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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역에 모인 '다시는'…'김 군'들이 죽음으로 던진 과제

<앵커>

3년 전, 열아홉이라는 나이에 구의역 스크린도어 정비 일을 하다 사고로 숨진 김 군을 기리는 추모제가 오늘(25일)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는 조금 특별한 사람들도 함께했는데요. 열여덟 나이에 현장 실습 나갔다가 숨진 제주 특성화고 고 이민호 군의 부모와 이 군과 같은 나이, 같은 이유로 숨진 김동준 군의 어머니, 구의역 김 군처럼 특성화고를 졸업한 뒤 공사장에서 일하다 추락해 사망한 김태규 군의 누나가 그들입니다. 꽃다운 나이에 일을 하다가 목숨을 잃은 청년들의 유가족들이 최근 '다시는'이라는 이름으로 모인 겁니다.

원종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너의 잘못이 아니야. 나는 너다.'

구의역 김 군의 3주기를 앞두고 모인 시민들 사이, 김 군과 같은 청년 노동자를 잃은 가족들이 앉아 있습니다.

또 다른 김 군을 가슴에 묻고 사는 부모와 형제들입니다.

[강석경/故 김동준 군 어머니 : 김 군. 우리 아이도 김 군이에요. '정말 아이들이 더 이상 죽지 않도록 조금씩이라도 바뀌어야 되지 않겠느냐'. 그래서 움직이다 보니까.]

모임 '다시는'은 이민호 군 아버지의 제안으로 지난해 시작됐습니다.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숨진 고 김용균 씨 어머니와 특성화고 출신으로 일하다 목숨 잃은 청년들의 가족이 하나둘 모였습니다.

[김도현/故 김태규 군 누나 : 김용균님 어머니가 먼저 연락 주셨어요. 용균이 어머니에게 굉장히 크게 위로받고 있는 상태예요.]

모임은 이들에게 하나의 치유 과정이면서도,

[박정숙/故 이민호 군 어머니 : 그 많은 약을 먹어도 밤에 잠이 안 와서 앉아 있었어요. 석경이 (김동준 군 어머니)도 '정신 차리라' 그러고. 나이가 똑같아요 김용균 엄마하고 (셋이).]

[강석경/故 김동준 어머니 : 내 원래 가족하고도 그 얘기가 편하지 않거든요? 근데 여기 '다시는' 가족들하고는 그런 얘기를 할 수 있어요. 보고 싶다는 얘기를 할 수 있고.]

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내는 창이기도 합니다.

[이상영/故 이민호 부 : 다시는 우리 아들 같은 사고는 없어야 된다, 다시는 우리, 저 같은 부모가 나와선 안 됩니다.]

다시는 꽃다운 청년 노동자가 스러지면 안 된다.

수많은 김 군들이 죽음으로 던진 과제를 이제는 사회가 풀어달라는 게 김 군 가족들의 한결같은 목소리입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황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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