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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산불 한 달…까맣게 탄 숲·인기척 없는 마을 '황량'

<앵커>

동해안 산불이 난 지 한 달이 지났는데요, 워낙 규모가 컸던 터라 아직도 제대로 된 복구는 시작조차 못 하고 있고 이재민들의 힘겨운 일상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화마가 할퀴고 지나간 뒤 한 달, 피해 지역은 어떻게 변했는지 김도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불길은 한 달 전, 4월 4일 오후 인제에서 시작해 고성, 속초, 강릉, 동해에서 잇따라 치솟았습니다.

시속 131㎞의 양간지풍을 타고 무섭게 옮겨붙었습니다.

손 써볼 틈도 없이 산을 집어삼키고 집을 태우고 도심까지 위협했습니다.

삽시간에 온 사방이 전쟁터로 변했습니다.

전국 소방력을 총동원해 불길을 잡았지만 4월 6일 자정까지 꼬박 사흘을 타고야 완전히 꺼졌습니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났어도 화마의 상처는 아직 선명합니다.

동해안 주민들의 자랑이었던 울창한 해송 숲은 온통 잿더미가 됐습니다.

붉게 그을린 나무들은 간신히 숨만 붙어있을 뿐 말라 죽어가고 있습니다.

산자락과 만나 옹기종기 모여있던 마을은 유적처럼 흔적만 남아 인기척도 없습니다.

어쩌다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가봐도 폐기물을 걷어내는 중장비 소리만 요란할 뿐, 마을의 생기는 온데간데없습니다.

동해시가 자랑하던 캠핑 성지 망상 오토캠핑리조트는 뼈대만 앙상합니다.

빼곡하던 솔숲은 사라지고 맨바닥만 남았습니다.

속초의 드라마 세트장 목조 건물은 그대로 주저앉아 황량합니다.

7번 국도를 따라 즐비했던 특색있는 카페며 음식점들도 까맣게 탄 채 한 달째 두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온통 잿더미지만 그래도 계절은 봄이라 숲에는 새순이 돋고 논밭에 뿌린 씨도 싹을 틔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까맣게 타들어 간 주민들의 마음은 언제 치유될지 기약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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