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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장 바꿔 10분 만에 '법인분할'…현대重 노조 "원천무효"

<앵커>

대우조선과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이 노조의 강한 반대 속에 주주총회에서 법인 분할 안건을 통과시켰습니다. 회사 측은 예정된 장소를 기습적으로 바꿔 10분 만에 주총을 끝냈고 노조는 원천무효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노동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현대중공업 주주총회가 예정됐던 울산 동구 한마음 회관.

아침 일찍 경비용역을 동반하고 나선 회사 임원은 주주총회를 열어야 하니 점거를 풀어줄 것을 노조에 요구합니다.

[최헌/현대중공업 상무 : 법이 다 있는데 왜 그렇게 해요. 주주총회를 해야 하는 거니까 비켜달라고.]

실랑이가 몇 차례 계속되며 충돌 우려가 커지던 상황, 갑자기 주총 장소가 바뀐 사실이 공지됐습니다.

[현대중공업 주주총회 진행인 : 시간과 장소가 변경되었음을 알려 드립니다. 시간은 11시 10분. 장소는 울산대학교 체육관입니다.]

노조원들은 각자 오토바이를 타고 20km 떨어진 새 주총 장소로 황급히 이동했지만, 그사이 개회한 주주총회에서 현대중공업 법인 분할 안건은 10분 만에 통과됐습니다.

성난 노조원들이 몸싸움 끝에 진입했지만 이미 끝난 뒤였습니다.

[현대중공업 노조원 : (안에) 아무도 없고, 일단 우리 왔을 땐 아무도 없었어요.]

이 과정에서 유리문과 벽 등 일부 시설이 파손되기도 했습니다.

오늘(31일) 주총 결과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지주사와 신설 사업 부분 회사로 나뉘게 돼 앞으로 국내외 결합 심사를 거쳐 대우조선을 합병할 체계를 갖추게 됐습니다.

현대중공업은 앞으로 대우조선과의 결합을 통해 세계 최대 조선사로서 경쟁력을 유지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노조 측은 다음 달 3일 전면파업을 시작으로 주총 무효 투쟁에 돌입하기로 했습니다.

본사의 서울 이전을 반대했던 울산시는 깊은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현대중공업은 군사 작전하듯 장소를 옮겨 연 주총으로 법인 분할에 성공했지만, 노조가 원천무효를 주장하고 있어 당분간 후폭풍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정경문, 영상편집 : 김종우, CG : 최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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