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의 '산업별 챔피언 때리기' 속도 낸다

류희준 기자 yoohj@sbs.co.kr

작성 2019.05.23 10:1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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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자랑하는 산업별 간판들에 대한 미국의 견제가 노골화하고 있습니다.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결렬돼 교착상태에 빠진 이후 제재가 과감해지면서 미중 기술 패권 다툼이 더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 행정부나 의회의 제재를 받거나 제재가 예고된 중국 기업들은 하나같이 급성장한 산업별 챔피언들입니다.

이들 기업은 중국 정부가 전략적 목적을 이루는 데 힘을 보태는 대가로 자금 조달, 정부 사업 참여, 독과점 위상 유지 등 특혜를 누리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 상무부로부터 제재를 받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대표적입니다.

화웨이는 미래 산업의 핵심인 차세대 이동통신기술인 5G에서 글로벌 선두주자라는 평가를 받으며 세계로 사업을 확장해왔습니다.

상무부는 미국 기업들의 핵심부품, 기술 지원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화웨이를 제재했습니다.

중국 반도체 거물인 푸젠진화는 화웨이보다 더 빠른 작년에 제재대상이 됐습니다.

푸젠진화는 중국이 기술 굴기의 아킬레스건으로 지목되는 반도체를 자립 수준으로 강화할 핵심수단으로 지정하고 지원하던 업체였습니다.

일부 전문가는 인공지능과 고속통신, 사물인터넷 등 미래 첨단산업에서 반도체가 필수적으로 차지하는 역할을 들어 미중 무역전쟁이 결국 반도체 전쟁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푸젠진화는 미국 상무부가 미국 기업들의 부품·기술 공급을 차단함에 따라 생산과 연구개발에 심각한 차질을 겪고 있습니다.

앞서 통신업계의 다른 거물인 ZTE(중싱통신)도 화웨이, 푸젠진화처럼 상무부의 수출제한 블랙리스트에 올라 제재를 받았습니다.

ZTE는 지난해 미중 정상회담 후 미국에 10억 달러 벌금을 내고 10년간 미국의 감시를 받는다는 조건으로 폐업을 모면했습니다.

미국 상무부는 중국이 야심을 품고 있는 감시 장비 산업에 대한 견제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이크비전과 다화, 메그비 등 CCTV를 비롯한 중국 감시장비 업계의 간판업체들에 대한 수출제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특히 하이크비전은 감시업계 챔피언으로서 안면인식과 같은 첨단기술을 도입해 자국민을 감시하는 데 앞장서왔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 같은 일련의 조치 때문에 중국 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궁극적 목적이 중국 억제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의회도 여야를 가리지 않고 중국에 대한 기술견제를 강화하라고 행정부에 촉구하고 있습니다.

중국 반도체와 5G에 대한 제재에는 야당 반발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감시 장비 제재는 의회가 초당적으로 요구한 사안이었습니다.

접점이 없는 전장인 만큼 미국의 중국 기업 견제와 그에 따른 미중 갈등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