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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새 집배원 3명 사망…"밥 시간 줄여가며 일했다"

<앵커>

올해 36살인 우체국 집배원이 집에서 잠을 자다 새벽에 갑자기 숨졌습니다. 그 전날에도 또 다른 집배원이 심장마비로 숨지면서 이틀 사이 3명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집배원들은 매일 생명을 위협받을 만큼 과로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는데, 우선 그들의 고된 노동환경부터 짚어보겠습니다.

엄민재 기자입니다.

<기자>

전날 밤 9시를 넘어 퇴근해 "피곤해서 자겠다"며 잠자리에 들었던 공주우체국 집배원 36살 이은장 씨, 결국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돌연사한 이 씨의 사인은 심장마비로 추정됩니다.

업무 복인 조끼 주머니에는 택배 거스름돈으로 쓸 동전들이 남아 있었고 정규직 집배원 채용 신청서에는 바로 오늘(14일) 날짜인 이 씨의 서명이 선명합니다.

[이재홍/숨진 집배원 형 : (동생이) 힘들다는 얘기는 많이 했었죠. 비정규직 자체가 다 힘들게 일하고 있잖아요. 점심시간도 없이. 오늘 다 배송을 하려면 할 수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쉴 새 없이 해야지…]

2016년 2월부터 무기 계약직으로 일했던 이 씨의 수입은 밥 먹을 시간도 줄이면서 일해도 180만 원 정도였습니다.

배달 업무가 끝나면 밤에도 우편물 분류작업을 했고 가뜩이나 적은 인원에 누군가 휴가를 내면 잔무를 떠안아야 했습니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됐다지만, 남의 일 같았습니다.

[동료 집배원 : 오전 9시 출근해서 저녁 6시 퇴근 못 하는 건 하지 말라고 하는데 솔직히 어떻게 안 합니까. 그 다음 날 물량이 더 많이 늘어나는데, 남일 같지 않죠. 제가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이고…]

이 씨가 숨지기 전날에도 의정부와 보령에서 일하던 우체국 집배원 2명이 심장 마비 등으로 숨을 거뒀습니다.

(영상편집 : 조무환, VJ : 정민구)   

▶ 집배원 1년 평균 2,745시간 근무…'증원 약속'은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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