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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노무현의 입' 윤태영이 전한 "새로운 노무현"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SBS에 있습니다.

■ 방송 :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월~금 (14:00~16:00)
■ 진행 : 주영진 앵커
■ 대담 :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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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서거 10주기' 맞아
"서거일 다가오면 아직 눈물 나"
"서거 직전 집필팀 해산…후회되는 부분"
"노 前 대통령, 시간 지날수록 진면목 드러나"

● '노무현의 입'
"노무현 정부, 언론 중요하게 생각"
"업무수첩 다시 보면 盧 '통합·공존·상생' 강조 드러나"
"盧 만나고 화려한 글보다 간결한 글 추구"

● '새로운 노무현'…의미는?
"서거 10주기…'슬픔·그리움' 극복할 시점"
"새롭게 사람 사는 세상 만들자는 의미"
"정쟁 소재로 보지 말고 객관적으로 공과 봐줬으면"

● 향후 행보는?
"지금은 노무현 평전 집필에 집중"
"향후 정치 활동 가능성 열어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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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영진/앵커: 시청자 여러분, 이제 모레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가 됩니다. 조금 전 영상에서 보셨습니다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곁에는 늘 이분이 계셨죠.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 이 자리에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윤태영/전 청와대 대변인: 안녕하세요?

▷ 주영진/앵커: 영상 다시 보시니까 어떠세요?

▶ 윤태영/전 청와대 대변인: 뭐 10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습니다.

▷ 주영진/앵커: 10년 전.

▶ 윤태영/전 청와대 대변인: 네, 지금이 바로 10년 전 그때 같습니다.

▷ 주영진/앵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하신 그때가 되면 마음이 좀 매해, 지금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다를 것 같은데 어떤 마음이세요?

▶ 윤태영/전 청와대 대변인: 이게 이때가 되면 이게 날씨도 그때와 같이 비슷하고 그때의 느낌이 들면서 어느 날 이렇게 문득 아침에 일어나서 눈물이 뚝 떨어지는 날도 있어요. 이때가 항상 좀 그런 우울함이 찾아온다 그럴까요? 그런 기분이 들 때가 있어요.

▷ 주영진/앵커: 시곗바늘을 돌려서 2009년 5월 23일 새벽이나 22일 전날 밤으로 돌아간다면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 그런 생각 아마 많이 해 보셨을 것 같은데 내가 대통령에게 어떤 이야기를 했을까.

▶ 윤태영/전 청와대 대변인: 어떤 이야기를 했을까라기보다는 제가 그때 계속 같이 하고 있던 집필팀은 해체하고 서울로 올라왔었는데 대통령님 저희가 힘들더라도 제가 옆에서 같이 집필을 하시는 거 계속 보좌해 드리겠습니다. 저희 믿고 의지하시고 이 팀 같이 하시죠라고 했으면 됐었을 것 같아요. 그게 지금 아직 계속 한으로 남아 있습니다.

▷ 주영진/앵커: 그 당시 상황에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퇴임하시고 의욕적으로 추진하셨던 일이 있지 않습니까?

▶ 윤태영/전 청와대 대변인: 처음에는 민주주의2.0를 하다가 그게 좀 잘 안 됐고요. 그러고 나서 뭐 농사도 짓고 하시다가 겨울에는 집필. 진보주의라는 국가의 역할이 뭔가, 진보주의의 담론에 대해서 글을 쓰려고 하셨었는데 그게 11월, 12월부터 시작해서 거기에 집중하셨었죠. 그 집필팀을 돌아가시기 직전에 해체했었습니다.

▷ 주영진/앵커: 그게 바로 이른바 뇌물 혐의에 대한 수사, 검찰 수사와 맞물려서 결과적으로 집필팀 해체라고 하는 결정을 내리시게 되고 그런데.

▶ 윤태영/전 청와대 대변인: 그렇죠. 저희가 제안을 했었는데 의외로 다른 때는 그런 걸 잘 안 받아들이시더니 그날은 흔쾌하게 자네들 먹고살 것은 있나 이런 말씀을 남기시면서 흔쾌히 동의를 하시더라고요. 그때 저희가 느끼지 못했습니다. 아, 그냥 우리 걱정해주시나 보다. 이렇게만 생각했었는데 그게 나중에 알고 보니까 그런 뜻이 또 담겨 있었던 것 같습니다.

▷ 주영진/앵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때가 되면 많은 분들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고 그분을 그리워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셨던 입장에서, 옆에서 보좌했던 입장에서 왜 많은 분들이 이럴까라는 생각해보셨을 거예요.

▶ 윤태영/전 청와대 대변인: 어쨌든 굉장히 풍운아셨어요. 이렇게 돌아가시는 과정까지도 어찌 보면 굉장히 좀 극적이시고 이러다 보니까 또 당시에는 또 많은 오해와 편견을 받으셨고.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또 많은 것들이 하나하나씩 또 아, 이런 진심이 있었구나 이런 것들이 또 드러나면서 그때는 미처 몰랐던 노무현의 진면목이 또 드러나면서 그럴수록 사람들이 더 또 노 대통령을 찾고 그리워하고 그러는 것 같습니다.

▷ 주영진/앵커: 저때가 대략 언제쯤으로 생각되십니까?

▶ 윤태영/전 청와대 대변인: 저거는 대변인 됐을 때인데 2003년에 자료 화면이 조금 부족하다고 방송사 쪽에서 요청을 해서 대변인이 그래도 텔레비전에 제일 많이 나오는 사람이니까 대통령님하고 둘이 좀, 두 사람이 청와대 경내를 다니면서 연출 좀 해라. 그래서 우리 비서실장님도 계시네요.그렇게 다니면서 연출 동영상들을 많이 찍었던 장면입니다.

▷ 주영진/앵커: 그때는 어쨌든 방송사의 카메라기자단과는 저렇게 적극적으로 협력을 하신 거네요?

▶ 윤태영/전 청와대 대변인: 그럼요.

▷ 주영진/앵커: 기본적으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언론, 특히 보수 성향 언론과는 늘 대척점에 긴장 관계에 있는 것이 맞다, 마땅하다 이런 이야기가 지금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데 말이죠.

▶ 윤태영/전 청와대 대변인: 언론 뭐 꼭 보수 언론이 아니더라도 언론은 기본적으로 좀 강한 기관이다. 그리고 또 대통령도 역시 권력이 굉장히 강한 사람이니까 권력이 강한 사람들끼리 서로 결탁해서 좋은 게 좋다고 이렇게 하기 시작하면 그 결탁을, 권력을 가진 사람끼리 결탁하다 보면 결국 피해를 보고 힘들어 지는 거는 국민들이다 이런 생각을 많이 가지셨죠. 그러니까 권력이 있는 사람들끼리는 서로 견제하고 긴장 관계에 있는 것이 그러면서 그래야 우리도 몸가짐을 좀 바르게 하고 책잡히지 않기 위해서 좀 하나라도 더 살펴보고 조심하게 되고 이러지 않겠느냐. 이게 아마 노 대통령님의 입장이셨던 것 같아요.

▷ 주영진/앵커: 그러면 윤태영 전 대변인께서는 대통령과 언론, 청와대 출입기자들의 중간에 있지 않았습니까?

▶ 윤태영/전 청와대 대변인: 경계인으로.

▷ 주영진/앵커: 경계인으로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그런 인식이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만났을 때 그런 걸 느끼셨어요? 아, 이 사람들이 물론 한 개개인은 또 한 사람의 인간이기도 하지만 기자지만 동시에 어떤 언론사의 소속 기자이고 이 사람들이 쓰는 기사가 힘이 있구나 이런 걸 많이 느끼셨습니까?

▶ 윤태영/전 청와대 대변인: 아, 그럼요. 대통령께서 언론과 긴장 관계를 가지셨던 것도 언론이 굉장히 그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하셨기 때문에 그랬던 거라고 생각하고요. 저는 그래서 대변인은 또 뭐 위에 홍보정책, 언론정책을 하는 사람이 따로 있겠지만 대변인은 최소한 서비스맨이다. 어쨌든 기자들한테 공정하게 기사를 분배하고 나눠주는 이 역할에 충실하면 된다. 그래서 가끔 대통령께서 언론에 적대적인 발언을 하실 때 나와 같은 이렇게 좀 유한 대변인은 어울리지 않는 거 아닐까 해서 사표를 내기도 한 적이 있었는데 대통령께서 오히려 너 잘하고 있어, 자네 잘하고 있으니까 지금 그대로만 하라고 이렇게 격려를 해 주신 적도 있어요.

▷ 주영진/앵커: 기자들과 만나서 주고받은 이야기 가운데 또 대통령에게 기자들과 이야기를 해 봤더니 이런 생각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라고 또 이렇게 전달하신 적도 있을 것 같은데요.

▶ 윤태영/전 청와대 대변인: 그게 엄청나게 많죠. 그래서 제가 거꾸로 대변인 하면 보통 얼굴도 팔리고 이름도 팔리니까 정치 밖으로 밖으로 나가서 정치를 하거나 이렇게 될 텐데 저는 거꾸로 1부석실장이 됐었죠. 대부분 이게 대변인을 하다가 거꾸로 그러니까 우리 대통령 표현대로라면 수족인데 수족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거든요. 그러니까 대변인 하다가 바로 지근 거리에 가서 언론의 동향은 이렇고 최근 기자들 생각은 이렇습니다. 이거를 거의 매일 보고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죠. 그러니까 대통령님도 그 점을 감안하셔서 저를 옆에 부속실장으로 두셨던 게 아닌가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 주영진/앵커: 그러면 지금 수첩을 갖고 나오셨는데 이 수첩에 지난 일요일에 방송됐던 SBS 스페셜에서 우리 윤태영 전 대변인이 한 수백 권의 수첩을 갖고 나오시는 영상을 저도 봤는데 부속실장 당시에 주로 이 메모를 많이 하셨습니까?

▶ 윤태영/전 청와대 대변인: 부속실장하고 연설기획비서관 때가 주로 이거였고요.대변인 시절에 처음에는 업무 수첩, 공식적인 기록은 아니고 업무 수첩을 했었고요. 부속실장 하던 1년 사이에 적었던 게 주로 수첩이고요. 그다음에는 너무 손으로 적는 게 너무 힘들어서 .

▷ 주영진/앵커: 그렇죠.

▶ 윤태영/전 청와대 대변인: 노트북을 좀 대통령 앞에서 좀 불경스럽기는 하지만 노트북으로 타닥타닥 치면서 좀 더 많은 정보를 적어놓기 위해서 노트북을 갖고 들어갔습니다. 그러니까 이것은 한 1년 정도의 분량이라고 보시면 될 겁니다.

▷ 주영진/앵커: 한번 줘보시겠습니까? 일부만 갖고 나오신 것 같은데.

▶ 윤태영/전 청와대 대변인: 네. 하나는 가로로 쓴 것도 한번 드리고 때로는 세로로 쓰기도 하고.

▷ 주영진/앵커: 2005년 5월 8일이라고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2005년 5월 8일 시작했다는 의미인가요?

▶ 윤태영/전 청와대 대변인: 5월 8일 그렇죠.5월 8일에 시작하는데 이게 며칠날 끝날지는 모르죠. 그날로 끝날 수도 있고 하루에 한 권 없어질 수도 있고.

▷ 주영진/앵커: 저도 기자하면서 취재수첩을 많이 썼는데 한 1년, 2년 지나서 다시 이렇게 보다 보면 제가 썼는데도 모르는 내용들이 많더라고요.

▶ 윤태영/전 청와대 대변인: 그렇습니다. 맞습니다. 제가 이거를 디지털 파일로 옮기는 작업을 몇 년 동안 했는데 제가 쓴 글씨인데도 한 20%는 해독이 안 됩니다. 이게 무슨 글자인지 모릅니다.

▷ 주영진/앵커: 이 수첩을 디지털화하면서 거의 다시 한 번 통독을 하셨을 것 같은데.

▶ 윤태영/전 청와대 대변인: 그렇습니다.

▷ 주영진/앵커: 읽으시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가장 나를 통해 국민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 가슴에 어떤 쌓아두었던 이야기가 뭐였다 이런 생각하셨을 것 같은데.

▶ 윤태영/전 청와대 대변인: 기록을 하면서 가장 많이 느꼈던 거는 아, 이분이 참 밖에서 생각하기에는 굉장히 이렇게 뭐 싸움 잘하시고 이런 분으로, 투쟁적이고 이런 분으로 생각하시는데 저한테 남겨진 메모들을 보면 굉장히 하여튼 통합지향적이고 공존, 상생 이런 쪽으로 어쨌든 이렇게 정치를 바꿔가려는 모습. 그래서 대화와 타협하면서 본인이 먼저 하나를 또 내놔야 상대도 하나를 내놓고 그런 모습이 오히려 많이 기록에 남아 있는 것 같아요, 이 기록 속에는.

▷ 주영진/앵커: 그런 면에서 보면 어떤 면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그런 진심이 본 모습이 제대로 정치권, 당시의 야당이나 국민들에게 전달되지 못했던 건 아닌지.

▶ 윤태영/전 청와대 대변인: 전달되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게 이제 또 제가 홍보수석실에도 여러 관여를 하고 그랬기 때문에 대변인 시절도 했었고 그랬기 때문에 홍보 쪽의 문제였는지 그거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그때의 진정성이라 할까요. 이런 진심이 제대로 전달되기는 굉장히 어려운 환경이었다 이런 생각을 합니다, 그것이 뭐 누구의 잘못이었든 간에.

▷ 주영진/앵커: 그러면 대연정이나 개헌.이건 마찬가지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진심이 담긴 제안이다라고 말씀 중에서 그런 생각이 드는데 그 진심이 다 거절당했던 것 아닙니까?

▶ 윤태영/전 청와대 대변인: 그렇습니다.

▷ 주영진/앵커: 그때 그럼 많이 좌절하셨겠네요?

▶ 윤태영/전 청와대 대변인: 많이 좌절하셨죠. 개헌 같은 경우는 특히 대연정은 또 따로 치더라도 개헌 같은 건 왜냐하면 여야 지도부가 그전에 여러 장소에서 원포인트 개헌은 필요하다는 워딩은 많이 했었기 때문에 대통령께서 이거는 당시 제기하시면 다 쌍수를 들고 환영할 걸로 생각했던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무슨 노림수가 있는 것 아니냐 또 임기 말에 무슨 개헌이냐 이런 반응들이 나오니까 굉장히 좌절하셨죠, 그때.

▷ 주영진/앵커: 이번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기념식에 매 기념식마다 일정 정도 주제를 정하는 것 같은데 이번에 캐치프레이즈가.

▶ 윤태영/전 청와대 대변인: 새로운 노무현이요.

▷ 주영진/앵커: 새로운 노무현.새로운 노무현이라고 하는 캐치프레이즈 아이디어도 윤태영 대변인께서 하신 겁니까?

▶ 윤태영/전 청와대 대변인: 네.어떻게 하다 보니까.작년에 제가 이사가 된 다음에 작년에 재단이사가 됐는데 작년 9주기 때 캐치프레이즈를 정해달라고 해서 그 회의하던 중에 제가 평화가 온다로 하자.

▷ 주영진/앵커: 평화가 온다.

▶ 윤태영/전 청와대 대변인: 남북 그때 대화 분위기도 있고 그래서.

▷ 주영진/앵커: 판문점 정상회담 직후였으니까.

▶ 윤태영/전 청와대 대변인: 네.그래서 그게 좋았어요. 반응이 좋았는지 재단에서 또 올해도 한번 해달라 그래서 올해는 새로운 노무현으로 하는 게 어떻겠느냐. 노무현이라는 단어가 고유명사이기는 한데 이 캐치프레이즈를 만들 때는 약간 이제 좀 보통명사화된 노무현을 생각을 했어요. 조금 노무현이라는 이름이 갖는 그 고유명사가 갖는 어떠한 상징성. 시민 노무현 또는 깨어 있는 시민 이런 사람들이 계속 이제 오해와 편견 없이 노무현을 바라볼 수 있는 사람도 많이 생기고 새로운 세대들도 많이 생기고 이제 그러니까 10년이 됐고 하니 이제까지는 슬픔, 안타까움, 미안함 이런 추모 이런 것을 이제는 한 차원 극복. 그것도 좋지만 이제 한 차원 높게 극복해서 이제는 새로운 노무현, 너나 할 것 없이 새로운 노무현이 돼서 새롭게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자 이런 좀 긍정적인 그런 느낌을 담아내려고 좀 만들어봤습니다.

▷ 주영진/앵커: 깨어 있는 시민, 사람 사는 세상이라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에 동의하는 사람이라고 한다면 이제 그리움, 추모 이런 차원을 뛰어넘어서 우리가 각자가 그런 정신을 담고 있는 노무현이 되자.

▶ 윤태영/전 청와대 대변인: 네, 맞습니다.

▷ 주영진/앵커: 그래서 세상을 바꿔나가자. 그런 뜻의 새로운 노무현. 윤태영 전 대변인은 어쨌든 간에 글을 쓰시는 분이에요.본인의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대통령의 이야기를 대통령의 생각을 담은 연설문을 쓰시고 대통령의 생각을 언론에 브리핑하고 글을 쓰는 게 중요한 줄 알았는데 알고 봤더니 고치는 게 중요하다 이 이야기를 최근에 책을 내시면서 했다는 기사를 제가 봤어요.

▶ 윤태영/전 청와대 대변인: 저는 보통 한 시간 글을 쓰면 고치는 데 한 2~3배의 시간을 들여서 우리 주 앵커님처럼 이렇게 기자 훈련을 받으신 분들은 한 번에 일필휘지로 처음부터 끝까지 잘 쓰시잖아요. 그런데 그런 훈련을 받지 않은 사람들은 대부분 초고를 쓰는 데 굉장히 애를 먹거든요. 그런데 초고를 너무 잘 쓰려고 하지 말고 초고는 얼추 써놓고 나서 그거를 정말로 반복해서 고치다 고치다 보면 고치고 또 고치다 보면 남들처럼 좋은 문장이 만들어지더라. 그러니까 너무 초고부터 잘 쓰려고 하지 말고 초고 일단 써놓고 그것을 잘 고쳐나가는 습관을 들이자. 그러니까 글쓰기 강연 같은 거 가면 첨삭 지도를 해야 제대로 좀 글쓰기 비법을 가르친 것은 느낌이 들어요. 그냥 뭐 좋은 이야기만 강연 한 1시간 강의를 하고 오면 그 사람들이 실제로 돌아와서 글쓰기 연습 안 해보면 끝이거든요. 그런데 하나의 첨삭 지도를 한다는 느낌으로 이번 책은 고치기 사례. 제가 옛날에 썼던 글도 지금 보니까 굉장히 안 좋더라고요. 그래서 그것을 고치는 사례들 다 해서 이렇게 글을 이렇게 고쳐보시라 하는 내용으로 책을 냈습니다.

▷ 주영진/앵커: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일하시면서 축적된 경험에서 나온 생각입니까? 대통령이 직접 또 가필하면서 많이 고쳤을 것 아닙니까?

▶ 윤태영/전 청와대 대변인: 대통령님 뵈면서 많이 제 문체가 달라질 수밖에 없었던 게 저는 학생운동권 출신이고 그러다 보니까 글에 예전만 해도 노 대통령님 만나기 전에 정말 휘황찬란한 수사도 많고 현란한 형용사 되게 많았어요. 저 높은 관악산에도 붉은 태양 떠오르고 뭐 그런 식으로. 그런데 대통령님은 아침이 밝았습니다, 이렇게 딱 간단하게. 우리 기자들 문체죠. 그러니까 핵심만 딱 하는 거예요. 그다음에 하나마나한 이야기 싫어하시고 한 이야기 또 하는 거 싫어하시고.

▷ 주영진/앵커: 하나마나한 이야기 싫어하시고 했던 얘기 또 하는 거 싫어하시고.

▶ 윤태영/전 청와대 대변인: 또 하는 거 싫어하시고. 문장으로 정리된 것. 그래서 그 지침을 따르다 보니까 글이 점점 담백해지고 핵심만 딱 남는.

▷ 주영진/앵커: 간결해지고.

▶ 윤태영/전 청와대 대변인: 그런 글이 되더라고요. 대통령님도 그런 글을 굉장히 쓰고 싶어 하셨어요.

▷ 주영진/앵커: 그런 글을 퇴임하시고 난 다음에. 처음에 영상을 보니까 말이죠.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에서 나왔던 제가 흔히 많은 분들에게 귀평, 과공, 결정이라고 줄여서 얘기를 하는데.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할 것이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다. 이 문장이 정말 윤태영 전 대변인 머릿속에서 나온 것 맞습니까?

▶ 윤태영/전 청와대 대변인: 제 머릿속에서 나왔다 그러면 약간 지나쳐요. 이게 콘셉트는 어쨌든 후보님 쪽에서 예를 들어서 제가 대통령이 되면 그러니까 2012년 대선 때 후보 수락 연설에 들어갔던 문장인데요. 제가 대통령이 되면 평등한 기회, 공정한 과정, 정의로운 결과를 만들겠다 이런 콘셉트를 보셨어요, 저 문장이. 그 문장을 이렇게 읽으면 밋밋하고 임팩트가 없겠다 싶어서 문장을 단문으로 바꾼 거죠. 그래서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이렇게 딱 잘라서 했더니 임팩트도 있고 현장 연설할 때도 임팩트도 있고 그래서 그게 아마 12대 대통령 선거 때 방송 광고용으로도 활용이 됐어요. 그래서 사람들 기억 속에 많이 있는데 이번 선거 때 2017년 선거 때 다시 한 번 활용을 했죠. 했더니 저기 뭐야 대통령 후보께서 가시는 데마다 또 그 연설대로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취임사에까지 들어가게 됩니다.

▷ 주영진/앵커: 많은 분들이 대통령 취임사 선거 과정에서 했던 이야기 가운데 사실은 그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고 아마도 문재인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의 그 약속 하나로 나중에 평가를 받지 않을까 싶은 생각까지도 들어요.

▶ 윤태영/전 청와대 대변인: 문 대통령님하고 제일 어울리는 카피라고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을 합니다.

▷ 주영진/앵커: 노무현 전 대통령을 함께 돕고 옆에서 대통령 임기 동안 지키셨고 문재인 대통령 임기가 시작이 됐는데 아직 문재인 대통령 곁에는 가시지 않고 있는데 윤태영 대변인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실 것인지 정치로부터 자유롭게 살아가실 것인지 아니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을 구현하기 위해서 앞으로 정치에 직접 뛰어드실 것인지.

▶ 윤태영/전 청와대 대변인: 지금은 평전을 집필하고 있는데요.

▷ 주영진/앵커: 노무현 평전.

▶ 윤태영/전 청와대 대변인: 네. 이게 좀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라서. 그런데 올해 말 정도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정도면 마무리가 되고. 원래는 이번 10주기에 내려고 준비를 해 오다가 여러 가지 사정 때문에 미뤄졌는데 이 평전을 다 쓰고 나면 그때는 노 대통령님을 중요하게 기록하고 대중서로 만드는 일련의 작업은 끝이 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저한테 남겨진, 남겨졌던 숙제는 큰 덩어리는 끝이 난다고 생각해서 그후의 길은 여러 가지가 열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작가의 길로 갈 수도 있고 또 뭐 여기저기서 필요로 하는 일을 할 수도 있고 그 여러 가지 선택지 중 하나로 정치의 길도 닫아두지는 않고 생각을 해 보자 이런 정도입니다, 지금은.

▷ 주영진/앵커: 오늘 나와 주셨는데 말이죠. 모레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고 이번 10주기 추도식의 캐치프레이즈는 새로운 노무현이다. 혹시 시청자 분들께 아직 공개하지 않았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억이나 일화 가슴에 와 닿았던 말인데 아직 내가 세상 분들에게는 알리지 않았던 이런 이야기가 있다거나 그런 이야기가 있으시면 한번 우리 시청자분들께 말씀하시면서 이번 10주기를 맞는 윤태영 전 대변인의 심경 이런 거 한번 말씀을 해 주시고 오늘 인터뷰를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 윤태영/전 청와대 대변인: 갑자기 물어보셔서 특별히 지금 당장 떠오르는 에피소드는 없고요. 어쨌든 노 대통령을 기록하고 펴내는 사람 입장에서는 대통령님의 글과 생각을 세상에 내놓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좀 정쟁의 소재로 보지 말고 객관적으로 냉정하게 보시면서 공과 과를 평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정쟁의 소재로써 노 대통령님의 생각과 철학과 글을 세상에 내놓고 싶은 생각은 없거든요. 빨리 그런 분위기가 올 줄 알았는데 자꾸 이제 현실 정치에 많이 소환이 되시고 때로는 정쟁의 소재가 되기도 하시는 게 굉장히 조금 가슴이 많이 아프고요. 그래서 평전을 내놓을 때까지 가급적 그때까지 그런 객관적인 분위기가 형성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가급적 이제는 돌아가신 지 10년이 되는 이 시점에서 노 대통령님을 객관적으로 보려는 이쪽은 이쪽대로 상대는 상대, 저쪽은 저쪽대로 그런 노력을 많이 기울여주셨으면 하는 그런 바람이 있습니다.

▷ 주영진/앵커: 지금 노무현 전 대통령이 윤태영 대변인을 보시면 뭐라고 말씀하실 것 같습니까?

▶ 윤태영/전 청와대 대변인: 좀 더 열심히 해라. 빨리 좀 하는 일 게을리 하지 말고 빨리빨리 열심히 해라 이렇게 말씀하실 것 같아요.

▷ 주영진/앵커: 사투리로, 사투리 억양으로 하셨겠죠?

▶ 윤태영/전 청와대 대변인: 네. 사투리 억양은 제가 좀 못해서.

▷ 주영진/앵커: 알겠습니다. 모레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맞아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오랜 기간 옆에서 도왔던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과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모레 10주기 추도식의 주제는 새로운 노무현이라고 합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윤태영/전 청와대 대변인: 고맙습니다.

※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으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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