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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화웨이' 2라운드, 삼성 웃고 LG 울고?

[SBS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4:20 ~ 16: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9년 5월 22일 (수)
■ 대담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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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中 화웨이 통신장비 사용금지 행정명령 내려…IT기업들 옥죄겠다는 시그널
- 단기적으론 삼성전자 반사이익…중장기적으론 내상 입을 것
- 中, 지난 3월 美 국채 24조 원 시장에 내놔
- 정부, 외환 시장서 외국인 움직임에 대한 모니터링 필요
- 장기적으로 우리 경제 구조의 틀 바꿔야


▷ 김성준/진행자:

꼭 알아야 할 경제 이야기 쉽게 풀어드리는 <참좋은경제> 시간입니다.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예.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우리가 그렇게 피부로 느끼지 못할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지금 한국은 세계전쟁 한 가운데에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 전쟁을 벌이면서 더군다나 이게 2차 대전으로까지 넘어갔는데요. 구글 같은 곳은 그냥 사기업이고, 미국 기업이라기보다는 글로벌 기업이고. 그래서 그러지 않을 줄 알았거든요. 구글 같은 곳도 트럼프가 한 마디 하니까 완벽하게 총대 매고 중국을 향한 전선 앞에 나가네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왜냐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화웨이 통신장비 사용을 금지하라는 행정명령이에요. 행정명령은 위반하면 일단 구두적인, 처벌은 없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위반하면 찍히는 거죠. 눈 밖에 나는 거죠. 이것 때문에 구글, 인텔과 같은 칩 업체들, IT 기업들이 중국과의 거래 차단하자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러니까요. 신자유주의가 어떻고 비즈니스에는 국경이 없고 인터넷이 세계를 하나로 묶을 것이다. 이런 얘기 하면서 장사해서 돈 벌어오는 회사들이. 결국은 아직도 21세기가 됐지만 국경, 국가의 한계라는 것은 분명히 있어요. 넘어설 수 없는 한계예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트럼프 대통령의 공적이 미국 경제를 되살렸다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지난 3월에 처음으로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 관세 폭탄을 시작으로 해서 1년이 넘었죠. 그런데 지금 결과적으로 보면 중국은 대미 수출이 더 늘었어요. 1년 동안. 5,400억 달러 가까이 되고요.

그리고 미국은 중국 수출이 오히려 줄었어요. 1,200억 달러예요. 그러니까 지금도 4배 가까이 차이가 나니까. 트럼프 대통령은 "보복관세 정도로는 안 되겠네?"하면서 정말로 4차 산업혁명의 큰 꽃이라고 하는 IT 기업들을 옥죄어야 되겠다는 확실한 시그널이 있는 것이고요. 그러다 보니까 화웨이는 지금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위예요. 삼성이 1위고 그에 이어서 2위인데. 만에 하나 인텔과 퀄컴이 구동 칩을 제공하지 않거나, 구글이 정말로 OS를 탑재하지 못하도록 한다면. 화웨이는 정말 종이 호랑이예요. 중국 시장밖에는 기댈 언덕이 없다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까 지금 전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가 지난 1분기에 21%까지, 그리고 화웨이 17.9%, 애플이 13% 수준인데. 이게 지금 2위 업체, 3위 업체가 서로 타겟이 되고 있는 겁니다. 중국은 당연히 그렇게 되면 보복 차원에서 미국산 제품 사지 말라고 부추길 것이고요. 우리가 사드 보복 때 경험했던 것처럼요.

그렇게 되면 당연히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단기적으로 좋은 것 아니야? 그래서 어제도 주가 올랐고 오늘도 아마 주가 조금 오르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어쨌든 이것은 단기적인 현상이고. 중장기적으로 보면 다 내상을 입어요. 다 내상을 입을 뿐이고. 특히나 중국의 경우에는 그러면 보복할 수 있는 카드가 무엇이냐. 일단은 희토류라고 하는 굉장히, 4차 산업혁명의 쌀이라고 하는. 이 자원의 생산량 90%가 지금 중국산이에요.

▷ 김성준/진행자:

반도체 생산하는데 핵심적인 원료라는 거죠?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희토류라는 것은 반도체도 물론 있고요. 그리고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적이고 열 전달력이 좋기 때문에. 반도체 이외에도 스마트폰, 전기차, 방산 쪽 첨단제품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원자재예요.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미국 기업이 필요로 하는 희토류의 80%를 중국에서 수입한다. 이런 얘기가 있던데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렇습니다. 이 얘기가 언론에서 스멀스멀 나오니까 트럼프 대통령, 미국은 바로. 그러면 중국을 제외하고 최대 생산국이 어디냐. 호주였던 거예요. 호주 기업과 자체적으로 칩 만들어내겠다, 희토류 생산해내겠다. 이런 겁니다. 장기전에 대비하겠다는 거예요. 물론 가격은 올라갈 수 있고요. 가격은 올라갈 수 있다 하더라도 적어도 중국 때문에 미국의 IT 기술이 좌우되지는 않도록 보호를 하겠다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여기까지 보면 리카르도였나요. 옛날에 유명한 경제학자의 소위 비교우위에 의한 세계무역이론이 맞는다는 생각이 드는 게. 서로 중국은 희토류 수출하고 미국은 기술 수출하고. 이러면서 싼 값에 소비자들이 이득을 봐왔던 것 아니에요. 그런데 이렇게 되면 중국은 희토류 자기들만 쓰고, 미국은 호주와 하면서 원가 올라갈 것이고, 중국은 스마트폰 사려면 더 비싸질 것이고.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이렇게 1년 넘게 전쟁이 지속되면서도 중국이 그나마 견딜 수 있던 것은 수출보다 내수예요. 수출 비중은 18%예요. 우리는 절반 이상이 수출에 의존하다 보니까 두 개 국가가 서로 관세로 치고받으니까 그 사이에 껴서 미국에 수출하는 제품도,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것도 다 관세 영향을 받지만. 적어도 중국은 내상은 입고 있지만 겉으로는 표현하지 않고 절대 기죽지 않겠다는 겁니다. 적어도 2030년까지 4차 산업혁명에서 우리가 5세대 통신으로 알려진 화웨이만큼은 뒷받침하겠다는 게 분명한 시그널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중국이 지금 내놓을 수 있는 카드들이 이것 말고도. 미국의 아킬레스건이라고 하면 미국의 국채를 시장에 푸는 것.

▷ 김성준/진행자:

그게 최악의 경우 미국을 망하게 할 수 있다. 이런 얘기를 옛날부터 해왔던 것이잖아요. 그런데 설마 그렇게 될까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실제로 3월 들어서 최근 2년 동안 팔았던 물량 중 가장 많이. 한 24조 원을 시장에 내다 팔았어요. 그런데 문제는 미국 국채가 흔해졌으면 달러가 똥값이 되어야 하는데 달러는 금값입니다. 두 가지 이유가 있어요. 하나는 전 세계적으로 미국 경제가 제일 좋네. 미중 무역전쟁이 벌어지니까 안전자산을 사야 하는데 달러가 시장에 나왔으니까 빨리 사들여야 해. 이런 거예요.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미국 국채 중국이 다 갖고 있다는 게 결국은 종이호랑이였던 건가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러니까 두 가지가 있어요. 물론 아직은 1조 1,000억 달러 이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대 보유국인 것은 맞지만. 이것을 시장에 내다 파는 것은 두 가지의 장단점이 있어요. 하나는 미국의 신경을 건드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단점은 무엇이냐. 내 외환 보유액도 줄어드네. 중국이. 대부분의 외환 보유액을 달러로 갖고 있기 때문에. 그러다 보니까 이것을 마냥 내다팔 수도 없어요. 그리고 미국은 기축통화국가다 보니까 중앙은행이 달러를 발권해내면 시장에서 매입해버리면 돼요. 그러니까 중국도 고민이고 미국도 크게 너희가 그래 봐도 내 손바닥 안이라는 것이고요. 그런데 애플의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중국 시장에서 굉장히 큰 타격을 보고 있습니다. 워낙에 고가 정책으로 인한 피로감도 있기는 있지만. 기술의 혁신 없이 가격만 올린다는 것도 있지만. 최근 들어서 미국이 중국산 제품 전 수입품에 대해서 관세 움직임을 보이니까. 이제 중국 정부가 대놓고. 우리 사드 할 때는 중국 표정은, 관가에서는 절대 아니야. 걔네가 알아서 하는 것이지. 그렇게 했지만 지금은 아니에요. 지금 은연중에 미국산 제품에 대해서 애플뿐만 아니라 들어가 있는 맥도널드 이런 소비재, 유통업체들까지 손해를 보고 있어요.

▷ 김성준/진행자:

대단한 일이 벌어지고 있네요. 삼성전자는 일단은 단기적인 반사이익은 보고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그것도 사실은 기업마다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삼성전자는 일단 스마트폰 분야에 대해서는. 일단 2위와 3위가 싸우다 보니. 가격을 서로 높게 부르다 보면 당연히 1위 업체는 반사이득을 취할 수 있겠죠. 그런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되어 있는 것이고. 그런데 또 하나 문제는 무엇이냐. 화웨이의 스마트폰을 만드는데 삼성전자가 칩을 준다는 거예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칩.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화웨이 스마트폰이 많이 안 팔리면 칩을 많이 안 사가겠네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런 부분도 있고요. 또 하나는 화웨이와 거래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도 있다는 거죠. 패널도 있고요. 통신장비를 사들인 곳도 있어요. LG유플러스의 경우에는...

▷ 김성준/진행자:

그 때 화웨이 장비 사느냐 마느냐 이런 얘기 나왔던 게 LG유플러스죠?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네, 그러면서 통신장비 만들어 팔아야 되는데. 그런데 화웨이가 정말 통신장비의 기본 부품이 어디서 되느냐, 미국에서 수급해야 해요. 그러면 이 유지보수에 문제가 생길 수 있겠죠. 또 거기에다가 화웨이에 반도체 공급한 SK하이닉스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고요. 그리고 또 하나는 디스플레이, 전자부품 업체들. 또 마찬가지로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거나 하는 국내 업체들도 마찬가지 상황이라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이것을 중장기적으로 가면 이게 반사이익이다, 아니면 악재다 이게 아니라 다 손해라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세계가 정말 얽히고설켜 있어서. 너희들 싸워라, 우리는 모르겠다. 이게 안 되는 세상인 것 같아요. 어쨌든 전체적으로 볼 때 고래가 싸우니까 새우등은 터지기 일보직전에 와 있는 것인데. 전체적으로 정부가 뭘 해야 할 것 같아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일단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경기 인식은 확실히 한 것 같습니다. 미중무역갈등이 심화되면서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이전보다 심각해질 수 있다. 그래서 가장 급한 게 무엇이냐면 환율변동성이에요. 지금 달러당 1,200원 선 왔다 갔다 하고 있습니다. 이러면 과거의 키코(KIKO) 사태 기억하실 겁니다. 아마 굉장히 유망수출기업들이 환헤지(환율을 현재 수준으로 미리 고정하는 것)를 못해서 망했던 기업들이 있어요. 도산했던.

당장 이런 환율변동성에 우리 중소기업들 수출금융을 지원하는 게 가장 급선무고요. 단기적으로. 그 다음에 중장기적으로 아직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외환 시장에서 자꾸 외국인들이 움직임이 보여요. 계속 돈을 빼가고 있습니다. 6, 7주 만에 2조 원 가까이 빼가고 있거든요. 이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고요. 또 하나 장기적으로 보면 경제 구조의 틀을 빨리 바꿔야 해요. 중국이 아까 수출시장 비율이 18%여서 견디고 있는 것이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우리 경제 구조를 수출 주도에서 내수 위주로 바꾼다는 게 참 쉽지 않을텐데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해보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죠. <참좋은경제>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이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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