동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아침 일찍 경비용역을 동반하고 나선 현대중공업 임원이 주주총회를 열겠다며 점거를 풀라고 노조에 요구합니다.

[최헌/현대중공업 상무 : 법이 다 있는데 왜 그렇게 해요. 주주총회를 해야 하는 거니까 비켜달라고.]

3시간 동안 4차례 진입을 시도하다 돌아가길 반복하던 사측.

갑자기 주총 장소가 바뀐 사실을 공지합니다.

[현대중공업 주주총회 진행인 : 시간과 장소가 변경되었음을 알려 드립니다. 시간은 11시 10분. 장소는 울산대학교 체육관입니다.]

노조원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20km 떨어진 새 주총 장소로 황급히 이동했지만, 그 사이 개회한 주주총회에서 현대중공업 법인 분할 안건은 10분 만에 통과됐습니다.

성난 노조원들이 몸싸움 끝에 진입했지만 이미 끝난 뒤였고, 이 과정에서 유리문과 벽 등 일부 시설이 파손됐습니다.

주총 결과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지주사와 신설 사업부분회사로 나뉘게 돼 앞으로 국내외 결합 심사를 통해 대우조선을 합병할 체계를 갖추게 됐습니다.

노조 측은 오는 3일 전면파업을 시작으로 주총 무효 투쟁에 돌입하기로 했습니다.

본사의 서울 이전을 반대했던 울산시는 깊은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현대중공업은 군사 작전하듯 장소를 옮겨 연 주총으로 법인 분할에 성공했지만, 노조가 원천무효를 주장하고 있어 당분간 후폭풍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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