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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靑 20개월 돌아보니…탁현민이 꼽은 최고의 순간은?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SBS에 있습니다.

■ 방송 :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월~금 (14:00~16:00)
■ 진행 : 주영진 앵커
■ 대담 : 탁현민 전 청와대 행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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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영진/앵커: 역대 청와대 행정관 가운데 이분만큼 언론에 그 이름이 자주 오르내렸던 분이 있을까 싶습니다. 영상으로 이미 다 소개해 드렸으니까 저는 별도의 소개 없이 바로 인사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탁현민 전 청와대 행정관 지금은 대통령 행사기획자문위원입니다. 어서 오십시오.

▶ 탁현민/전 청와대 행정관: 안녕하세요?

▷ 주영진/앵커: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 탁현민/전 청와대 행정관: 불러주셔서 영광입니다.

▷ 주영진/앵커: 저도 개인적으로는 전화 통화는 여러 차례 했습니다만 실제로 이렇게 만난 적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 탁현민/전 청와대 행정관: 그러네요. 오랫동안 전화를 주셔서.

▷ 주영진/앵커: 어떻게 지내셨어요? 청와대 떠난 게 언제죠?

▶ 탁현민/전 청와대 행정관: 제가 2월 7일자로 사직이 처리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 주영진/앵커: 2월 7일자. 그러면 석 달 반, 넉 달이 다 되어 가는데.

▶ 탁현민/전 청와대 행정관: 그러네요.

▷ 주영진/앵커: 이 넉 달은 어떻게 지내셨습니까?

▶ 탁현민/전 청와대 행정관: 실은 사직이 되기는 했는데 아시다시피 다른 보직을 맡게 돼서 지금은 그 일을 좀 수행하는 중입니다.

▷ 주영진/앵커: 행사기획자문위원이라고 하면 상근은 아닐 거고 어쨌든 간에 수시로 계속해서 일을 해야 하는 겁니까?

▶ 탁현민/전 청와대 행정관: 뭐 이제 행사기획자문위원이라는 게 대통령의 자문위원 중에 하나니까 실제로 상근을 한다거나 정해진 딱히 정해진 업무의 룰이 있는 건 아니에요.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참석하시는 주요한 행사는 일정 부분 개입을 하거나 혹은 일정 부분 의견을 드리거나 혹은 약간의 연출적 책임을 맡거나 이런 일들은 하고 있고요. 다만 예전처럼 청와대 내부에서 벌어지는 여러 정책 행사들이나 경내에서 벌어지는 행사들이나 일반적인 정무적 일정들은 그것을 새로 맡은 분들이 하는 것으로 정리해 놓았습니다.

▷ 주영진/앵커: 그러면 사실 뭐 제가 궁금한 것도 많고 질문드릴 것도 많은데 자신의 인생에서 청와대에서 일할 거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을 것 같아요.

▶ 탁현민/전 청와대 행정관: 없었죠.

▷ 주영진/앵커: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기 전까지는.

▶ 탁현민/전 청와대 행정관: 그러니까 대통령을 만나고 대통령께서 후보 시절에도 저분이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 제가 헌신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하겠다까지는 생각을 했지만 그런 고민이 좀 없었던 것 같아요. 대통령이 되고 나시면 나는 뭘 하지? 이런 고민은 할 시간적인 여유가 좀 없었던 것 같아요. 아시다시피 대선이 너무 빨리 다가왔고 너 나 할 것 없이 급하게 준비들을 했기 때문에.

▷ 주영진/앵커: 그랬죠.

▶ 탁현민/전 청와대 행정관: 개인적으로 나는 무엇이 하고 싶다든지 무엇이 되고 싶다 뭐 이랬던 생각은 미처 못 했던 것 같습니다.

▷ 주영진/앵커: 그런데 어쨌든 간에 중요한 일을 맡았어요. 그리고 저도 느꼈습니다만 탁현민 행정관이 참여한 청와대 행사, 국가 행사가 예전과 완전히 달라졌다는 생각을 저는 했었거든요. 일을 하면서 가장 우선시했던 것,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게 뭡니까?

▶ 탁현민/전 청와대 행정관: 저는 뭐 대통령의 행사라는 게 두 가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하나는 이제 대통령으로서의 품격이 드러나야 하고 행사에. 동시에 대통령은 국가의 최고 지도자니까 국민들에게 훨씬 더 친근하게 접근해야 한다. 그 두 가지가 모든 행사를 기획하거나 혹은 연출할 때 고려해야 할 지점이라고 생각을 했고요. 그래서 경우에 따라서는 대통령의 위엄이 돋보이는 방식으로 행사를 기획해야 할 때가 있는 거고 또 어떤 경우에 따라서는 위엄보다는 대통령의 친근함을 강조하고 대통령께서 생각하시는 진심이 가장 보편적인 방법으로 국민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주영진/앵커: 조금 전에 나왔던 건 기업인들과 양복 상의를 탈의하고 와이셔츠 차림으로 만났던 장면. 그리고 이 장면이 참 기억에 많이 남는데. 2018년이죠?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 도중에 유족을 안고 대통령이 저렇게 위로하는 장면. 저때 많은 분들이 정말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구나라고 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던 인상적인 장면이에요.

▶ 탁현민/전 청와대 행정관: 그러니까 이제 대개 저런 것들을 일부 어떤 분들은 연출이 아니냐.

▷ 주영진/앵커: 자유한국당에서 그런 이야기 많이 했죠. 쇼다, 이벤트 잘한다.

▶ 탁현민/전 청와대 행정관: 오랫동안 그분들이 아마 그렇게 해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보시면 아시겠지만 대통령께서는 뒤돌아나가는 사람의 뒷모습을 향해서 달려나가셨잖아요, 걸어나가셨잖아요. 그건 연출의 A, B, C를 안다면 그렇게 몸을 돌리고 나가게끔 하지 않죠. 그거는 기본적인 문법에 해당하는 거죠. 그러니까 저건 저 장면이 국민들에게 감동을 줬다면 그건 대통령께서 갖고 있는 기본적인 성품으로 인한 감동이죠. 저기서의 연출은 저분이 그 글을 읽는 것까지가 연출인 거죠. 그 이후에 벌어진 일은 대통령께서 본인의 생각과 본인이 느꼈던 감정을 보여주신 거죠, 그냥.

▷ 주영진/앵커: 명료하게 이해가 되네요. 저 유족께서 대표로 나와서 저 글을 읽었을 때 거기까지가 연출이었던 거지.

▶ 탁현민/전 청와대 행정관: 그렇죠.

▷ 주영진/앵커: 그다음에 대통령이 걸어 돌아서 나가는 그 분을 향해서 나오는 장면은 이거는.

▶ 탁현민/전 청와대 행정관: 그건 연출을 할 수가 없죠. 어떻게 그걸 연출을 하겠습니까? 대통령님 뒤에 돌아서 있는데 가서 부르셔서 안으십시오 이렇게 이야기하기는 어렵죠. 그러니까 앞의 장면이었던 기업인들하고의 호프 미팅도 이게 어렵게 생각하실 게 없는 게 편하게 기업인들과 만나자라는 거였잖아요. 그러면 가장 편하게 저 여름에 초여름에 선택할 수 있는 보통 사람들의 방법이라는 게 맥주 한잔하자는 거였고 그러면 손님을 초청하는 입장에서는 청와대에서 가장 예쁜 곳에 초청하는 게 맞는 거고 그리고 다 같이 잔을 들고 건배하는 장면 그다음에 재킷을 입는 것보다는 벗는 게 훨씬 더 편하게 보인다. 이게 아주 일목요연한 말 그대로 자연스러운 거거든요. 그런데 저걸 뭐 일부러 저렇게 했다. 뭐 어울리지 않게 억지스럽다 뭐 이렇게 얘기하시는 분들은 저 날씨에 저런 형태를 어떻게 만드시려고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 주영진/앵커: 저 부분에서 어쨌든 양복 탈의하고 맥주 한잔하자. 이거는 어쨌든 간에 탁현민 행정관의 머릿속에 있었던 아이디어였던 건 분명한 겁니까?

▶ 탁현민/전 청와대 행정관: 기업인들과 편안하게 만나자가 저에게 주어진 롤이었고 그러고 나서는 이제 어떻게 그거를 보여드릴지에 대해서는 저뿐만 아니라 이 일을 맡은 여러 사람이 같이 고민을 했던 거죠.

▷ 주영진/앵커: 최근에 언론 인터뷰를 조금 하셨어요. 남북정상회담 얘기는 워낙 많이들 질문이 나왔고 저도 기사는 봤습니다마는 또 주영진의 뉴스 브리핑 보시는 분들 가운데는 또 그 기사를 못 보신 분도 있을 텐데 남북정상회담, 이 이야기는 안 할 수가 없죠. 3차례나 있었고.

▶ 탁현민/전 청와대 행정관: 그렇죠.

▷ 주영진/앵커: 또 볼 때마다 많은 국민들이 깜짝 놀라거나 감동을 받았던 장면이 있는데 탁현민 행정관이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는지 그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저희가 좀 나누려고 하는데 탁현민 행정관님 우리 봉준호 감독, 송강호 씨 이번에 좋은 소식 들으셨죠?

▶ 탁현민/전 청와대 행정관: 네, 들었습니다.

▷ 주영진/앵커: 그러면 우리 탁현민 행정관과 인터뷰는 잠시 미루고요. 봉준호 감독의 귀국 소감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 봉준호/영화감독: 저도 처음이지만 한국 영화 전체로서도 처음이기 때문에 특히 더 기쁜 일이 아닌가 싶고요.

▶ 송강호/영화배우: 그렇죠. 뭐 여러분들의 성원과 사랑이 오늘의 이 결과를 만들었지 않나 하는 그렇게 생각이 들고 끊임없이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여러분들 보여주셨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기자: 올해가 한국 영화 100주년인데 많은 한국 팬분들이 같이 응원을 해 주셨어요. 한국 팬분들한테 좀 말씀을 해 주신다면.

▶ 송강호/영화배우: 봉준호 감독도 마찬가지겠지만 한국 영화에 대한 열광 같은 어떤 여러분들의 사랑이 오늘의 결과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 봉준호/영화감독: 뭐 폐막식 파티 때 심사위원분들하고 이야기 나눴었는데요. 그분들도 이제 한국 영화 100주년인 거를 모르고 계셨는데 제가 그 이야기해 드렸더니 되게 기뻐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아마 칸 영화제에서 이번 한국 영화 100주년 선물을 큰 선물을 한국 영화계에 준 것이 아닌가. 굳이 의미를 따지자면 그런 것 같더라고요.

▶ 기자: 여러 해외 매체의 평 가운데 이제 감독님 본인 자체가 하나의 장르가 됐다는 평까지 나왔지 않습니까? 이 이야기 들으셨을 때 좀 어떠셨습니까?

▶ 봉준호/영화감독: 가장 듣고 싶었던 어떤 말이었달까요? 제가 되게 기뻤고요. 수상한 것만큼이나 그 문장 한 줄이 되게 기뻤었습니다.

▶ 기자: 또 화제가 됐던 게 감독님이 이렇게 무릎을 굽혀서 배우님께 트로피를 주신 그게 화제가 됐었는데 뭐 두 분께서 함께 이룬 성과여서 더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 봉준호/영화감독: 계획한 건 아니에요.

▶ 송강호/영화배우: 감독님이 그런 퍼포먼스를 해 주셔서 깜짝 놀라기도 하고 너무 감동적이었습니다.

▶ 기자: 황금종려상 받은 감독이 그런 경우가 거의 없지 않나요?

▶ 봉준호/영화감독: 거기가 이제 그 안의 시상식장이 아니라 바깥에 있는 포토콜 장소예요. 그거보다 더한 여러 가지 기행들이 많이 벌어집니다, 거기 외국 감독과 배우들 보시면. 저희는 뭐 그냥 가벼운 수준에서.

▶ 기자: 특히 이번 주 목요일이 영화 기생충 국내 관객들에게 보이는 날이지 않습니까? 그래도 좀 부담 있으신가요?

▶ 송강호/영화배우: 뭐 감독과 배우나 제작자나 영화 개봉하기 직전이 가장 떨리고 부담스럽고 걱정도 되고 또 설레기도 하고 기대가 되기도 하고 아주 심정이 복잡하죠. 늘 그렇죠, 뭐.

▶ 기자: 특히나 화제가 됐던 게 그 촬영 현장에서 여러 배우분들 배려해 주시기도 하고 특히 제작 현장에서 어떻게 주52시간을 지켰다는 얘기가 알려지면서 또 한 번 회자가 됐거든요. 그 얘기 혹시 들으셨나요?

▶ 봉준호/영화감독: 기생충만의 독특한 우리가 유별나게 그런 상황은 아니고요. 이미 2~3년 전부터 영화 스태프들의 근로 방식이나 또 급여나 이런 부분들 다 정상적으로 다 정리가 되어 있었어요. 그래서 한국 영화계는 최소한 2, 3년 전부터 그런 식으로 촬영 현장을 계속 정상적으로 진행해 왔습니다. 그 부분에 있어서 자랑스럽게 다들 생각합니다, 영화인들.

▶ 기자: 기생충은 한국 팬분들이 어떤 영화로 좀 봐주셨으면 하는지 하고 종려상 트로피를 지금 어디에 보관하셨는지도 궁금해요.

▶ 송강호/영화배우: 트로피는 저쪽에 지금 가고 있는 것 같고요.

▶ 봉준호/영화감독: 우리 트로피 전담요원께서 저기 가시네요. 저나 강호 선배 이제 그런 걸 잘 간수를 못해서. 아주 잘하시는 분이 있습니다, 저기.

▶ 기자: 기생충 영화를 어떻게 보셨으면 좋겠는지.

▶ 송강호/영화배우: 글쎄요, 뭐 상보다도 봉준호 감독께서 20년 동안 쭉 견지하고 노력해 왔던 한국 영화의 어떤 진화의 어떤 결정체를 드디어 완성하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뭐 며칠 있으면 개봉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여러분들께서 그걸 직접 뭐 상보다는 작품을 봐야겠죠, 그렇죠.

▶ 봉준호/영화감독: 특히 여기 강호 선배님 계셔서 하는 얘기가 아니라 강호 선배님을 포함한 멋진 배우들이 많이 있어요. 그 배우들이 뿜어내는 이런 희로애락이 다양한 감정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뭐 칸은 둘째 치고 우리 배우분들의 활약 그 부분 주목해서 보시면 되게 재미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 기자: 이만 끊겠습니다.

▶ 송강호/영화배우: 고맙습니다.

▶ 봉준호/영화감독: 감사합니다.

▷ 주영진/앵커: 영화감독 봉준호 씨, 주연배우 송강호 씨. 귀국하면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받은 소감을 이야기했습니다. 혹시 탁현민 우리 자문위원도 봉준호 감독 개인적으로 좀 아십니까?

▶ 탁현민/전 청와대 행정관: 한 번 뵌 적이 있고 이야기를 잠깐 나눠본 적이 있습니다.
탁현민 전 청와대 행정관
▷ 주영진/앵커: 이번 수상 소감 소식 들으시면서 소감도 들으셨는데 어떤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까?

▶ 탁현민/전 청와대 행정관: 아니, 뭐 여러 좋은 이야기들 그다음에 본인이 느끼는 감회나 이런 것들에 대해서 저도 팬의 한 사람으로 정말 축하드리고 싶고 그런데 이제 그 대목이 역시 저는 딱 걸리더라고요.

▷ 주영진/앵커: 어떤 거요?

▶ 탁현민/전 청와대 행정관: 본인도 블랙리스트 문제가 여전히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는 취지의 말씀을 인터뷰에서 하신 게 제가 다른 언론을 통해서 봤는데 저 역시도 같은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인지 저런 대가도 그게 큰 상처가 됐었구나라는 생각에 비슷한 상처를 가지면 묘한 위로도 되고 또 나에 대한 자신감이라고 할까요. 혹은 그 시절을 겪었지, 우리도, 나도. 이런 생각도 들고 그래서 조금 새로웠습니다.

▷ 주영진/앵커: 봉준호 감독과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이야기는 잠시 뒤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2부에서 여러분께 자세히 전해 드리겠습니다. 꼭 봐주시기 바라고요. 남북정상회담 이야기 저희가 조금 전에 했었는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이 판문점에서 환송하는 장면이라고 이야기를 들었는데 맞습니까? 아니면 혹시 그 사이에 내가 생각해 보니까 더 인상적이었던 장면이 있던데 하는 게 혹시 있습니까?

▶ 탁현민/전 청와대 행정관: 글쎄, 이제 정확하게 제가 얘기했던 것은 환송 행사를 하기 직전에 한 15초 정도 주었던 암전이 그냥 다 차치하고 만약에 내가 그냥 한 명의 연출가라면 그렇다면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이 될 것이다라는 취지로 말씀을 드린 건데요.

▷ 주영진/앵커: 남북 정상이 만나는 장면이 경호 문제가 정말 가장 중요한데 불이 꺼진 상태로 10초, 15초 있었다. 사실은 쉽게 상상할 수 없던 장면이죠.

▶ 탁현민/전 청와대 행정관: 그렇죠. 저는 그리고 그게 상당히 크고 중요한 울림을 주는 메시지가 될 거다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실은 언론에서는 별로 주목하지 않으셔서.

▷ 주영진/앵커: 주목하지 않았어요.

▶ 탁현민/전 청와대 행정관: 조금 좀 생각이 많이 다르구나 이런 느낌을 받았던 적은 있었는데 전반적으로는 남북정상회담은 1차 회담이 줬던 강렬한 인상도 있지만 마지막 그러니까 제가 경험했던 마지막 3차 회담에 두 분이 백두산 천지 두 내외분이. 백두산 천지에서 대화를 나누시고 거기를 둘러보시는 그런 게 저는 무척 인상 깊었던 장면이라고 할 수 있겠죠.

▷ 주영진/앵커: 백두산 천지에서 남북의 정상 부부가 함께 대화를 나누고. 그리고 그때 삼지연인가요? 어디서 또 도보다리 산책을 연상케 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 탁현민/전 청와대 행정관: 마침 다리가 하나 있어서.

▷ 주영진/앵커: 산책을 하면서 그때 문재인 대통령이 설명하는 이야기가 들렸어요. 한국의 우리 남측의 방송사들이 도보다리회담 때 새 소리, 바람 소리 이런 걸 다 들려줬다고 김정은 위원장에게 설명을 했는데 나중에 보고를 한 겁니까? 아니면 대통령이 보도를 보고 나서 대통령이 직접 알게 된 내용입니까?

▶ 탁현민/전 청와대 행정관: 새 소리, 바람 소리요?

▷ 주영진/앵커: 새 소리, 바람 소리 이런 거 다 들렸다.

▶ 탁현민/전 청와대 행정관: 그거는 나중에 아셨죠. 왜냐하면 대통령께서는 어쨌든 대화 중이셨을 테고 거기에 방송 카메라나 현장음이 수음되는 거라고는 생각을 못하셨을 거고요. 나중에 또 본인이 한번 그 영상을 돌려보시기도 하셨을 테고.

▷ 주영진/앵커: 보고도 하셨어요?

▶ 탁현민/전 청와대 행정관: 보고도 드렸고 대통령께서 마지막 장면에 이제 두 정상의 그날 있었던 사진을 저희가 외벽에 역시 미디어파사드 형식으로 투사를 했잖아요. 그걸 잘했다고 그걸 보고 있었기 때문에 두 분 정상이 같이 손을 붙잡고 한참 동안 있을 수 있었다고 잘했다고 그런 말씀도 해 주셨습니다.

▷ 주영진/앵커: 그때 탁현민 행정관도 현장에 있었죠. 그때 판문점에.

▶ 탁현민/전 청와대 행정관: 네.

▷ 주영진/앵커: 저희도 방송을 통해서 라이브로 실시간으로 중계방송을 하고 있었는데 소리는 안 들리고 남북정상의 모습만 멀리서 보이고 뭔가 얘기는 하고 있고. 들어보니까 새 소리, 바람 소리 들리고 생방송 도중에 한 2분 넘게.

▶ 탁현민/전 청와대 행정관: 그렇죠.

▷ 주영진/앵커: 그대로 들려드렸던 기억이 납니다. 상상 한번 해 보십시오, 남북 정상들이 무슨 얘기하는지.

▶ 탁현민/전 청와대 행정관: 그게 사람들의 정서에 반응할 수 있었던 이유는 어쩌면 평화라는 게 어떤 대단한 레토릭으로 가는 게 아니라 함께 앉아서 새 소리, 바람 소리 듣는 게 평화 아니냐는 의도하지 않은 의도하지 않은 메시지가 전달됐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 주영진/앵커: 남북정상회담뿐 아니라 또 5.18 광주 민주화 운동 기념식, 한미정상회담도 상당히 청와대에서 근무하는 동안 중요한 이벤트 아니었겠습니까?

▶ 탁현민/전 청와대 행정관: 그렇죠. 트럼프 대통령의 첫 방한 때는 정말 많은 분들이 신경도 많이 쓰셨고.

▷ 주영진/앵커: 전통 취타대 연주했던 장면이 기억이 나던데.

▶ 탁현민/전 청와대 행정관: 입장을 할 때 보통 삼청동의 분수대 쪽을 통해서 차량이 이동하게 되는데 그냥 들어오시는 것보다는 취타대가 예전의 가마를 호위하고 들어오는 것 같은 그림을 연출해 보는 게 좋겠다고 해서 저희가 이미 취타대는 실은 노무현 대통령 때 만들어진 그리고 구성이 되어 있고 조직이 돼 있던 의장대의 한 부분이었기 때문에 한 두어 번 정도 연습하고 완벽하게 세팅을 할 수 있었습니다.

▷ 주영진/앵커: 내려서 그 취타대를 따라서 대통령이 들어오는 이 부분을 새롭게 한번 아이디어를 내봤던 거다 이거죠?

▶ 탁현민/전 청와대 행정관: 내리신 건 아니고요. 차량을 가마라고 생각하고 그 차량을 호위한 채로 대열이 같이 움직여서 정문을 통과해서 본관 앞까지 들어오시는 그런 동선과 연출이었죠.

▷ 주영진/앵커: 탁현민 행정관이 워낙 언론에 이름이 자주 오르내려서 많은 분들은 정말 힘이 센 사람이다. 청와대 행사는 탁현민 행정관이 혼자서 다 했다 이렇게들 알고 있는데 맞습니까? 아니면 청와대 내부 회의 과정에서 탁현민 행정관이 낸 아이디어도 많이 채택되지 않았던 적이 있습니까?

▶ 탁현민/전 청와대 행정관: 글쎄요. 저는 뭐 이게 두 가지 질문이 중첩돼 있는 것 같은데 저를 보고 실세라고 하는데 정말 실세가 맞느냐는 질문과 실제로 제가 했던 행사들이 전부 제 머릿속에서 나온 거냐 이 두 가지 질문을 같이 하신 것 같아서 나눠서 답변을 드리자면 실세로 보이게끔 하고 싶은 분들이 계시겠죠. 그거는 그분들의 의도라고 생각하고요. 대통령 행사를 기획하는 사람이 실세라면 얼마나 실세일지 한번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무슨 정책을 결정하거나 국가의 큰 방향을 결정한다거나 실은 정책의 뭐 세부사항도 제가 결정하는 건 아니죠. 저는 정책이 결정되면 그리고 그 세부사항이 결정이 되면 그것을 국민들이 가장 듣기 좋게 정확하게 진심이 전달될 수 있도록 행사를 만드는 사람이죠. 그러니까 제가 청와대 전체의 실세라고 주장하는 것은 상당히 근거가 없고 좋지 않은 의도로 저를 공격하거나 혹은 이 정부에 대한 공격이라고 생각하고요. 행사를 기획하는 데 있어서 제 의지가 반영이 되느냐. 반영이 되죠. 왜냐하면 제가 그 일에 책임을 지고 있었으니까. 저는 공무원이라는 일을 제 생애 처음 해 보지만 저에게 주어진 역할이 있고 역할이 있다는 건 그만한 책임도 있다고 생각하고 역할과 책임이라는 건 그만한 결정 권한도 저한테 있다고 생각했고요. 그 선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는 그것에 대해서 권한도 행사했고 결정도 했고 책임도 졌습니다.

▷ 주영진/앵커: 혹시 혼나거나 질책 받은 적 없습니까?

▶ 탁현민/전 청와대 행정관: 질책을 받았던 적은 없지만 끝나고 평가에서 좋지 않았던 적도 있죠. 모든 행사가 어떻게 다 좋을 수가 있겠습니까? 다만 뭐 저로서는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다 했고 하나하나 행사마다 똑같이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 주영진/앵커: 질문드릴 게 너무 많은데 좀 이제 짧게 대답해 주시면 제가 스피드 있게, 속도감 있게 한번 질문을 해보고 싶어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실제로 본 사람이 대한민국에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어쨌든 직접 많이 봤을 거예요. 또 현송월 삼지연 단장인가요? 또 만나서 직접 파트너로서 일을 했던 것도 같은데 어떤 장면들이 인상적이고 주고받은 대화 중에 내가 아, 청와대에 근무하면서 이 사람과 이런 이야기를 했던 게 내가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는 장면이 혹시 있는지.

▶ 탁현민/전 청와대 행정관: 김정은 위원장님하고는 제가 뭐 사적으로 대화할 만한 위치에 있지 않았잖아요. 다만 이제 아주 공적으로 고생했다 뭐 수고했다 고맙다 이 정도 이야기를 나눴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고요. 직접 본 김정은 위원장의 모습은 다른 여러 가지 설명보다도 뭐랄까요. 사람이구나, 우리와 똑같구나.

▷ 주영진/앵커: 김정은 위원장도 사람이구나.

▶ 탁현민/전 청와대 행정관: 네. 그런 느낌이 제일 강렬했던 것 같고요.

▷ 주영진/앵커: 왜 그랬을까요?

▶ 탁현민/전 청와대 행정관: 모르겠어요. 그러니까 저뿐만 아니라 저만 해도 반공 이데올로기 교육을 받고 자랐기 때문에 아무리 제가 살아오면서 많은 경험을 했고 혹은 다른 여러 가지 것들에 대해서 인식의 지평이 넓어졌다고 하더라도 제 무의식의 한 부분에는 여전히 북쪽에 대한 경계 내지는 그런 것들이 남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직접 대면해서 봤을 때 이런저런 멋진 수사를 다 빼고 한마디로 표현하면 아, 사람이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고 저는 많은 국민들이 도보다리회담을 비롯한 세 번에 걸친 정상회담에서 그런 걸 느꼈지 않았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현송월 단장은 좋은 친구입니다. 친구가 됐고요. 저한테 개인적인 충고도 많이 해 줬고 저 역시도 현 단장에게 여러 가지 이야기를 많이 했었고 일로 처음 만나기는 했지만 한 5번 정도 보게 됐더라고요, 계산해 보니까, 세어 보니까. 그 과정에서 같은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또 우리가 역사적인 어떤 순간에 같은 고민을 했다는 지점에서 좋은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저한테는 제가 이제 자꾸 나간다고 하는 보도들이.

▷ 주영진/앵커: 청와대에서 나간다.

▶ 탁현민/전 청와대 행정관: 나오니까 언젠가 마지막 만났을 때인가요? 저한테 왜 자꾸 나가시려 그럽니까? 통일이 그렇게 쉬울 줄 알았습니까? 뭐 이런 얘기를 해 줘서 그게 기억에 남네요.

▷ 주영진/앵커: 뭐라고 그러셨습니까?

▶ 탁현민/전 청와대 행정관: 그냥 웃었습니다. 별걸 다 알고 있다고.

▷ 주영진/앵커: 그 이야기하시니까 말이죠. 저하고 오래전에 통화했던 기억나죠. 현 정부 들어선 지 얼마 안 됐을 때이고.

▶ 탁현민/전 청와대 행정관: 네, 맞습니다.

▷ 주영진/앵커: 사실은, 사실 오늘도 그 질문드리려고 했는데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요. 이전에 썼던 책의 내용 때문에 야당으로부터 상당히 많은 비판도 받았고 사퇴해야 한다는 얘기도 받았는데 제가 조만간에 청와대 생활 정리할 겁니다, 정리할 겁니다라고 얘기를 했는데 제가 가만히 생각해 봤더니 그 일이 있고 나서도 그 얘기를 저한테 한 뒤로도 한 1년 넘게 더 근무를 하셨어요.

▶ 탁현민/전 청와대 행정관: 그렇죠. 한 20개월 했더라고요.

▷ 주영진/앵커: 본인의 의지하고는 조금 달랐던 어떤 상황이 만들어졌던 겁니까?

▶ 탁현민/전 청와대 행정관: 제 의지에 절대적으로 반했던 상황이 만들어졌다면 그것도 핑계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도 일을 하면서 아무리 제가 거기서 그만하고 싶다고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도 얘기하고 내부의 절차와 규정을 통해서도 말했기는 했지만 사람은 어쨌든 말로 드러나는 게 아니라 행동으로 드러난다고 하잖아요. 어쨌든 저는 20개월 동안 있었고 제 의지가 20개월 동안 있을 만했기 때문에 그렇게 설명 드리는 것이 가장 비겁하지 않은 설명인 것 같습니다.

▷ 주영진/앵커: 그러면 이제 정리를 해야 할 때가 온 것 같은데 말이죠. 오늘 주영진의 뉴스 브리핑 찾아주셨고 예전에 어쨌든 많은 분들은 그 책의 논란으로 기억하시는 분들도 있을 거예요. 또 문재인 정부에 들어서 청와대의 어떤 행사 기획자로 기억하시는 분도 있고 여러 모가 있는데 다음에 민주당의 홍보 책임자로 간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이런저런 것들을 한번 종합해서 우리 시청자분들께 간략하게 인사 한번 해 주시죠.

▶ 탁현민/전 청와대 행정관: 글쎄요. 책과 관련한 얘기는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은 이게 전부인 것 같아요. 한 사람에 대한 평가가, 평가는 그 사람 전체로 해야 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제가 그 책을 썼던 것도 제 한 부분이고 그 책에서 제가 하려고, 하고 싶은 변명도 있고 뭐 여러 가지가 있기는 하지만 그걸 다 말씀드리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그 사람에 대한 평가는 그 사람 삶 전체로 하는 것이 맞고 그 삶의 한 부분에서 제가 그러한 글들을 썼던 건 사실이니까 그건 제가 거부한다 그러고 또 혹은 그것을 숨긴다고 해서 숨겨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아마 이후에도 오랫동안 어떤 일이 있을 때마다 혹은 어떤 상황이 벌어질 때마다 언급이 되겠죠. 그건 제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민주당과 관련한 제 거취의 문제는 저는 제안을 받은 바가 없어요. 몇 차례.

▷ 주영진/앵커: 그런데 왜 그런 기사가 나왔죠?

▶ 탁현민/전 청와대 행정관: 그래서 저는 알 수가 없죠, 왜 그런 기사가 나왔는지. 그래서 분명히 드릴 수 있는 말씀은 제안이 온다면 그다음에 생각해 보겠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현재는 제가 그 제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든지 혹은 그런 제안이 온다면 어떻게 생각하겠다든지 하는 질문은 저한테는 별로 머릿속에 있지 않은 질문들인 것 같습니다.

▷ 주영진/앵커: 탁현민이라는 이름이 정치권에서 계속 오르내릴까요? 앞으로도 우리 시청자분들은 그런 정치권에 있는 탁현민의 모습을 보게 될까요?

▶ 탁현민/전 청와대 행정관: 그러니까 제 개인에 대한 궁금증이나 이런 것이라기보다는 아마도 진행자께서 처음에 말씀하셨지만 대통령의 행사 내지는 국가 행사의 변화 때문에 아마 기억하시겠죠. 그런데 저는 그 변화는 저 하나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 계속해서 바뀌어야 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과정에 저도 한 순간, 한 시절 나름 최선을 다해서 일했다 정도로 끝났으면 좋겠고요. 이후에 제가 삶을 살든지 무엇을 하든지 지금 현재는 제가 사적 존재이고 사적 개인이니까 그건 제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주영진/앵커: 오늘 탁현민 전 행정관과 이야기 나누다 보니까 다음 일자리 잡을 때까지 주영진의 뉴스 브리핑 패널로 한번 나오시면 어떨까 싶을 정도로 말씀을 아주 잘하신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오늘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 탁현민/전 청와대 행정관: 감사합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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