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는 봉준호의 '영화 속 분신'…20년 호흡 "천생연분"

배준우 기자 gate@sbs.co.kr

작성 2019.05.27 20:31 수정 2019.05.28 04:3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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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신대로 오늘(27일) 공항에서도 어제 시상식에서도 봉준호 감독 옆에는 항상 배우 송강호 씨가 함께했습니다. 송강호 씨는 그동안 봉준호 감독이 만든 장편 영화 7편 가운데 4편에 출연했습니다. 먼저 살인의 추억에서는 연쇄살인 사건을 파헤치는 형사로 나왔고, 1천만 명이 넘게 본 영화 괴물에서는 가족을 구하는 평범한 가장으로, 또 설국열차에서는 보안 기술자로 변신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영화 기생충에서 다시 한번 가장이라는 평범한 역할을 맡아 송강호다운 연기를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봉준호 감독은 이런 송강호 씨를 향해 자신의 페르소나, 즉 봉준호의 생각을 대신 스크린에 그대로 옮겨주는 분신 같은 존재라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두 사람이 지난 20년 가까이 쌓아온 믿음과 호흡이 세계 최고의 영화제에서 결실을 맺었습니다.

배준우 기자입니다.

<기자>

환영인파와 취재진 앞에 선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 씨, 서로 챙겨주기 바쁩니다.

[송강호 배우 : 오우 아이고.]

[봉준호 감독 : (마이크) 되게 무거워.]

[송강호 배우 : 내가 들게, 내가 들게.]

[봉준호 감독 : 내가 들게, 내가 들게.]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 씨는 칸 시상식 때도 서로를 배려했습니다.

'기생충'이 호명된 영광의 순간 봉준호 감독은 배우 송강호 씨에게 무대를 내어줬습니다.

봉 감독이 배우 송강호 씨에게 무릎을 굽혀 상패를 전달하는 장면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봉준호 감독 : 계획한 건 아니에요.]

[송강호 배우 : 그런 퍼포먼스를 해주셔 가지고 깜짝 놀라기도 하고 너무 감동적이었습니다.]

두 사람의 인연은 16년 전 '살인의 추억'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각각 무명 배우와 조연출이던 시절 인연을 기억해 봉 감독의 출연 요청을 송강호 씨가 수락했고 이른바 '인생 캐릭터'를 만들었습니다.

이 영화는 봉준호 감독을 스타덤에 올려놨고 두 사람의 호흡은 천만 영화 '괴물'을 비롯해 '설국열차'와 '기생충'으로 이어졌습니다.

[강유정/문화평론가 : 송강호가 출연했던 모든 작품이 성공했던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송강호 배우가 봉준호 감독과 함께 연기를 했을 때는 언제나 호평이었던 거죠. 그리고 이걸 시너지라고 부를 수 있을 듯 해요.]

봉 감독은 송강호 씨를 자신의 영화 세계를 대변하는 배우라고 말합니다.

[강유정/문화평론가 : 봉준호 감독이 만들고자 하는 영화 세계의 얼굴에 가장 송강호가 부합하는 얼굴이고, 봉준호가 만들어낸 세계에 또 잘 부합하는 두 사람은 좀 천생연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감독과 배우 간의 탄탄한 신뢰와 끊임없는 예술적 실험이 칸 영화제 최고의 영예라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영상취재 : 주 범, 영상편집 : 오영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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